바티칸은 쿠리아(Curia) 또는 추기경단이라 불리는 관료조직이 이끌고 있다. 쿠리아는 총 226명의 추기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124명이 교황 선출권을 갖는다. 교황이 사망하면 교황 선출권을 가진 이들은 새로운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시스티나 성당 안에 갇힌 채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회의)’를 연다.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지 않은 날에는 투표용지를 불에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검은 연기를 피우고, 새로운 교황이 선출된 날에는 화학품을 첨가해 투표용지를 불에 태워 하얀 연기를 피운다. 새로 선출된 교황은 교황 제의를 입고 광장에 나타나 대중에게 모습을 처음 드러내고, 그다음 날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대관식을 갖는다.
---「01 영토와 국민」중에서
이탈리아에서는 사실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탈리아 사람들도 항상 사실을 고려한다. 다만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다면 자신과 관련된 사람과의 관계안에서 이러한 사실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 때문에 정치적으로 정반대 성향을 지닌 사람들도 결속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한 가족 안에 극좌파와 극우파가 공존하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미국 작가 테리 모리슨은 국가 간 서로 다른 문화를 다룬 저서 『Kiss, Bow or Shake Hands』에서 이탈리아 사회를 사회적, 문화적으로 회복탄력성이 뛰어나고 연속성을 지닌다고 묘사했다.
---「02 가치관과 사고방식」중에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매해 8월에 한 달간의 긴 휴가를 즐긴다. 이 때문에 8월에는 대부분의 가족기업이 내내 휴업한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상점들은 간혹 열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크리스마스나 신년에 휴가를 간다고 한다. 그러니 당신이 여름휴가철인 8월에 이탈리아의 주요 도시를 방문했다면, 가이드북에서 추천해준 곳들이 문을 닫았다고 해도 너무 놀라지는 마라.
---「03 풍습과 전통」중에서
가족을 이토록 중시하는 이탈리아인들이기에, 집으로 초대한다거나 생일잔치, 영명 축일, 결혼식, 장례식 등 가족행사로의 초대는 관계 발전에 중요한 단계가 된다. 만약 한 가족에게서 교회에 함께 가자는 초대를 받았다면 가도록 하자. 당신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가라! 앙리 4세는 프랑스 왕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조건부로 가톨릭으로 개종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파리는 엄청난 가치가 있지.” 이탈리아의 가족행사도 마찬가지다.
---「04 친구 사귀기」중에서
이탈리아 주택의 한 가지 흥미로운 구조는 로지아라고 부르는 탁 트인 최상층 발코니이다. 또 하나는 지하 타베르나이다. 이곳은 일종의 성인용 오락실로, 파티나 바비큐에 활용된다. 벽난로, 와인, 낡은 느낌의 가구가 있을 수 있다. 비교적 신축 주택에서 볼 수 있는 타베르나는 이탈리아의 오래된 사냥꾼 오두막과 비슷하며, 콘도미니오 거주자들이 공휴일에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곳 같기도 하다. 건물 지하에는 칸티나라는 곳도 있는데, 이탈리아인은 여기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보관한다.
---「05 일상생활」중에서
혹자는 이탈리아의 진짜 종교는 축구라고 말한다. 이탈리아에서 축구는 예술이다. 관중도, 축구 해설자도 축구가 예술이라는 것에는 한 치의 이견이 없다. 이탈리아인에게 일요일에 자신이 응원하는 지역 팀의 축구경기를 보는 것은 중요한 행사다. 국가대표팀이 경기에 이겼을 때는 그 소식으로 모든 신문의 헤드라인이 도배된다. 기업 또는 정치인이 소유한 유명 구단 유벤투스(토리노), AC밀란, 인터밀란, 라지오(로마) 등은 베네통, 페라리, 피아트, 아르마니, 베르사체 등과 함께 이탈리아의 자부심을 상징하고 있다.
---「06 여가생활」중에서
이탈리아에서 택시로 이동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거리에서 손을 흔든다고 택시를 단번에 잡을 수는 없다. 택시는 광장이나 역의 택시 승차장에 줄지어 서 있지만, 택시를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텔이나 레스토랑 바에서 전화를 거는 것이다. 요금은 미터기에 표시된다. 짐이 있거나 밤 10시가 넘었거나, 일요일 혹은 공휴일이면 할증이 붙고, 마을 밖으로 나가 장거리를 이동하거나 공항으로 갈 때도 추가요금이 부과된다. 팁을 주고 싶다면 미터기에 표시된 요금을 올림해서 주고 잔돈을 받지 않으면 된다.
---「07 여행 이모저모」중에서
민간 부문은 소수의 가족들이 창업한 대기업 그룹이 지배하고 있다. 이탈리아 기업인들의 비공식 모임, 살로토 부오노의 구성원인 베를루스코니, 아넬리, 피렐리, 베네데티가 소유한 기업들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산업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 브랜드인 피아트, 베네통, 베르사체, 아르마니, 올리베티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창립자가 은퇴하고 세상을 떠나면서, 이들 기업의 이익도 급감하고 있다. 거기에 전문적인 경영으로 무장한 불가리 같은 기업들도 이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08 비즈니스 현황」중에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말하기 좋아하는 민족이지만, 모든 사람이다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과정에 영어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특히 노인층)은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영어를 한다고 해도 심한 이탈리아 억양이 섞여 모음을 노래 부르듯 길게 발음해 단어와 문장이 모두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모든 사람이 당신이 말하는 영어를 이해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이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2가지다. 상황을 감안하고 계속 영어를 쓰거나, 이탈리아어를 배우는 것이다. 두 방법 다 유효하다.
---「09 의사소통」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