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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위안부 기지촌의 숨겨진 진실

미군 위안부 기지촌의 숨겨진 진실

: 미군위안부 기자촌여성의 최초의 증언록

[ 반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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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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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153*224*30mm
ISBN13 9788946047242
ISBN10 8946047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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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정자
나는 기지촌여성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열여섯 살에 기지촌으로 인신매매되었고 평생을 기지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지촌에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지금껏 살아왔지만, 증언만큼은 부모가 내게 주었던 이름으로 하고 싶었다. 이 일을 통해 나는 비로소 내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김정자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내 동료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을 이름 모를 어떤 이들을 위해서 기지촌여성운동을 하는 새움터의 활동가다. 작은 힘이지만, 이런 나의 노력이 다른 기지촌언니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저 : 김현선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수학과와 성공회대학교 시민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했다. 스물한 살에 기지촌여성들을 처음 만났고, 기지촌에서 그 여성들과 20여 년을 함께 보냈다. 처음에는 기지촌여성들을 돕는 일인 줄 알고 시작했지만, 살다 보니 나를 돕는 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기지촌여성들의 고통을 목격할 때마다 이런 일들이 누구에 의해서 왜 일어났는지 밝혀내고 싶다는 생각은 더욱더 간절해졌다. 우리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기지촌여성들의 삶을 반드시 역사에 남겨 나중에 누군가는 이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기획 : 새움터
새움터는 1990년대의 기지촌에서 기지촌활동을 하던 대학생들과 기지촌여성들이 함께 설립한 여성단체로서 동두천 및 평택, 의정부, 군산 등 전국의 기지촌에서 기지촌여성들을 만나왔다. 기지촌여성들의 고통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고민하며, 기지촌여성들이 기지촌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노환으로 힘들어 하는 고령의 기지촌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이 여성들과 함께 남은 삶과 곧 맞이할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가 새움터의 새로운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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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우리 잘 해보자! 그래갖고 아픈 언니들도 어떻게 좀 정부에서 도와주든지, 몇 개월이라도 보름이라도 일주일이라도 보상을 받고 언니들이 돌아가셔도 돌아가셔야지. 그런 것도 하나도 받지도 못하고……. 그래서 (미군)부대 앞에서 사는 언니들이 집값이 싸기 때문에 거기를 못 떠나는 거여. 이런 데는 비싸잖아. 그놈의 부대 앞에는, 옛날에 자기가 살아왔던 요만한 하꼬방집[판잣집: 상자를 의미하는 일본어 하코(箱)에서 유래된 말] 같은 데, 고런 데는 집이 싸니까는, 그런 데 사는 거지. 맨날같이 거기를 돌아가실 때까지 떠나지를 못하잖아. 떠나고 싶기는 싶은데 못 하는 거 오죽할 거야. 집세는 비싸고…….
- 현: 언니들이 정부에 안 당한 걸 당했다고 하는 거 아니니까,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조금이라도 언니들께 해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정말 좋겠어. --- p.27

김정자가 한 창문을 가리켰다. 인신매매된 며칠 후에 도망치다 붙잡혀 감금됐던 방이라고 했다. 그날 방에 갇힌 채 그녀는 깡패들에게 집단으로 폭행을 당했다. 그 후로도 경찰에 신고했다고, 또는 미군이 사주는 밥을 먹었다고, 미군을 끌고 오지 못했다고 깡패들에게 구타를 당하곤 했다. 그 창문 앞에서 그녀가 무너져내렸다.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주저앉아 오열을 했다.

