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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자기 앞의 생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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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2TV 〈북유럽〉 소개 도서
    jtbc 〈멜로디책방〉 소개 도서,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테마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5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63쪽 | 450g | 128*188*30mm
ISBN13 9788982816635
ISBN10 8982816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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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자기 앞의 생으로 인도해 줄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 1975년 공쿠르상 수상
--- 허순용(sellavy@yes24.com)
본론으로 가기 전에 잠시 둘러가자. 이 책의 지은이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소문을 몰고 다녔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숱한 일화를 남겼다. 2차 대전의 영웅이었으며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여자이며, 외교관이었으며, 자신의 작품을 영화로 찍은 감독이었으며, 영화 배우 진 세버그와 결혼을 하여 화제를 모은 인물이었다. 공쿠르 상을 두 번 받았다는 얘기,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프랑스 문단을 가지고 논 얘기, 권총으로 의문의 자살을 한 얘기 등도 모두 이제는 하나의 상식이며 또 부질없는 옛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고독한 사랑의 삐에로였으며, 채울 길없는 근원적인 사랑에 평생 목말라 했다지만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그를 생각하면 언제나 연민에 사로잡혀 술 한 잔 사주고 싶다. 하지만 이미 죽었으니 그마저도 어쩔 수 없다. 영원히 남아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오로지 작품 그 자체 뿐인 것이다.

그의 많은 작품 중 나는 특히『자기 앞의 생』과 『새벽의 약속』을 사랑한다. 자전적 소설인 『새벽의 약속』은 그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으로, 삶에 대한 크나큰 연민과 의지, 블랙 유머와 패러독스의 향연이다. 그러나 하나의 소설로 볼 때는 이 작품 『자기 앞의 생』이 더욱 완벽하고 감동적이다. 이 책은 1975년 공쿠르 상 수상 작품이다. 공쿠르 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모두 독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기 앞의 생』은 공쿠르 상 수상식장에서 기립 박수를 받았으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1976년 문학사상사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 여러가지 판본으로 꾸준히 읽혀왔다. 그동안 (비록 해적판일지언정) 이 작품이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고 독자들도 그 책을 집어들었던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이 책은 판권 계약하여 출간되었으며 원전에 충실하게 번역한 이 소설의 정본이다)

이 소설은 처절하고 고독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깊고 무한하며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을 피워올리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제는 늙어서 몸도 팔 수 없는 전직 창녀 출신의 로자 아줌마와 그녀가 맡아 키우고 있는 열네살 소년 모모의 살아가는 이야기. 현실은 냉정하고 그 곳은 버림받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종적으로 차별받는 사람들,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 구사일생으로 살아온 유태인, 살아가기 위해 웃음을 팔아야 하는 창녀들, 창녀들의 아이를 돌보는 여자, 친구도 가족도 없는 노인, 성 전환자, 병든 사람들, 살인자...' 그러나 그들은 인간을 증오하거나 삶을 원망하지 않는다. 혹자는 과연 이러한 인생도 살 만한 것인가를 묻고 싶겠지만, 모모는 이들 속에서 슬픔과 절망을 딛고 살아가는 지혜와 삶을 껴안고 상처를 보듬는 법을 배운다. 특히 너무 뚱뚱하여 자신의 손으로 똥도 닦을 수 없는 로자의 엉덩이를 모모가 닦아주는 장면이나 로자가 죽고 난 뒤 모모가 로자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는 모습은 엄숙한 감동을 준다.

궁금한 것이 있을때마다 하밀 할아버지에게 달려가곤 했던 모모처럼 우리도 이 소설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가장 남루한 곳에 처한 생도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인가? 나는 내 앞의 생을 얼마만큼 사랑하고 있는가? 아니 아니 도대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은 사랑없이 살 수 없다'는 이 단순한 한 마디 말을 당신은 얼마나 깊이 느끼고 있는가? 모모의 손아귀에 쥐어진 한 개의 달걀처럼 우리의 생은 죽음과 생명을 동시에 품은 신비로운 그 무엇이다. 광대무변한 우주에서 찰나적이고 아슬아슬한 생을 사는 우리, 그러나 사랑은 그 우주 속에 끝없이 퍼져가는 빛처럼 우리 인생에 의미를 부여한다. 나는 누구에게나 눈물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을 믿는다. 이제 당신 앞에 놓여 있는 생으로 들어가보자. 엘리베이트도 없는 7층 아파트. 그 곳의 지하방. 이 곳이 바로 우리에게 사랑이 뭔지 가르쳐 줄 성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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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원작 계약

