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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짐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Joseph Conrad,유제프 테오도르 콘라드 나웨즈 코르제니오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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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두려워서 그런 말에 화도 못 낼 거라고 당신은 생각했겠죠. 내가 그렇지 않다는 걸 당장 보여 주지요’ 하고 그가 말했어. ‘단언하건대, 나는 모르네.’ 나는 항변했지. 그는 경멸하는 눈초리로 나를 압도하려 들더군. ‘이젠 내가 두려워하지 않는 걸 알고서 발뺌하려고요.’ 그가 말했네. ‘이보세요, 지금 누가 똥개라고요?’ 그제야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 ‘세상에! 내가 그랬다고 생각하지는…’ 하고 나는 더듬거렸네. ‘하지만 확실히 들었다고요’ 하고 그가 우기더군. 그런 다음 경멸하는 빛으로 그가 말했네. ‘그럼, 당신이 아니었다는 거죠? 좋습니다. 당신과 동행했던 그 사람을 찾아내죠.’ ‘바보처럼 굴지 말게.’ 나는 격분하여 소리쳤지. ‘절대 그렇지 않네.’ ‘난 다 들었다고요’ 하고 그가 다시 우겼네.”
자신이 생각하는 도덕적 정체성을 불길로부터 구해내려는 개인의 몸부림은, 항상 그러한 것처럼, 진지하면서도 약간 우스꽝스럽네. 이 소중한 관습적 개념은 단지 게임의 규칙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지만, 도덕적 정체성이 자연적 본능에 대하여 무한한 힘을 갖고 있다는 가정 때문에, 도덕적 정체성의 실패에 대한 무서운 형벌 때문에, 여전히 대단히 끔찍스러울 정도로 효과적이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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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짐에 대한 소개로 시작된다. 목사 가문에서 태어난 짐은 대중문학의 영향을 받아 선원이 되기로 결심한다. 짐은 선원을 양성하는 연습선에서 2년간의 훈련을 무사히 마친 뒤, 낡은 파트나호에 일등항해사로 취직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800여 명의 순례자들을 싣고 항해하던 중 파트나호는 침몰할 위기에 처한다. 선장과 선원들은 도망치고 짐도 이에 연루된다. 이후 재판에서 일등항해서 자격을 박탈당한 짐은 말로의 소개를 받아 스타인을 만나게 되고, 파투산 무역사무소 지배인으로 부임한다. 짐은 파투산의 도라민 부족의 억압받던 사람들을 거둬들여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게 된다.
전지적 서술자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서사기법에서 탈피 이 소설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서술자다. 소설은 전지적 서술자에 의해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극화된 서술자인 말로의 이야기로 끝난다. 등장인물인 서술자가 독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제한되어 있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말로는 전지적 서술자가 아니기 때문에 주관적인 입장에서 짐을 묘사하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짐에 대한 그의 해석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이는 독자들이 말로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콘래드는 말로라는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를 등장시킴으로써 전지적 서술자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서사기법에서 탈피했다. 연대기적 서술 방식에서 탈피 『로드 짐』의 두 번째 특징은 이 작품이 연대기적 서술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19세기 이전의 소설들이 시간순으로 사건을 배열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 소설은 현재와 과거, 미래의 사건들이 뒤죽박죽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로의 이야기는 사건의 순서가 아닌 그의 기억의 순서에 따라 모자이크처럼 구성되어 있다. 모더니즘을 선도하는 동시에 뛰어넘은 작품 『로드 짐』은 모더니즘 문학의 핵심적인 작품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소설을 단지 모더니즘에만 한정하게 되면, 이 소설 또는 콘래드의 참된 가치를 망각하거나 훼손할 우려가 있다. 이 소설은 19세기와 20세기의 문학적 전통과 시대정신을 아우르는 작품이다. 이는 콘래드가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동시에 뛰어넘은 작가임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