- 정: 이 골방에서…… 흑흑흑…… 이 골방에서 갇혀서 맞고…… 흑흑……. --- p.89

김정자가 순간 멈칫하는 것 같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 정: 하늘을 지붕으로 삼고, 땅을 방바닥으로 삼고, 그러면서 미군을 받았다……. 동지섣달에 구덩이를 이렇게 파구서, 거기에 들어가 팔으라 하면 팔고…… 몸을…… 한 놈 하고 나면은 고담에 또 딴 놈, 또 딴 놈, 또 딴 놈……. 씻지도 못하고…… 빤스를 어찌 입어…… 빨리빨리 해서 돈 벌어갖고 내려와야 되는데……. 돈이나 줘? 어쩔 땐 담요 줘, 미군 담요. 지네들 먹는 밥, 말라붙은 거, 그거 줘. 그거 들고 담요 들고 새벽쯤 돼서 내려와야지. 환할 때 거기 올라댕기는 거 알면 또 잽혀갈까봐. 살아온 게 진짜 …… 죽지 않고 여기까지 이 나이 먹도록 살아온 것만 해도 진짜…… 참…… 살아온 게 미쳐버리겠다…… 흑흑흑……. --- p.103

- 정: 내가 잡혀 있었던 방도…… 죽을려고 했던 방도…… 아흑, 미치겠어, 아흑, 흑흑……. 어떻게 그래……. 나 무서워, 현선아……. 으으…… 나 무서워……. 아흐…… 아휴…… 아휴……. --- p.126

병원에서 3일 만에 딱 일어났어. 눈을 딱 뜨니까는 하얘, 전부 다 병원이. 그랬는데 기가 막힌 거지, 나는. 그렇게 세 번 죽을려고 했는데…… 주인아줌마가 연락을 해서 왔어. 나보고 정자야, 이렇게 죽을라고 마음먹는 거 살을라고 마음먹어라, 넌 죽을 팔자가 아니다. 난 그때까지도 막 어린애에 미쳤었어. 내가 못 견디는 거지, 나이는 어리고…… 스물다섯, 스물여섯이니까……. 어린애는 스물셋에 보냈는데, 미치지. 그런데 2년 동안 죽을라고 애쓴 거지. 근데 못 죽었더라구, 내가. 너는 죽을 운명이 아니래. 두 번째, 세 번째, 살고 안 죽으니까, 죽을 운명이 아니라구. 거기서 알았다고, 알았다고 그런 거지, 내가. 살고 싶지 않았어, 괴로워서……. 사는 게 난 진짜 싫었었어, 현선아……. 죽지 못 해서 목숨을 끊을려고 죽을려고 했는데 자꾸 실패를 해서……. 그래 사람들이 죽을려고 하는 그 마음으로 살려고 발버둥쳐라, 이거야. 그래서 그냥 살은 거지……. 진짜야…… 나는 죽을려고 많이 마음을 먹었었어, 다 실패를 했지만. 근데 죽는 것도 팔자더라구. 맘대로 안 죽더라구……. --- p.135

- 정: 군청에서 오는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기지촌에) 이마만큼 터를 닦았는데, 앞으로 이런 관광을 더 할 거다, 이렇게 맨들 거다, 이 땅에다가, 이거를 얘기를 해주는 거지. 지금 미군들이 얼마를 왔고 지금 미군이 얼루 가는데 우리도 여기에 관광지대니까는 더 늘린다는 거지. 더 좋게 맨든다는 거지. 그런 거를 와서 얘기를 해주지. 그리고 나서 아가씨들이 서비스 좀 많이 해주십시오, 이러는 거야. (기지촌에) 그런 거 관광지대를 만들 테니까, 그래야 미군들이 우리 동두천에 많이 온다는 거지. 지금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서 넓혀갑니다, 이런 거야. 이렇게 해서 여기를 지금 좋게 만듭니다, 이런 거 와서 연설해는 거지.
- 현: 언니, 그 회의에 나온 사람들 중에 언니들이 애국자라고 얘기하는 거를 들어본 적이 있어? 언니들이 우리나라를 살리는 애국자라고?
- 정: 그럼! 그럼! --- p.159