“출판사에서도 원작자가 누구인지 몰라 광고를 통해 작자를 찾기까지 한 75 공쿠르 상 수상자 에밀 아자르! 그는 누구인가? 정말 그가 썼는가? 왜 상을 거부했나? 전 세계에 파문을 던진 아자르의 충격!”
1976년에 출간된 문학사상사판 『자기 앞의 생』에는 작가 소개 대신 이 문구가 자리하고 있다. 문학사상사 이외에도 수많은 판본의 『자기 앞의 생』이 출간되었지만, 어느 판본도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맺지 않았으며, 소설의 많은 부분이 누락된 채로 출간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번역 출간된 『자기 앞의 생』은 프랑스 메르퀴르 드 프랑스 사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새롭게 번역된, 그야말로 정본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로맹 가리 사후에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된, 로맹 가리의 유서라 할 수 있는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모든 좋은 책들이 그렇듯, 이 책 역시 울면서 동시에 웃게 만든다. -- 누벨 옵세바퇴르

『자기 앞의 생』은 비범한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비범한 일이란, 사랑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다. 모모는 내게 말해주었다. 슬픈 결말로도 사람들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조경란(소설가)

『자기 앞의 생』은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자기 앞의 생』은 ‘삶에 대한 무한하고도 깊은 애정’이 담겨 있는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한 아픈 소설이다. 누가 삶을 두고 등허리에 무거운 짐을 얹고 산을 향해 조심조심 오르는 것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모모의 등에 지워진 삶의 무게는 산을 오르기는커녕 어린 그에겐 가만히 서 있기도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정작 가슴 아픈 것은 어린 모모의 인생을 짓누르는 그 삶의 무게가 아니다. 차라리 힘들다고 주저앉아 운다면, 발버둥치며 제발 이런 인생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떼를 쓴다면 그의 삶을 읽는 우리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작품을 읽는 내내 우리는 힘이 든다. 힘이 들어 몇 번씩 책장을 덮어야 하고, 같은 이유로 또다시 책을 집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어린 모모는 그 무거움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인생의 슬픔을 내색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시니컬한 냉소로 그 무게를 떨쳐내려 한다. 그의 그런 냉소가 무수한 눈물들이 쌓인 알갱이들이란 사실을 잘 알기에 가슴이 아릴 수밖에……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작가는 자기의 실제 나이보다 많은 나이를 살고 있는 열네 살 모모의 눈을 통해 이해하지 못할 세상을 바라본다. 모모의 눈에 비친 세상은 결코 꿈같이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세상은 더욱 각박하고 모진 곳이다.
인종적으로 차별받는 아랍인, 아프리카인,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유태인, 버림받은 창녀의 자식들, 살아가기 위해 웃음을 팔아야 하는 창녀들, 창녀들의 아이를 돌보는 여자, 친구도 가족도 없는 노인, 한 몸에 여성과 남성의 성징을 모두 갖고 있는 성 전환자, 가난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 살인자…… 모모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세상의 중심으로부터 이탈한,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그들 자신도 스스로를 소외시켜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버림받은 사람들, 소진되어가는 삶에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랑에 가득 차서 살아간다. 그를 맡아 키워주는 창녀 출신의 유태인 로자 아줌마를 비롯해 이 소외된 사람들은 모두 소년을 일깨우는 스승들이다. 소년은 이들을 통해 슬픔과 절망을 딛고 살아가는 동시에, 삶을 껴안고 그 안의 상처까지 보듬을 수 있는 법을 배운다.
“어디에서도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나를 깎아내리지 않을 사람, 내 편인 사람을 두 사람만 가지고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랬는데……" 신경숙 소설의 한 구절이다.

죽은 로자 아줌마를 아줌마만의 지하방, 낡은 소파에 고이 앉혀두고 점점 푸르게 굳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싫지 않을까 몇 번씩 화장을 고쳐주며 그 옆을 지키는 모모에게 아줌마는 바로 이러한 "내 편"인 단 한 사람이었다. 친아버지에게도 아이를 내주지 않은 아줌마에게 역시 모모는 아줌마의 "내 편"인 단 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이 보여준 인종과 나이, 성별을 초월한 관계의 사랑은 서로를 간절하게 그리워하고 따뜻하게 보듬는 것이었다.

