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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싶었던 날들

이은 | 마누스 | 2024년 03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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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366g | 128*188*17mm
ISBN13 9791198171597
ISBN10 11981715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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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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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의 과정 자체가 무척이나 지치고, 힘들고, 버거운 일이지만 정작 나를 작아지게 했던 건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그리고 나를 깊이 아는 사람들이라면 보이지 않았을 눈빛과 말투였다.
--- p.5

그제야 알았다. 사람들은 숨기고 싶어 했다. 임신이 어려워 병원에 다닌다고 하면, 대체 그게 왜 궁금한지 모르겠지만, 남편과 아내 중 어느 쪽의 문제인지를 묻는다. 더 나아가 걱정인 듯 아닌 듯 시험관을 하면 아픈 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다는 근거 없는 말을 보태기도 한다. 남 얘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고, 더 가까이에 있었던 거다.
--- p.51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을 때의 나는 내려놓는다는 것은 곧 포기하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선택하지 않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아이를 포기한 게 아니라 우리를 선택하기로 했다. 우리. 나와 남편. 그리고 누구보다 나 자신. 이 선택이 나를 어디로 가게 만들어 줄지 알 수는 없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미리 예단하지는 않기로 했다. 물론 여러 시행착오가 있겠지. 그래도 두려워하지는 않기로 하자. 그토록 지독하고도 괴로운 시간도 지나왔는데 뭐가 더 힘들까.
--- p.142

아무리 우리나라가 매년 새롭게 기록을 경신할 정도의 초저출산 국가를 향해 가고,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지만 그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통장을 쥐어짜고 몸과 영혼을 갈아 넣으면서까지 내 새끼 한번 낳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으니 말이다.
--- p.152

타인의 눈으로 기준을 정해놓고 사는 삶은 반짝일 수 없다. 그러므로 행복할 수도 없다. 내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이란 가족 구성원의 수, 살고 있는 집, 타고 다니는 차, 직업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일상을 공유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 함께 밥을 먹을 사람이 있고, 다정한 안부를 물을 사람이 있는 것, 함께 하기로 한 사람과 일상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상 속에서 마트 전단지의 할인 코너처럼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을 작은 특별함을 품고 있는 삶.
그렇게 나는 나의 기준으로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특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 p. 162

살아가는 방식에 정답이 있을까. 비슷한 카테고리로 묶을 수야 있겠지만, 사실은 사람의 얼굴 생김새만큼 다양한 답이 펼쳐져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각자의 삶을 각자의 방식으로 나아갈 뿐이라고 조금 가볍게 받아들여 주면 어떨까.
--- p.189

“여보, 힘들지?” 미안한 마음을 감추고자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했을 때 그가 한 말은,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너보다는 덜 힘들 거야”였다. 그는 내내 그런 생각으로 살아왔겠지.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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