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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일탈

청춘 일탈

: 사실은, 출근하지 말고 떠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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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582g | 170*235*20mm
ISBN13 9788970655628
ISBN10 89706556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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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남규현
사진과 영상을 좋아해 사진작가가 됐다. 취미를 업으로 삼아버린 뒤엔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렸다. 셰프들의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한 사람의 초상을 깊숙하게, 두 사람의 결합을 아름답게 찍어주는 일을 해오던 어느 날, 핸들을 꺾어 나 홀로 도시 탈출을 결행했다 .

좋아하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직장인 월터처럼, 말도 안 되게 멀리, 홀로 자유를 찾아 떠난 그의 세심한 기록이 『청춘 일탈』이다.

현재 ‘단순무식하고 용감하게 자리 잡았다’고 자평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활동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운명을 두드릴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kyohnam
브런치 brunch.co.kr/@kyoh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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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달루페 산으로 향하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었다. 일직선으로 쭉 이어진 길을 홀로 달렸다. 정말 질렸다 싶을 만큼, 이 정도면 됐다 싶을 만큼,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소리도 크게 질러보고 도로 위에서 덩실덩실 춤도 춰가며 온몸으로 내가 느끼는 감정을 땅과 하늘, 멀리 보이는 산, 자연에게 표출했다.
그때 알았다. 지금은 내가 멈추고 싶을 때 멈추고,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다는 것을. 어떤 누구도 나를 제재하고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적어도 이 50일의 시간 동안 나에게 진짜 자유가 주어졌다는 것을….

“오늘 운 엄청 좋은 거요. 지금 당신이 캠핑할 장소가 아주 명당이거든.”
실제로 나의 캠핑 장소는 명당 중의 명당이었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달빛에 그늘져 보이는 아치스의 미세한 풍경과, 하늘에 빛나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수많은 별들에 입이 딱 벌어졌다. (...)
텐트를 나오니 명확하게 주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해가 뜬다. 아치스의 붉은 땅, 조각 같은 암벽 너머로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온 세상이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태양이 내 몸 전체를 비추고, 그 빛은 마음 깊숙한 그늘진 구석까지 하나하나 어루만졌다. 인생 통틀어 최고로 멋진 아침을 맞이하는 이 순간, 내 육체와 정신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시작된 프러포즈. “알렉사,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왔어. 난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해. 하지만 널 만나게 된 게 절대 실수가 아니란 걸 알았어. 알렉사, 나랑 결혼해주겠니?”
여자의 표정에는 어쩔 줄 모르는 수줍음과 벅찬 감동이 일렁였다. “좋아.”
불과 20분 전만 해도 산에서 길을 잃고 피로와 짜증이 가득했는데, 충동적으로 멈춘 장소에서 운명적으로 이 두 사람을 만나게 되어 삶의 중요한 순간을 담아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기대했던 공원의 예상치 못한 모습에 나 스스로 실망을 하고, 산에서 길을 잃다가, 오히려 그것이 행운의 열쇠가 되어 평생 인연의 사람들을 만나는 놀라운 일을 경험한다는 것. 이 얼마나 짜릿한 일인지….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 밝고 붉은 색상의 사암 바위 언덕들이 자리잡은 데스 밸리. 그중 자브리스키 포인트는 동북쪽 입구에 있다. 방문객들이 더 좋은 뷰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언덕을 걸어 올라갔다. 자브리스키 포인트에는 풍요로움보다는 강렬함이, 은은함보다는 강인함이 느껴진다. 그 어떤 생명체도 이곳에 함부로 발을 들이고 살아갈 수 없어 보였다. 왜 이곳의 이름이 데스 밸리(죽음의 골짜기)로 불리는지 눈앞의 풍경과 느껴지는 체온으로도 충분히 알 만했다.
데스 밸리는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뜨거운 땅으로 손꼽히는 장소이기에 내가 들른 초봄에도 이곳 열기는 엄청 났다. 공기는 건조했고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삐질삐질 흘러내렸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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