가진 것 없고 무시받는 이들의 남루한 삶을 들추고 소년이 발견하는 것은 ‘신비롭고 경이로운 생의 비밀’이다. 그것은 어리둥절한 소년의 목소리를 빌려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함축적인 진실이기도 하다.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는, 그의 복화술사 모모는 말한다. "사랑해야 한다."

"미토르니히 조르겐.” 유태어를 모를까봐 말해주겠는데, 그건 ‘세상을 원망할 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 세상을 원망할 건 없다. 우리는 사랑해야 하고, 또 사랑하고 있으니까.

고독한 광대 로맹 가리의 삶과 죽음--『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

‘휴머니즘의 작가’로 알려진 로맹 가리는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유태인이다. 그의 어머니는 1차세계대전이 발발한 후 조국 러시아를 등지고 아들과 함께 폴란드를 거쳐 프랑스로 십여 년에 걸친 긴 여정을 시작한다. 이민자로 프랑스 땅에 정착하기 위해 그의 어머니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그런 억척스러운 어머니 밑에서 자란 로맹 가리는 글쓰기 좋아하고 수줍음이 많은 소년이었다. 2차세계대전 때는 레지스탕스 단체‘자유 프랑스’로 활동하며 로렌 비행 중대에서 대위로 활동한 공으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한다. 전쟁 후 그는 세계 각지에서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1956년에는 소설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일곱 살 연상의 『보그』지 편집자 레슬리 블랜치, 『네 멋대로 해라』의 히로인 진 세버그 등과의 화려한 결혼생활 외에도 그는 성공한 작가라는 타이틀과 함께 연예인 같은 생활을 즐기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화려한 겉모습의 이면에는 늘 새롭고 싶었던 고독한 작가의 모습이 있었다. 로맹 가리는 에밀 아자르 이외에도 포스코 시니발디, 샤탕 보가트라는 가명으로 여러 소설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의 삶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갈망은 이름을 바꿔서라도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은 욕망에 그 근원을 두고 있던 것이다.

결국 아자르의 이름으로 발표한 두번째 소설 『자기 앞의 생』으로 한 작가에게 결코 두 번 주어지지 않는다는 공쿠르 상을 수상하게 되고,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의 이름으로 번갈아가며 소설을 발표한 작가는 결국 ‘아자르를 표절하려 든다’는 아이러니컬한 모함마저 받게 된다. 전처 진 세버그가 약물 투여로 자살하고 난 일 년 후인 1980년 12월, 로맹 가리 역시 권총자살로 고독했던 생을 마감한다. 그의 나이 66세였다. 그의 자살 후 출간된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에서 로맹 가리는 아자르가 자신임을 밝히고 소위 ‘파리풍’이라는 문단권력과 작품조차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비평을 쓰는 평론가들을 조소하며 자신이 왜 가명을 쓰면서까지 끊임없이 창작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하여 고백한다.

유일하게 공쿠르 상을 두 번 받은 작가 로맹 가리

1975년 공쿠르 상 수상자가 『자기 앞의 생』을 쓴 에밀 아자르라고 발표되자 수상작가는 공쿠르 상 아카데미에 수상 거절 의사를 밝힌다. 그러나 아카데미 의장인 에르베 바쟁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아카데미는 한 후보가 아닌 한 권의 책에 투표한 것이다. 탄생과 죽음처럼 공쿠르 상은 수락할 수도, 거절할 수도 없는 것이다. 수상자는 여전히 아자르이다.” 그렇게 해서 베일에 싸인 작가 에밀 아자르는 수상자로 남게 되고, 후에 아자르가 실은 로맹 가리임이 밝혀지게 되면서 로맹 가리는 유일하게 공쿠르 상을 두 번 받은 작가로 남게 된다.

