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성냥이야. 만약 불이 나면 난 그냥 사라져 버리거든. 그렇게 되면 내 안의 1은 사라질 거야. 그리고 1이 사라지면 큰일이 난다고.”
“불이 나는 것은 위험한 일이야. 그런데 1이 사라지면 왜 큰일이 나지?”
도로시가 묻자 허수아비는 옆구리로 삐져나온 지푸라기 하나를 뽑아 도로시에게 보여 주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몸속은 온통 똑같은 모양의 지푸라기로 채워져 있어. 그리고 이 지푸라기는 모두 1과 같은 모양이지. 사실 이 세상의 모든 1은 내가 전부 가지고 있거든. 그래서 내가 불타면 1이 없어지고, 그러면 수학도 사라지지.”
“1이 없으면 왜 수학이 사라지는 건데?”
(중략)
허수아비의 설명을 듣던 도로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학은 여러 가지 사실을 수를 이용하여 설명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숫자 1이 없으면 크고 작은 모든 수가 없어지고 결국 수학이 사라지지.”
“그랬구나. 그럼 너는 수학에서 아주 중요한 허수아비구나.”
도로시가 허수아비를 존경스럽게 쳐다보자 허수아비가 어깨를 으쓱하며 설명을 이어 갔다.
“사실 1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어.”
“또 다른 이유? 뭔데?”
“1은 그다음 수인 2, 3, 4, …와는 구별할 필요가 있어. 왜냐하면 1은 자연수의 시작이므로 숫자 이상으로 ‘신성한 것’이거든. 어떤 수학자들은 1은 홀수도, 짝수도 아닌 독립된 수라고 생각하기도 했어. 그래서 홀수와 짝수를 구분할 때 1을 빼놓기도 했단다.”
--- pp.36~39
“맞아. 난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겁쟁이라고.”
사자가 대답하자 몸을 추스르고 난 허수아비는 사자에게 말했다.
“넌 동물의 왕인데 동물의 왕이 겁쟁이라니 말도 안 돼.”
“그건 나도 알아. 그래서 난 너무 슬퍼. 조금이라도 위험이 닥쳐오면 나는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벌벌 떨리는걸. 그렇기 때문에 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서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방법을 선택해.”
사자의 넋두리를 듣던 도로시가 말했다.
“경우의 수?”
“경우의 수는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짓수를 말해.”
사자가 간단히 설명했지만 도로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자 사자가 덧붙였다.
“가위바위보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 한 사람이 낼 수 있는 가짓수는 얼마지?”
---p.78
시리즈들은 양철나무꾼이 떨어진 곳으로 갔다. 양철나무꾼은 온몸이 찌그러지고 휘어져 있었고, 도끼는 가까운 곳에 떨어져 있었다. 시리즈들은 양철나무꾼을 조심스럽게 성으로 옮겼다. 성에 도착하자 도로시는 시리즈들에게 물었다.
“혹시 여러분 중에 땜장이나 대장장이가 있나요?”
“물론 있고말고요. 아주 솜씨 좋은 땜장이와 대장장이가 있어요.”
“그럼 그분들을 성으로 불러 주세요.”
얼마 후 땜장이와 대장장이가 성에 도착하자 도로시는 그들에게 부탁했다.
“이 찌그러진 양철나무꾼을 다시 펴 주시고 구부러진 곳은 똑바로 해 주실 수 있나요?”
땜장이와 대장장이는 양철나무꾼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양철나무꾼을 살펴보던 대장장이가 말했다.
“양철나무꾼의 몸은 둥글둥글한 게 회전체로 이루어져 있군요. 회전체의 성질을 잘 이용하면 다시 전처럼 멀쩡하게 고칠 수 있겠어요.”
“회전체라고요?”
“그렇습니다. 양철나무꾼의 몸통과 얼굴은 커다란 원기둥이고 머리는 원뿔이네요. 또 다리와 팔도 모두 원기둥으로 되어 있군요. 이것들은 모두 회전체입니다.”
--- p.178
도로시가 고민하자 공주가 말했다.
“2, 3, 5, 8은 앞의 두 수를 더하면 다음 수를 얻을 수 있어요. 즉, 2+3=5, 3+5=8입니다. 건물 색칠하기가 이와 같은 규칙이 있다면 5층은 5+8=13가지이고 6층은 8+13=21가지가 되겠네요. 그렇다면 경우의 수는 차례로 2, 3, 5, 8, 13, 21, 34, 55, 89, 144가 되고, 결국 10층 건물을 이와 같이 칠하는 경우의 수는 144가지네요.”
그러자 사자가 말했다.
“맞습니다, 공주님. 이 수의 규칙을 이용하면 건물이 몇 층이라도 그 경우의 수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칠을 하려면 10층짜리 건물은 모두 144채를 지어야겠네요.”
“그렇습니다. 2, 3, 5, 8, …과 같이 수가 나열되는 것을 피보나치 수열이라고 합니다. 즉 피보나치 수열은 앞의 두 수를 더하여 다음 수가 되도록 계속해서 수를 배열한 것입니다.”
---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