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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애에게 (큰글자도서)
류시은
은행나무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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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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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나의 최애에게─7
인물과 식물─41
유료 분량─75
나나─109
레티 흐엉─137
배우 수업─171
밤과 감─207
숨 쉬는 것부터 인간─237

해설 · 희미한 사랑의 역설(박혜진 문학평론가)
─265

작가의 말─285
심사평─288

저자 소개 1

201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나나」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앤솔러지 소설집 『2의 세계』에 참여했다. “여름 과일을 좋아하는 소설가. 딱복(딱딱한 복숭아)과 물복(물렁한 복숭아)은 가리지 않는다. 늦여름 아침은 캠벨 포도 한 송이. 그래도 너무 더운 날에는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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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176*267*20mm
ISBN13
9791167373373

책 속으로

이 정도가 좋았다. 호칭 따위 설정에 들어가 아무때나 바꿀 수 있는. 20구경 50배율의 망원 렌즈를 통해야만 표정을 읽을 수 있는. 마음에 드는 모습만 골라 저장할 수 있고, 나의 시간에 맞추어 꺼내볼 수 있는. 똑같이 휴대폰을 들어도 그쪽에서 나를 찍을 리 없고, 불쾌하게 뜨거운 체온과 끈적이는 체액을 공유할 일 없고, HPV 고위험군 바이러스 같은 것을 나누지 않아도 되는. 언제든 내키지 않으면 그만둘 수 있는. 그래서 더 달콤하고 안전한. 이만큼의 거리가 이제는 좋고 편했다.
--- p.33

그래, 집을 화분이라고 생각해보자. 식물이 죽어나간다고 화분의 수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깨끗이 화분을 닦고 또 다른 식물을 담으면 화분은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주곤 하지 않았나.

--- p.53

출판사 리뷰

“류시은의 사랑은 촘촘한 사랑인가 하면 전방위적인 사랑이기도 하다. 그의 소설이 꿈꾸는 사랑은 덫으로서의 세계가 유발한 사랑이다. 그러나 덫으로 된 세상에서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_박혜진, 해설 〈희미한 사랑의 역설〉 중에서

딱 이 정도의 거리, 그만큼의 사랑

표제작인 〈나의 최애에게〉는 사랑의 무늬에 대해 그리며 덕질의 관계성과 현실에서의 타자와의 관계맺음에 대해 묻는다. 소설은 아이돌 덕질을 하는 두 사람의 첫 만남으로 시작된다. 새 앨범 쇼케이스 현장에 ‘나’는 ‘나’보다 훨씬 어리지만 덕질 구력은 한참 앞서 보이는 ‘초록 머리’와 가까워진다. 최애 아이돌이 같다는 공감대로 친해진 두 사람은 같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서로 최애와 차애 삼애까지 공개한 뒤로 더 친해지지만 진짜 현실에서의 삶을 확인하게 되면서 가까웠던 거리는 다시 멀어진다. 좁혀질 듯 좁혀지지 않는. 최적화된 거리를 유지하며 마치 내가 최애를 향해 발신하는 사랑처럼. 〈배우 수업〉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는 아이러니하게 결정된다. 배우 지망생인 ‘나’는 민효가 찍어준 프로필 사진에 매료된다. 그 사진은 자신의 본모습에 가깝게 자연스러워 배우 프로필 사진과는 맞지 않아 쓸모가 없는 사진이 되었다. 그런 사진의 역할과 비슷하게 자신을 제대로 봐주는 사람이 존재하지만 막상 그런 사람은 자신에게는 쓸모가 없는 사람이 되는 과정을 소설은 차분히 따라간다.

확장되는 사랑의 대상들, 삶의 대상들

인간의 죽음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소설 〈인물과 식물〉에서는 죽음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과 여러 형태의 죽음의 환영들이 등장한다. ‘나’는 자신의 방에서 누군가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생각 이면에는 자신의 삶에 각인된 죽음에 대한 기억이 있고 그건 할아버지의 유품에서 금으로 된 단추를 훔쳐 노트북을 산 것이다. 그리고 한 차례의 자살 시도가 그것. ‘나’는 죽음에 관한, 죽음에 대한 다양한 기억들이 존재했었고, 그러한 죽음에 대한 충동을 끊어주는 건 식물을 돌보는 일. “식물이 죽어나간다고 화분의 수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깨끗이 화분을 닦고 또 다른 식물을 담으면 화분은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주곤 하지 않았나.”(〈인물과 식물〉) 이처럼 꽃은 죽음의 상징이라면 화분은 삶으로 치환된다. 화분의 자세로 삶을 견디는 것. 죽음의 재료들을 온건히 다 받아내는 화분의 자세. 〈유료 분량〉은 온라인플랫폼에서 계정을 해킹당한 뒤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서 ‘덫’으로 표현되는 이러한 일은 당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의 왜소한 자아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언제든지 수치스럽고 모욕당할 수 있는 취약한 자아. 소설은 피해를 유발한 그와 ‘나’ 사이에서 공유되는 책임과 잘못의 기준에 대해 말하면서 위축될 수밖에는 디지털 시대의 하나의 틈을 말한다.

우리가 채워나가야 할 최애 목록

타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현존하는 ‘최애’에 대한 사랑을 읽는 일은 오늘날 사랑의 진화와 퇴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라 말할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덕질은 발신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완성으로 상징되는바, 달콤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내키지 않으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사랑에 속한다. 이러한 사랑은 키우고 돌보는 사랑이다. 삶의 갈등과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필요한 요소들. 죽음의 환영을 거둬내는,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 위축될 수밖에 없는 사적 정보의 해킹, 반려식물과 반려동물의 죽음, 가해자의 가족인 동시에 피해자의 조력자로서 속죄를 선택하는 등등. 열거한 소설 속 모습들은 삶의 다양한 질료로써 존재한다. 류시은은 문제와 갈등들을 ‘최애’하는 것으로, 덕질의 사랑의 특질로 그 질료를 온건히 받아낸다. 촘촘하며 지속 가능한 사랑으로.

추천평

이 소설들은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물과 소재가 다양한데도 모든 이야기에 실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디테일이 풍부하고 동선이나 상황 묘사가 정밀해서 쉽게 이입이 된다. 하지만 흥미의 지점에서 멈춰 있는 게 아니다. 가령 아이돌 팬덤 현상을 실감나게 재현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작동시키는 구조와 그를 통해 소비되는 개인의 욕망, 그 유착관계를 통찰함으로써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식물을 유기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포착하는 지점 또한 서늘하게 다가온다. - 은희경 (소설가)
신뢰가 확보되면, 작품은 읽는 이의 취향과 무관하게 강렬한 흡인력을 갖는다. 깊은 울림과 풍부한 여운까지 준다면 더 말할 것이 없겠다. 이런 작가를 발견한다는 것은 심사자에겐 큰 행운이다. 올해 우리는 큰 행운을 얻었다. 작가의 더 큰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는 기쁨도 함께. - 정유정 (소설가)
문체에 깃든 감정의 목소리가 설득적이어서 매번 나는 류시은의 마음이 기우는 쪽으로 함께 스러지게 됐다. - 정용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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