슬픈 결말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차라리 모르는 게 더 나은 일들이 많은’어린 날들은 곧 지나가버린다. 『자기 앞의 생』을 읽고 난 얼마 후 나는 어른이 되어버렸고 모모처럼 커다란 상처와 그것을 숨길 수 있는 힘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자기 앞의 생』은 비범한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비범한 일이란, 사랑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다. 모모는 내게 말해주었다. 슬픈 결말로도 사람들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자기 앞의 생』을 덮고 나자 문득 진심을 다해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졌다. 내가 이렇게 그를 부르고 싶은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과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또 문득 누군가 아주 큰 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는 이 생을 산다는 건 땅에 소금을 뿌리거나 얼음 조각을 옮기는 일처럼 그렇게 무용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런 말들을 뜨겁게 나눌 수 있게 될지도 모를텐데. 그리고 우리는 말할 것이다. 서로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러한 사랑에 관해서.--조경란(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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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모르는 게 더 나은 일들이 많은' 어린 날들은 곧 지나가버린다. [자기 앞의 생]을 읽고 난 얼마 후 나는 어른이 되어버렸고 모모처럼 커다란 상처와 그것을 숨길 수 있는 힘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자기 앞의 생]은 비범한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비범한 일이란, 사랑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다. 모모는 내게 말해주었다. 슬픈 결말로도 사람들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자기 앞의 생]을 덮고 나자 문득 진심을 다해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졌다. 내가 이렇게 그를 부르고 싶은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과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또 문득 누군가 아주 큰 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는 이 생을 산다는 건 땅에 소금을 뿌리거나 얼음 조각을 옮기는 일처럼 그렇게 무용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런 말들을 뜨겁게 나눌 수 있게 될지도 모를텐데. 그리고 우리는 말할 것이다. 서로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러한 사랑에 관해서.
조경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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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조각 조각, 퍼즐을 완성해 나가듯이...【자기 앞의 생】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깽*l | 2012.06.12 | 추천30 | 댓글45 리뷰제목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 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개짓 하며 날아가는 니스의 새들을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인간은 사랑 없인 살 수 없단 것을 모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어깨너머로 흥얼거렸던 노래;
리뷰제목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 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개짓 하며

날아가는 니스의 새들을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인간은 사랑 없인 살 수 없단 것을

모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어깨너머로 흥얼거렸던 노래가, 내가 읽은 소설 속 '모모(모하메드)'의 삶을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았던 그 순간, 이 노래가 얼마나 슬프도록 처연하게 들렸는지 모른다. 나는 이미 모모의 생을 훔쳐 보았고 그 아이의 생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무릇 인간의 감정이란 알지 못했던 때와 알고 난 후에 다가오는 괴리 속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는 나날의 반복이다. 인간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느냐는 물음을 던지던 아이, 결국 인간은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는 열네 살 아랍 소년의 회고록은 가슴이 들끓을 만큼의 눈물을 우리들에게 선사한다. 사랑해야 한다. 책의 마지막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음이 북받쳐 올랐다. 모모가 지나왔던 열네 살 아니, 열 살이라고 알았던 어린 시절에 그 아이는 얼마나 사랑하며 살았던가. 그렇다면 지금 나는 얼마나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 하는 나에게로 화살같이 내리꽂히는 질문 앞에서 속절없이 부끄러워졌기 때문이다. 우리를 살게도 하고 죽게도 하는 生. 생이라는 이름 하에 버티고 살아내는 우리에게 물음을 던짐과 동시에 답을 좇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이 끊임없는 생의 파편들 속에서 지금쯤 나는 어느 조각을 맞추고 있는가. 같은, 장님이나 다름없던 내 앞의 생에 눈 뜨게 해주었던...

 

 

소설의 얼개는 크게 복잡할 것도 없다. 열 살로 기정사실화 돼 있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 모모와 그 아이를 어릴 때부터 맡아서 길러주었던 젊은 시절 창녀로 살았으나 이제는 늙고 시들어버린 외모를 가지고 있는 로자 아줌마-이제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 95킬로가 넘는 거구의 몸으로 엘리베이터가 없는 빈민아파트의 7층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 가엾은 노인네. 소설은 로자 아줌마가 늙고 병들어 쇠약해져 가는 과정이 모모의 눈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는데, 열네 살 아이의 눈에 비친 그 모습은 가감 없이, 감정의 과잉 없이 퍽 담담히 그려져 있다. 빈민 아파트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사회에서는 현실적 구성원에 끼워주지도 않는 아류의 삶을 사는 사람들, 창녀의 아이들을 맡아서 키워주고 그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전직 창녀, 성전환자, 홀몸노인, 사회에서 소외당한 사람들 기타 등등... 하나같이 모두 고된 삶 속에서 살아가지만, 이들은 결코 등 돌리지 않고 서로 보듬어준다. 로자 아줌마의 늙어가는 육체와 정신 앞에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모모는 몸은 아이지만 정신은 어쩌면 너무도 훌쩍 커버린 애어른일지도 모르겠다. 늙어가는 주변 사람들의 과정을 바라보는 것은 어린 소년의 눈에는 신기함 그 이상도 아니었다면 자신이 열네 살이라는 걸 알고 난 뒤에 다가오는 그 과정은 고스란히 슬픈 상실, 회의로 다가온다. 자기 앞의 생을 자각하던 그 순간부터 사회의 온갖 어두운 면을 다 바라보며 자랐던 아이, 약물 중독인 친구와 몸을 파는 창녀들, 그리고 그들에게서 잉태된 자신과 같은 생의 길을 잃은 갈 곳 없는 아이들. 이들 속에서 바라보는 모모의 현실적인 생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로자 아줌마의 죽음으로 가는 길목 안에서 그녀와의 끈끈한 유대를 느끼고 사랑하고 소중한 이를 잃어가는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알아가는 모모의 모습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생의 여정이었다. 

