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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동 책방골목 10년 북클럽은 어떤 책을 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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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62g | 140*210*17mm
ISBN13 9791168261488
ISBN10 116826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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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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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모바일 문명이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낯선 얘기처럼 들릴진 모르지만, 책의 향기를 찾아 헌책방 골목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던 때가 있었다.
--- 본문 중에서

함께 읽고 좋은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독서 동아리가 세상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독서 동아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사회이기 때문에 책이 좋아서 읽는 기쁨 외에, 함께 읽는 과정에서 인생의 덕목들을 현재 진행형으로 배운다.
--- p.9

더운 여름날 집 옆에 있던 노송 그늘에 멍석을 깔고 시원한 물 한 바가지처럼 책을 마셨다. 세상과 삶을 읽고 일깨움을 얻었다. 여름 방학 때 한낮 더위를 피해 농사일을 도우며 노동했고 한낮 더위 때 책으로 휴식을 취했으니 그 시간이 아마도 내가 새처럼 날았던 시간이지 않았을까.
--- p.18

세상사를 벗어나서 책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서로 편했다. 마음 다칠까 염려할 필요가 없었다. 책을 통해서 지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마음을 배워 가는 일이었다. 독서회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읽어야 했다. 독서 토론 대상 도서뿐만 아니라, 비평서까지 챙겨 읽으면서 발표에 욕심을 내었다. 발표에 욕심을 내면서부터 생각하는 힘이 자라기 시작했다. 총 2천 페이지가 넘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읽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독서회를 통해서 함께 읽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p.66

책모임은 또 하나의 작은 공동체, 책연으로 맺어진 환대의 공동체다. 외로운 시대, 책 모임이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 p.101

독서는 나 자신이 변화해서 사람과 자연에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책이 매개가 되어 삶의 여백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은 영혼의 틈을 메워 주는 거룩한 행위가 아닐까.
--- p.111

열일곱에 부모 곁을 떠나 학업으로, 직장 일로 떠난 길은 쭉쭉 뻗은 고속도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고꾸라질 것 같은 비탈길도 있었고 들꽃 춤추는 오솔길도 있었다. 때로는 길을 잃고 헤맬 때도 있었다. 늘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그 길을 나와 함께한 책 덕분이었다. 폭풍우 속에서도 둘러멘 가방 속 책 덕분에 고향 집 구들방 아랫목에 누운 것처럼 등이 따뜻했다. 그 온기를 가슴에 품고 수십 년 책을 끼고 살았다. 독서가도 장서가도 그 무엇도 아니지만 나는 그저 책이 좋다. 책과 더불어 보내는 일상이 즐겁고 책과 더불어 만나는 사람들이 소중하다. 오늘도 가방에 책을 담고 대우독서회에 간다.
--- p.127

책을 볼 때 대부분은 노트에 정리하면서 본다. 필사까진 아니지만 내용을 정리하고 쓰다 보면 생각할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되기 때문이다. 전문 서적일수록 이렇게 읽어야 한다. 지금은 한문 문법을 공부하면서 원문과 대조하고 원문 해석이 잘 되었는지 확인한다. 나는 옛날부터 몇 권의 책을 같이 보는 스타일인데 역사 분야의 책들은 꼭 그래야 한다. 다른 저자의 책과 병행해서 봐야 통찰력이 생긴다는 것을 터득했기에 하는 말이다. 이게 나의 독서법이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은 전문 서적의 경우에 한한 이야기이다. 문학 서적은 읽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이 좋은데 이럴 때 독서회가 큰 도움이 된다. 나의 독서법을 정리해 보니 특별히 자랑할 만한 것은 없으나, 책 읽기와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 보람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자부한다.
--- p.161

가끔 ‘아, 이 작가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런 얘기를 어디서 듣고 어떻게 알지?’ 하는 생각이 드는 작가들이 있다. 역사가 알려주지 않고 신문이 왜곡하는 진실들… 아주 오래전 민초들의 맺힌 이야기들…. 내가 유독 좋아하는 소설가들을 떠올려 보면 문학적으로 범접하기 어려울 만큼 독보적인 소설 세계가 있고,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평생 쉼 없이 써 온 작가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 자신만의 스타일이 뚜렷한 언어로 실감 나게 빚어낸 인간사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작가의 인생관이 녹아 있는, 보석 같은 진실을 발견하는 기쁨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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