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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Conrad,유제프 테오도르 콘라드 나웨즈 코르제니오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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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그가 딱 한 번, 바다의 본격적인 분노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런 사건은 단순한 자연적 재해가 아니다. 그런 자연의 분노에는 악의적 목적과 통제할 수 없는 잔인성이 들어 있다. 그것은 그의 희망과 눈물, 피로로 인한 고통, 휴식을 위한 갈망을 송두리째 앗아가려 한다. 그것은 그가 보고, 알고, 사랑하고, 즐기고, 미워했던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고 필요한 모든 것들, 예컨대 햇빛과 기억들과 미래를 말살하려 한다. 그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단순하면서도 섬뜩한 그 행위로 인해, 그에게 소중했던 세계 전체를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려는 것이다. --- p.11~12 내가 말하는 용기란 군인의 용기, 시민으로서의 용기라든지, 혹은 다른 어떤 특별한 용기를 뜻하는 게 아니야. 그저 유혹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용기, 허식이 없는 그런 마음의 태도를 뜻하는 거야. 우리가 살아가면서 옆에서 지나가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들, 무슨 변덕이나 변태로 갑자기 혼란을 겪는 일이 없는 그런 사람을 말하는 거야. 하지만 그는 거기 그냥 나 몰라라 하는 태도로 서 있었어. 나는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지. 나는 그가 선원으로서의 명예를 걸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보고 싶었던 거야. --- p.36 짐이 그때 느꼈던 첫 번째 충동은 고함을 질러 승객들을 깨운다는 것이었어. 배는 당장 공황 상태에 빠졌겠지. 그러나 너무나 무겁게 밀려오는 무력감에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는 거야. 흔히 입천장에 혀가 달라붙었다는 표현을 쓰지? 짐이 바로 그런 상태에 있었던 거야. 그는 그 상황을 아주 간결하게 ‘입이 바싹 말랐어요’라고 표현하더군. --- p.59 어느 정도 비도덕적인 내 의도는 그 죄인의 순박한 도덕성과의 싸움에서 지고 말았어. 물론 그에게도 이기심이 있었지. 하지만 그의 이기심은 내 이기심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 그 뿌리를 두고 있었고, 보다 드높은 목표를 지니고 있었던 거야. 나는 그에게 길게 내 주장을 늘어놓지 않았어. 그의 젊음 앞에서 내 주장이 거센 저항을 받으리라는 것을 잘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야. --- p.97 짐은 정말 불행했어. 그런 무모한 짓을 해도 유령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니까. 실은 그 명백한 ‘사실’이라는 유령을 잠재워버리기가 불가능했던 것 같아. 짐은 그 유령 자체를 묵과하며 살 수 없었던 게 분명해. 하지만 그가 과연 그 유령을 피하려던 것인지, 아니면 그에 맞서려던 것인지, 나는 단정 지을 수 없어.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차이가 미묘해서 분간해 내기 어렵다는 것만 알아냈을 뿐이야. 그건 도망치는 것일 수도 있고, 하나의 싸움 방식일 수도 있어. --- p.117 ‘세상에 태어나면서 사람은 마치 물에 빠지듯 꿈에 빠지게 되어 있어. 하지만 우리는 눈을 감은 채 살 수는 없어.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는 게 괴로운 일이야. 그렇다고 꿈이라는 바다에서 뭍으로 기어 나오려고 애를 쓰다가는 오히려 그 물에 빠져 익사하게 될 뿐이지. 사는 길은 그물이라는 파괴적인 원소에 몸을 맡기는 것뿐이야. 그래, 맞아! 거기 푹 잠겨야 해. 그게 사는 길이야. 꿈을 따르고, 또다시 꿈을 따르고……. 그렇게 영원히…… 끝까지…….’ --- p.125 마지막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동봉한 편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걸세. 정말 로맨틱하다는 걸 자네도 인정하게 될 거야. 하지만 그 내용에는 일종의 심오하고 무서운 논리가 들어 있어. 마치 압도적인 우리의 운명을 우리 앞에 펼쳐 놓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상상력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네. 우리의 사고의 무모함은 결국 우리의 머리로 되돌아오기 마련이지. 칼을 가지고 놀던 자는 결국 칼에 망하는 법이니까. 이 놀라운 모험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그것이 진실이라는 점이라네. --- p.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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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현대 소설의 문의 연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버트란드 러셀이 “내가 늘 가치를 발견하는 이름”이라고 칭송한 조셉 콘래드의 대표작! 너무 로맨틱해서 비현실적인 인물, 하지만 ‘꿈꾸는 나’, ‘또 다른 로맨틱한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로드 짐 이 소설이 로드 짐을 보여주는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시점도 변화하면서 주로 말로의 회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말로의 이야기는 직접 이야기하는 대화체 형식으로 시간 순서를 따르면서도 필요하다면 나중 이야기를 먼저 끌어오거나 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뒷부분에 가서는 편지와 직접 쓴 원고의 형태로 로드 짐의 최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입체적 구조의 『로드 짐』을 다 읽고 나면 소설이 던지는 여러 가지 복잡한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드 짐’을 향해 어떤 느낌이 드는가? 그의 비극적인 결말을 두고 그가 영웅적인 선택을 했다고 느끼는가, 아니면 그가 바보 같다고 느끼는가? 그를 향해 연민과 공감을 느끼는가, 아니면 그저 안타까운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가? 그가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현실적인 인물로 여겨지는가, 아니면 실제로는 만날 수 없는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인물처럼 여겨지는가? 그의 선택과 행동들이 나름대로 그럴 수도 있는 선택과 행동으로 보이는가, 아니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선택과 행동으로 보이는가? 질문이 아주 복잡하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분명 각자마다 나름대로 느낌과 판단이 다를 것이다. 위의 여러 느낌들 중 딱 한 가지 느낌만을 분명하게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느낌을 동시에 한꺼번에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이 소설 자체가 분명하게 답을 보여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우리를 답으로 이끄는 게 아니라 질문으로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 자체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 질문이 복잡하니까 대답이나 반응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뛰어난 작품이 주는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다. 그가 침몰을 앞둔 배에서 뛰어내리는 대목을 읽었을 때, 우리는 그를 속으로 비난했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라고 그를 용납하게 되지는 않았을까? 그때 그는 우리와 별다르지 않은 친숙한 인물이 된다. 하지만 그가 비겁하게 탈출을 꿈꾸던 승무원들과 대립했을 때, 그들이 모두 도망가버렸지만 홀로 남아 심판을 받았을 때, 그 영웅적인 행동이 현실을 살아가는 범인인 우리와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이때 로드 짐의 이런 영웅적인 행동을 지지하는, 명예와 진실을 소중히 여기는 다소간 ‘비현실적인 나’, ‘꿈꾸는 나’, 내 속의 ‘또 다른 로맨틱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로드 짐』을 읽으면서 우리가 꺼져버렸다고 생각했던 우리 안의 불꽃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조셉 콘래드는 모두 20여 권의 소설을 남겼는데 1899년 발표한 『어둠의 속』, 1900년에 발표한 『로드 짐』, 1904년에 발표한 『노스트로모』가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소설들 덕분에 그는 주제와 기법에 있어 소설의 혁신을 가져온 작가, 20세기 현대 소설의 문을 연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들은 대개 자신의 해양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들이다. 그의 대표 걸작으로 꼽히는 『로드 짐』은 동남아시아 항해를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철학자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버트란드 러셀은 아들의 이름을 콘래드라고 지으며 “내가 늘 가치를 발견하는 이름”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ㆍ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소개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61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ㆍ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ㆍ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ㆍ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ㆍ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