 

 

모모의 눈을 통해 비춰지는 로자 아줌마의 늙고 병든 모습은 곧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늙을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사회에서 바라보는 생산성의 가치도 사라지는 게 맞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아무리 늙었다 한들 가치 운운할 것이 되지 못한다. 이는 모모의 눈에 비치는 세상이 말해준다. 추악하고 더러운 인간의 면모도 분명 있지만 본질적으로 존엄하고 고귀한 인간의 내밀한 원초적 모습을 모모를 통해 대신 바라보게 한다. 그것은 인간과 생의 고귀함을 알아가게 함과 동시에 소설을 관통하는 중심 주제로서 이 생을 살아볼 만한 가치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과정이다. 정신이 혼미해지면 똥. 오줌을 휘갈기고 고약한 냄새가 풍겨 나오는 로자 아줌마지만 쉼없는 반복적 뒤처리와 그조차도 그녀가 좋아하는 향수로 덮어줄 만큼 모모의 사랑은 극진하다. 빌어먹을 더러운 세상이라 냉정하게 내뱉는 독설과 시니컬함이 주를 이루지만 그 세상에 속한 로자 아줌마를 비롯한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극진히 아끼는 순수한 영혼도 공존하는 아이의 모습도 분명 보인다. 로자 아줌마를 통해 생의 희로애락을 너무 빨리 알아버린 모모의 생이 아프다. 그 모습을 반추하는 현재의 나이 든 모모도 아프긴 마찬가지다. 또래의 아이들과는 부쩍 다른 생을 살 만큼 산 것 같은 말투와 그에 반대되게 사랑을 갈구하는 내면의 풍경 때문에 더할 것이다. 

 

 

그리고 모모의 곁에서 언제나 함께 하는 영혼의 교감을 나눈 존재라고 생각 들었던 얼굴없는 아르튀르는, 비록 스스로 몸짓할 수 없는 물건(우산)일 뿐이지만 모모의 pantomime(거리에서의 호기심) 속, 그 아이의 고독함을 온전히 지켜보고 있던 유일한 친구이다. 모모의 정신적 지주이자 끝없는 사랑의 대상은 빅토르 위고를 우상시하는 이제는 늙어 눈먼 하밀 할아버지와 엉덩이로 벌어 먹고살았던 병든 로자 아줌마였지만, 이 아이의 궤변적인 언어의 배설과 세상을 초월한 듯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행동은 사랑에 굶주려 있는 아이의 그것이었다. 세상을 이만큼 살아와서가 아니라 '앞으로 그만큼 더 살아야겠기에' 모모의 생이 귀감이 되는 건 어차피 인간이라면 모두가 겪어 나가야 하는 부분적인 모습들이 조각조각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엄마를 찾으려 했고, 엄마의 사랑을 로자 아줌마를 통해 느끼고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사람의 죽음을 목도하고, 길거리 삶을 살고 따뜻한 가정의 사랑을 갈구하고... 열네 살 아이가 감당해내기에는 너무도 벅찬 생의 조각들을 바라보며 이 속에서 내 조각을 열심히 찾고 맞추어 나가고 있는 내가 보였다.

