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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무슨 날?
번개 맞은 번개 파티 다섯 번째 의자에서 웃기는 말, 말, 말 9월 15일의 꽃 도둑이 보낸 메시지 도둑 나와라, 오버! 두 개의 주머니 작가의 말 |
글황선미
관심작가 알림신청黃善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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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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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꿀꺽꿀꺽 마셨어. 너무 차가우니까 가슴이 뻐근하게 아파. 이게 다 할머니 때문이야. 왜 나를 여기서 이렇게 살게 했느냐고. 할머니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거 알아. 하지만 생일날 혼자, 선물도 못 받고, 축하도 못 받는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 p.6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되레 아프지 뭐야. 할머니는 어쩔 수 없어. 치매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 거 아니잖아. 치매는 가장 슬픈 병이랬는데. 사랑하는 사람까지 다 잊어버리니까. 할머니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이나 할까. 아, 이렇게 금방 마음 약해지면 안 되는데. --- p.25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내내 영모 생각이 났어. 꽃다발을 안고 나타난 꼴은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 내 생일에 어떻게 재원이한테 꽃다발을 줄 수가 있느냐고. 설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까먹은 거야?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는 애가? “으으…….” 나를 껴안은 것도 소름 끼쳐. 도대체 그게 뭐냐고. 애들이 다 보고 있는데 창피하게. 내가 뭐, 이름도 말하기 싫은 걔를 진짜로 때리기라도 할까 봐? --- p.28 도둑이 케이크를 한입에 쑤셔 넣었어. 그리고 딸기우유까지 열더라고. 크림이 잔뜩 묻은 얼굴로 나를 빤히 보면서. “야아! 그거 내놔!” 나는 딸기우유를 빼앗으려고 했어. 너무 지저분한 애라 꺼림칙했지만 내 딸기우유까지 먹는 꼴을 어떻게 보느냐고. 그런데 걔가 냉큼 피하는 거야. 그 바람에 딸기우유가 튀었어. 내 원피스랑 걔 얼굴에. --- p.44 나는 나를 구할 거야. 할머니가 그랬어. 나쁜 생각은 행운을 갉아먹는다고. 궁지에 몰려도 최선을 생각하라고. 궁지가 뭐냐고? 글쎄. 아마도 나쁜 일 중에 최악이 아닐까. 아무튼, 애들이 내 얘기를 하지 않는 건 내가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는 거야. 그러니 윤봄인답게 당당해도 돼. 혹시라도 누가 그 얘기 꺼내면 “그게 뭐?” 해야지. --- p.50 영모한테 이런 말 듣는 거 별로야. 거북해. 나도 신데렐라의 왕자는 동화 속에나 있다고 생각해. 사랑하면 진짜로 심장이 뛰는지, 운명 어쩌고 하는 것도 나는 잘 몰라. 하지만 이건 아니지. 나한테 처음으로 이런 말 하는 애가 공부도 못하고, 잘 울고, 이빨도 잘 안 닦는 애인 건 너무하잖아. 한숨이 포옥 나왔어. “후유! 다행이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잖아.” --- p.57 “남재민. 오늘 촬영이 있구나.” 그래서 굳이 오늘로 정했나 봐. “아, 왜 이래…….” 갑자기 가슴이 막 두근거려. 설마 남재민 때문에 설레는 거야? 그럴 리가. 나는 남재민을 잘 몰라. 본 적은 있지만 그때는 도둑인 줄 알았단 말이야. 난 연예인을 좋아해 본 적도 없어. 할머니랑 살 때는 어렸고, 이제는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서 아는 배우도 없는걸. 그런데 왜 이렇게 두근거릴까. --- p.113 |