저 사람들이 이렇게 해서 달러 수입 많이 하라고 하니까는…… 그리고 고맙습니다, 더 좀 부탁드립니다, 이래. 그러면은 (우리는) 응응, 그리구, 미군들한테 절대 욕을 하지 마십시오, 서비스를 잘 해주십시오, 그리구 (미군이) 클럽에 들어오면은 바미드링크[술 사주세요(Buy me drink)]! 바미드링크! 이렇게 자주 해라, 이거야. 술 사달라 그러면 달러가 나오지 않냐, 이거지. 그래야지 우리나라가 번창을 한다는 거지. 그러면 아! 그런가 보다, 그러고. 우리도 부자로 한번 살아야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얘기를 해. 그러면 어! 우리나라가 부자로 살려면은 우리가 부지런히 벌어야 되겠구나! 이렇게 인식이 백히는 거지. 응, 그러니까 언니들 이 머릿속에서는 어? 달러? 우리가 벌어서 우리가 이만큼 (우리나라 경제를) 만들어놨는데, 지네들이 뭔데? 지네들이 하라 그래서 우리가 이만큼 한 건데? (이런 말이) 이게 나오는 거지, 언니들한테는, 그러엄. 지네들이 그런 강의를 안 했으면은 (정부가) 달러? 당신네들이 벌어서 당신네들이 그냥 먹고, (정부가 이용했다는 것은) 당신네 생각이유, 이렇게 할 수 있는데, 관광협회에서 강제로 (교육을 하면서) 미군들한테 서비스를 잘 해서 달러를 많이 수입해야지 우리나라가 번창을 한다는데, 그러믄? 가난한 나란데, 우리 인식에도, 응? 당신네들도 부지런히 벌어서 부모 동기간 먹이는 사람은 먹여야 되고, 당신네들이 부지런히 벌어갖구서 우리나라가 번창해야지 당신네들도 사는 거 아니냐? 강제적으로 막 그런 얘기를 하면은 언니들이 솔깃하지. --- p.161

- 정: 내가 현선이와 영숙이와 이렇게 먹는 것도, 언제 될지 몰라……. 울지 말고……. 나는 그래도 니네들이 우리를 위해서 뛰어주니까 행복해. 현선아, 울지 마……. 그걸로 난 만족하고, 다른 거 없어. 나는 그리고 언니들한테, 내가 나이는 먹었어도, 당신네들한테 내가 금전은 못 도와줬지만, 노력은 했다, 그거는 말해주고 싶어. 그거는 해주고 싶어. 내가 이만큼 했다는 것은 보이고 싶어. 왜? 내가 이렇게 유언하고 내일 어떻게 될지 몰라. 사람 목숨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영숙아, 현선아, 내가 만약에 죽으면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줘. 난 그거 소원이야, 난…… 우리 부모도 없어. 아무도 없어. 내 호적엔 나 혼자니까 니네들이 해줄 수 있어. 해줘……. --- p.300

그리고 지금도, 기지촌 앞에 사는 사람들은 속으로는 뭐라 해도 직접은 못 하겠지. 그러나 거기 안 사는 사람들은 하지, 우리한테. 저거? 갈보생활 해갖구, 저거 돈 못 벌고 정신 못 차려서 저 지랄하잖아? 이렇게. 거 봐! (양)색시생활 해갖구 진작 돈이나 많이 벌어놓지! 우리는 포주한테 전부 다 뺏기는 거 모르고…… 저거? 진작 돈 벌어서 모여놓으면 저렇게 몸뚱아리는 안 아프지, 좋은 집에서 살 껄? 이렇게 우리한테 욕을 한다는 거야, 지금까지도. 난 그게 싫어. 미워, 나는. 언니들은 주눅이 들려서 댕기시고…… 우리 언니들 어디 나가도 떳떳하지 못해요, 주눅 들려갖고. 누가 내 욕하나? 누가 날 어디서 봤다고 안 했나? 우리 언니들도 자기네들 못지않게, 우리도 잘 살고 싶고, 우리도 떳떳하고 싶거든. 자기네들은 뭐 그렇게 잘났어? 뭐 떳떳해? 이만큼 이 땅을 이렇게 해놓은 것도 솔직히 우리 피 팔은 돈으로 이렇게 해놓은 거여, 난 그렇게 생각해. 박정희 시대에 우리 피 팔은 돈으로 한 거여! 진짜야!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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