 

 

 

에밀 아자르이자 로맹 가리. 그의 유명세와 파란만장했던 삶이야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부분이기에 세세히 언급 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듯 그 역시 자신에게 던지는 본질적 물음을 작품 속에 그대로 투과시켰다는 것밖에. 세상이 정해놓은 평가에 휘둘리기 싫었고,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나길 바라면서 써내려 갔던 그의 창작열 속에서 본인의 입으로(정확히는 글로) 만족했노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 나에게 주어진 생이기에 끊든 이어가든 스스로의 결정에 맡기고 말았던 안타까움이 있지만, 살아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룰 만큼 이뤘기 때문에... 라고 스스로 합리화한다면 그건 진정 자기 앞의 생을 다 살아낸 것이라고 말해도 될까? 모모에게서 사랑을 찾고 알아가고, 작가에게서 그 아이 혹은 그 자신에 대한 마음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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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소설, 물론 나에게만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글***넛 | 2003.12.16 | 추천24 | 댓글1 리뷰제목
나는, 에밀아자르의 [자기앞의생]과 함께했던 약2틀하고도 반나절을 잊지 않겠다. [아비정전]에서 "아비"가했던 그말처럼, 나도 에밀아자르를 잊지 않겠다. 버려진 누군가의 생을 탓하지 않겠다. 몹쓰게 망가진 누군가의 육신과 생을 모욕하지 않겠다. 모모와 로저아주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영원히 가슴속에 묻고 꺼내지 않겠다. 그것을 깊게 묻어 살로 만들고 뼈로 진화시켜내겠다. 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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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밀아자르의 [자기앞의생]과 함께했던 약2틀하고도 반나절을 잊지 않겠다. [아비정전]에서 "아비"가했던 그말처럼, 나도 에밀아자르를 잊지 않겠다. 버려진 누군가의 생을 탓하지 않겠다. 몹쓰게 망가진 누군가의 육신과 생을 모욕하지 않겠다. 모모와 로저아주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영원히 가슴속에 묻고 꺼내지 않겠다. 그것을 깊게 묻어 살로 만들고 뼈로 진화시켜내겠다. 올해에 만난, 이 소중하고 위대한 사랑을 나는 결코, 잊지 않겠다. [자기앞의생]의 작가는 에밀아자르다. 신기하고 혼란스러운 사실중의 하나는, 에밀아자르라는 이름의 필명을 쓴 실제작가는 로맹가리였다는 사실이다. [새들은페루에가서죽다]등의 소설을 집필했던 로맹가리가 1980년 권총으로 자살했을 당시 남긴 유서가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는 여전히 로맹가리와 에밀아자르라는 작가가 동일한 인물인줄 모른채, 한사람의 작품을 다른 시각과 방법으로 풀이하고 평가했을것이다. 이것은, 기막힌 비극이이다. 공쿠르상을 유일하게 두번이나 수상한 천재작가가 스스로 만들어낸 이 이상한 비극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써낸 위대한 소설 [자기앞의생]의 주인공 모모처럼 작가는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실제 책의 뒷부분에 실린 "에밀아자르의 삶과죽음"에서 작가는 스스로 이렇게 말한다. -[열렬한포옹]을 완전히 끝낸뒤, 나는 출판사에도 알리지 않고 가명으로 발표할 결심을 했다. 명성, 내작품의 평가기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내 얼굴, 그리고 책의 본질사이에는 모순이 많다는 것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도대로 에밀아자르가 로맹가리였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은 비밀을 끝내 함구해줬고, 결국 에밀아자르는 공쿠르상 두번수상이라는 이례없는 기염을 토해내는 업적을 이룩한다. [자기앞의생]은 버려진아이들을 키우는 전직 창녀 로저아줌마와 그녀에게 길러진 아이 모모의 이야기이다. 우화처럼 재치있는 모모의 대사와 뛰어난 독백은,시종일관 지루함없이 유려한 이음새를 자랑해서 매장이 넘어가는 순간마다 숨을 차게 만드는 말못할 순간의 고통을 읽는이에게 고스란히 전해낸다. 이소설은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비극을 그려내고 있다. 버려진 아이 모모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친부가 죽는 장면을 목격하는 장면이나, 죽어가는 거구의 늙은 여인을 죽는 순간까지 돌보는 장면등은 도무지 언어로는 형용할수 없는 감동의 파장을 끝없이 그려낸다. "자기앞의생"의 각자의 고통을 짊어지고 성장하고, 늙어가고, 죽어가는 이들의 삶을 그려내는 작품의 주제의식이 간단한 문장이나 단락으로 정의되어 지지 않는 이유가, "숭고한 사랑의 가치"와 그 맥락이 닿아있다는 사실때문에, 여전히 나의 가슴은 고통스럽게 저며진다. 늙고 병든 육신밖에 가진것없는 여자와 열네살 소년의 사랑이 그려내는 이 숭고하고 고결한 사랑의 위대함에 당신은, 이소설앞에서 절규하게 될것이며, 도무지 한장한장을 쉽게 넘겨내지 못할것이다. 세상끝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한 "버려진 사람들", 모모와 로저아주머니가 죽지 못하고 살아가야만 하는이유, 혹은 살아지는 이유가, 인간에 대한 지독한 "사랑"때문이라는 사실은 이소설안에서 여러번 등장하는 빅토르위고의 소설보다 위대하다. 작가는 모모의 나래이션을 통해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화법"을 선택한다. 마치 제롬데이비드의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주인공 모모는 우리가 일컫는 "착한아이"의 범주와는 무관한 다른 영역을 침투하는 아이다. 그것은 물론, 어른의세계다. 모모가 성장해야만 하는이유와 로저아줌마를 지켜야 하는 이유등을 역설하는 장면들은 재미있는 우화와 소름끼치는 비극의 매우, 신비한 조화를 이뤄낸다. 그렇게 밖에 살수없다면, 도저히 어찌할수 없다면, 사방이 완전히 막혀버린 세계안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지금보다 단한발자국이라도 나아갈수 있다면, "노력"하겠다고 결심하는 모모의 삶이 독자에게 던지는 여운은 수년간 잊혀지지 않을 잔상을 그려낸다. 모모의 삶은 희극영화의 스틸장면을 연상케 하지만, 모모의 우스꽝스럽고 기이한 생활방식, 어른보다 더욱 어른스러운 배려와 사고방식은 고된 삶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뛰어넘어보려는 겨우! 열네살짜리 소년의 "최선"처럼 느껴져 책을 읽는 내내 심한 고통을 느끼게 만든다. 세상사람 어느누구도 나라는 존재에 관심가져주지 않는다면, 가까운 이들조차 날 사랑해주기는 커녕 봐주지 않는다면 그래도 생명을 이어나가야 하는가? 라는 소설의 질문에 나는 대답대신 고통의 눈물을 밤새 쏟아냈다. 아무리 울어도 그쳐지지 않는 슬픔. 문득문득 느껴지는 허망한 외로움. 언제나 정지되어 있을것만 같은 변화없는 삶. 사랑할수 없을것처럼 무뎌진 오래된 심장. 죽은 시신옆에서 3주동안이나 곁을 지켜낸 모모를 바라보며 아무 할말을 잃고 그냥 울었다. 루이제린져의 <생의한가운데>가 그러하듯, 에밀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은 나를 성장시킨 위대한 소설이다. 무뎌진 심장에 생명의 물을 흘려내려주오. 사랑을 가르쳐주오. 편견없는 삶을 살게 해주오. 마지막으로, 내앞의 생을, 모모보다 더 사랑하게 해주오. 세상을 떠나버린 에밀아자르의 영혼의 귀에 한없이, 오랫동안 속삭이고 있었다. 그렇게, 새벽2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인상깊은구절]
믿기 어렵겠지만, 정말로 그녀는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네가 내 곁을 떠날까봐 겁이 났단다. 모모야, 그래서 네 나이를 좀 줄였어. 너는 언제나 내 귀여운 아이였단다. 다른 애는 그렇게 사랑해본적이 없어,. 그런데 네 나이를 세어보니 겁이 났어. 네가 너무 빨리 큰애가 되는게 싫었던 거야.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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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파블 9-1)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샨**티 | 2015.09.04 | 추천17 | 댓글14 리뷰제목
   수상한 북클럽에서 본 작품 중 유독 눈길을 끈 소설 <<자기 앞의 생>>속 주인공 로자와 모모의 만남이 특별한 인연으로 마음 속 화톳불을 지핀다.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던 인생의 이면에 자리한 생활의 음영은 다양한 외양만큼이나 다채로운 인생 속에 녹아 있다. 살아갈수록 인생은 생각한 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점이 많음을 알면서도 생각대로 살고 싶은 갈망이 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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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한 북클럽에서 본 작품 중 유독 눈길을 끈 소설 <<자기 앞의 생>>속 주인공 로자와 모모의 만남이 특별한 인연으로 마음 속 화톳불을 지핀다.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던 인생의 이면에 자리한 생활의 음영은 다양한 외양만큼이나 다채로운 인생 속에 녹아 있다. 살아갈수록 인생은 생각한 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점이 많음을 알면서도 생각대로 살고 싶은 갈망이 컸다. 일회적인 유한한 삶이 죽음으로 귀결되는 점을 떠올리며 로자 아줌마의 마지막 가는 길의 여운을 곱씹으며 모모와 그녀가 함께 지냈던 7층 후미진 공간의 음울함 속에 깃든 사랑의 힘을 그려본다.