“후유, 다행이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잖아.” 우리나라 대표 작가 황선미의 첫사랑 이야기 사랑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특별한 감정이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나눌 수 있도록 더 활발하게 이야기되어야 할 주제이다. 하지만 어린이 문학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반갑게도 우리나라 대표 작가이자 폭넓은 독자들에게 신뢰받는 황선미 작가가 첫사랑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작가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쓴 사랑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봄인이는 아래윗집에 살며 서로 의지했던 영모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는다. 하지만 봄인이에게 이 고백은 설레고 기쁘기보다는 속이 느글느글할 만큼 기분이 이상하고 당황스럽기만 하다. 영모와 사이가 어색해지는 것도 친구 관계가 깨지는 것도 싫지만 이 고백은 거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봄인이에게도 뜻밖의 감정이 찾아온다. 할머니 요양원에 갔다가 거지처럼 꾀죄죄한 아이와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나중에야 그 아이가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역 배우 남재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봄인이는 자신을 ‘찰랑이’라는 특별한 별명으로 부르는 남재민에게, 처음 만난 순간부터 봄인이를 당연히 자신의 팬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남재민에게 두근두근 설렘을 느낀다. 설레는 첫 순간은 그토록 사람을 반짝이게 하지요. 누구에게나 있을 마법 같은 첫사랑의 순간입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봄인이에게 찾아온 마법과도 같은 첫사랑의 첫 순간을 포착해 사랑에 빠진 아이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는지 보여 준다. 비록 그 순간이 짧게 끝나더라도 마음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경험은 오래오래 마음에 남아 등불이 되어 준다. 사랑의 대상도 방법도 다양한 만큼, 우리 아이들의 삶이 사랑이라는 마법으로 가득 채워지길. “나는 나를 구할 거야!” 오래오래 사랑받아야 할 매력적인 어린이 캐릭터 탄생 이 책의 주인공 봄인이는 『찰랑찰랑 비밀 하나』를 통해 어떤 순간에도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는 주체적이고 당찬 어린이 캐릭터를 보여 주며 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봄인이는 변함없는 당당함과 순수함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보여 준다. 봄인이는 할머니와 헤어지고 첫 생일을 맞이한다. 그런데 삼촌은 봄인이의 생일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린다. 게다가 봄인이는 재원이가 초대한 깜짝 파티를 자신의 생일 파티로 오해하고 꽉 끼는 노란 원피스를 입고 갔다가 상처만 받는다. 하지만 봄인이는 마냥 슬퍼하거나 누군가를 오래 원망하기보다는 직접 자신의 생일 케이크를 사서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를 만나러 가고, 오래 전에 아프리카로 떠나 딸의 취향을 전혀 모르는 엄마의 옷 선물을 자기 맘대로 리폼해 입는다. 사실 봄인이는 리폼한 옷이 입고 다니기에는 이상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기 위해 기꺼이 부끄러움을 감수하는 아이다. 다시 말해 봄인이는 남들의 시선보다는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를 들여다볼 줄 아는 건강한 아이다.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나는 나를 구할 거야!”라고 외치는 봄인이는 어린이 독자들 곁에서 오래오래 사랑받아야 할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어쩌면 삼촌은 내 진짜 아빠일지도 몰라.” 진짜 가족이 되어 가는 삼촌과 봄인이의 이야기 『찰랑찰랑 비밀 하나』에서 봄인이는 할머니가 치매로 요양원에 들어간 뒤 진짜 아빠일지도 모를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그리고 『찰랑찰랑 사랑 하나』에서는 이제 가족으로서 조금 더 친밀해지고 단단해진 봄인이와 삼촌의 관계를 보여 준다. 여전히 삼촌은 아빠라기보다는 철없는 삼촌 같을 때가 많지만 누군가에게 꽃 선물을 받은 봄인이를 보며 여자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로서 진지하게 고민한다. 봄인이 또한 삼촌이 자신을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에 고마워하며 삼촌을 유일한 보호자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둘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진짜 가족이 되어 간다. 과연 둘은 아빠와 딸이라는 관계를 스스럼없이 말하게 되는 날이 올까? 사랑스러운 봄인이와 철없는 삼촌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