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림책 소개서도, 일상의 기록도 아니다. 한 사람이 그림책을 좋아하고 어린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장애 어린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마음으로 솔직하게 써내려간 성장기이다. 공진하는 내가 존경하는 친구답게, 자신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과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담아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동화작가답게, 그림책과 인간의 만남을 한 편 한 편 소중한 ‘이야기’로 엮어냈다. 이 책을 읽으니 내가 보았던 그림책을 다시 보게 되고, 내가 모르고 지나간 순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림책 에세이에서 이것 말고 더 바랄 것이 있을까?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저자)
우리에게는 다름에 대한 공부와 이웃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 공부에는 졸업이 없다. 이 책은 한 권의 배움이 가득한 학교이다. 우리 곁에 있었지만 보이지 않았던 교실, 서로 보듬고 자라고 있었던 어린이들, 그들이 선생님과 읽었던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가 한 줄 한 줄 우리를 환영하는 사랑의 학교다. 이 책을 만나면서 우리는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학생이 된다. 책에 실린 그림책은 이미 잘 아는 작품들이었지만 완전히 다시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노력해야 하는 것은 이 충만한 교실을 바라보지 않았던 세상이며 우리들이다. 현실은 아직 너무 부족하고 부끄럽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소중하다.
- 김지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교수, 아동문학평론가)
지체장애 특수학교에서 30년 넘게 아이들을 만나온 저자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씨실로, 학교생활 이야기를 날실로 엮은 특별한 교직 에세이다. 개인별 휠체어가 없던 시절, 구르고 기어서 기쁜 표정으로 교실에 들어서는 학생들, ‘방학이니까 내일부터는 학교에 오지 않습니다’라는 말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아이. 《크리스마스 선물》의 산타할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순회교육을 나서는 교사. 학교를 이토록 사랑하는 아이들과 선생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장애가 너무 심해서 우리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겠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특수학교는 또 다른 의미의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하는 현장이다. 잘 보이지 않는 그곳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당차게 들려준 선생님께 감사하다. 이 보석 같은 책이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반짝이길 바란다.
- 김혜온 (동화작가, 특수교사)
겹눈을 가진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런 사람들은 당장 눈에 띄는 것만을 전부로 여기지 않고 언제나 하나 이상의 무엇이 있음을 감지하고 섬세하게, 자세하게, 특별하게 바라볼 줄 안다. 공진하 선생님의 시선이 그렇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독자로, 어린이의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는 어른으로, 어린이책 작가로, 그리고 무엇보다 특수학교 교사로 우리가 놓쳤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장애를 가진 어린이와 함께 해야 한다고 구호로만 외쳤던 나의 무심함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의 겹눈 덕분에 그림책과 세상을 읽는 또 하나의 섬세한 눈을 얻은 것은 기쁜 일이다. 세상이 아무리 절망스럽더라도 어린이가 있기에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는 단단한 마음까지도 품을 수 있었다. 더없이 고맙고 미더운 시선이다.
- 이유진 (초등교사)
‘대추 한 알 ’로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아는 이야기꾼이자 대추 한 알로 일주일 수업은 거뜬히 해낼 수 있는 30년 차 특수교사의 이야기이다. 책에 소개된 그림책을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술술 재미있게 잘 읽히는데 빨리 넘어가지 않는다. 책 속의 문장들이 과거의 나와 내가 만난 아이들과 양육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따라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아직 풀지 못한 우리 사회의 숙제에 대해 작가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체험’으로 머물지 않고 ‘삶’이 되었으면 하는 30년 차 특수교사의 바람을 담은 사유가 책의 곳곳에 숨어서 우리에게 손짓한다. 단단한 근육을 가진 사회를 함께 만들어보자고 말이다.
- 이종필 (특수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