  '로자 아줌마'와 함께 승강기도 없는 7층에 살고 있는 아랍인 소년 모모는 빈민가에서 생활하며 희망을 꿈꿀 수 없는 공간에서 이들은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할 당위성을 부여하는 동반자로 구차한 삶을 지속하고 있다. 창녀 출신의 로자는 창녀들이 낳은 자식들을 돌보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녀 역시 한 때는 아름다움으로 쾌락을 팔며 지냈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둔중한 노인으로 변모해버렸다.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 고초를 겪은 후로도 험난한 생은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로자 아줌마와 함께 생활하며 일찍 철이 든 소년 모모는 삶에 대한 질문들을 던지며 인생의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갔다. 단란한 가정의 소소한 행복 속에 자라는 나딘의 집에서 겪은 일들은 모모의 마음속에 자리한 바람을 드러내게 하였지만 어쩔 수 없는 슬픔을 포용하고 살아야 함을 각성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어차피 나와는 번지수가 다른 곳이었으니까라고 되뇌는 모모의 모습은 짐짓 괜찮은 척,어른인 척 하던 그의 태도에 안쓰러움이 일었다. 깊은 병으로 병원 시세를 져야 할 때가 되었음에도 로자 아줌마는 모모가 있어 그녀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의미 없는 생을 연장시키는 병원치료를 거부하고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아무것도 혼자 할 수 없을 정도로 병이 깊어진 로자 아줌마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보아야만 했던 모모의 비애는 커보였다. 의사는 로자 아줌마를 살리기 위해 병원에 보내라고 하지만, 로자 아줌마는 모모에게 그냥 죽게 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한다. 그동안 온갖 고통을 받으며 살아온 그녀는 지하실에 꾸며 놓았던 자신의 안식처에서 숨을 거두었다.

   로자 아줌마의 죽음으로 모모와의 표면적인 인연은 끊어졌지만 서로가 함께 한 시간은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은 일상이었다. 하밀 할아버지는 책머리에,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단다.’라고 말한다. 어린 모모는 그 말의 의미를 잘 몰랐지만 가족처럼 지냈던 로자 아줌마의 죽음 이후 사람은 사랑 때문에 살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힘겹고 고단한 생활이더라도 자기 앞에 놓인 시간을 담담히 수용하며 걸어가는 자기 앞의 생속의 인물들은 우리의 진짜 삶을 닮아있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모모가 살아가는 환경은 상상했던 것보다 열악하고, 모모와 주변 사람들의 삶 또한 비참하지만 이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융해해 살아나갔다. 자신의 앞에 놓인 삶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 생 속에서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특히 로자 아줌마의 그 모든 추한 몰골에도 마지막까지 그녀를 힘껏 사랑했던 모모를 보며, 서로가 생의 의미로 자리하는 사랑을 한다는 것이 숭고한 사랑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나 또한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삶을 살든,그 안에 사랑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만큼 처한 상황에서 자아내는 숱한 경험은 축적되어 개개인의 역사를 이루며 수많은 생 중에 개별성을 띠게 된다. 나딘처럼 넉넉한 재산에 화목한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생일 수도 있지만,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생처럼 고난으로 가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피폐해진 영혼을 일깨우며 살아갈 힘을 불어넣는 사랑은 그 사람의 생에 찬란한 빛과 가치를 선사해준다. 지금까지 나의 생에도 많은 사랑들이 있었고, 여전히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고마운 사랑들이 있다. 아낌없는 사랑으로 사랑하며 사는 가운데 우리의 삶을 다채로운 빛으로 투사하는 가운데 사랑을 발현하며 살고 싶다. 책 속 작은 조각을 꿰어 맞추며 작품을 완성하듯 단편적인 책 소개로 시작된 독서는 강렬한 울림으로 자기 앞에 놓인 시간 틀에 의미 있는 가치를 실현하며 살아갈 에너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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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848건) 한줄평 총점 9.8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에밀 아자르 " 자기 앞의 생" 이보다 더 좋을수 없는 최고의 도서 입니다,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올**이 | 2016.01.19
평점5점
도서 자기 앞의 생 도서가 주는 그 재미와 감동속으로,,빠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대* | 2016.01.19
평점5점
책한권이 주는 그 힘이 너무 큰것 같네요, 너무나 좋은도서 이기에,,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무**타 | 201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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