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를 하지 않는 투자자도 가치투자를 모르지는 않는다. 그만큼 대표적인 주식투자 방법이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면서 가치투자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을 포함한 ‘한국의 가치투자자’들이 활약하면서 그 개념을 대중화시킨 측면도 있다.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과 데이비드 도드(David Dodd)가 창시한 가치투자는 개념이 상당히 단순하다.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종목을 매입해두었다가 주가가 상승해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면 그때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가치투자의 골자다.---p.17
품이 봇물을 이루면서 해석하기 난해한 용어들이 적잖게 등장했다. 예를 들어 ‘녹아웃(knock---out)’이란 말을 들으면 거세게 타격을 당하고 나가 떨어졌다는 것인지, ‘플레인 바닐라(plain vanilla)’는 요즘 유행하는 아이스크림 이름이라도 되는지 초보투자자들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ELS(Equity 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나 ELD(Equity Linked Deposit, 주가지수연동예금)를 포함한 파생상품의 수익 구조를 나타내는 용어들까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주가 전망에 부합하는 투자가 가능하다. 먼저 녹아웃은 기초자산의 가격이 상품의 만기 이전에 단 한 번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미리 정해진 확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구조를 말한다.---p.63
신기술이 경제와 주식시장을 주름잡는 시대에 배당을 지급하는 굴뚝주기간산업이나 중화학공업 관련주를 바라보다가는 한참 뒤떨어진 투자자로 취급받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기술주의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전세는 역전되었고, 배당이 다시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정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그 기업을 소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기업의 주인인 투자자가 이익의 일정 부분을 보유 지분에 비례하게 가져가는 것이 마땅한데, 배당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일이다. 옵션 전략을 제외하면 배당은 투자자들이 지분 감소 없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p.118
시가총액의 크기에 따라 구분되는 대형주와 소형주의 개념은 종종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심어준다. 소형주는 몸이 가벼워 주가 조작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고, 그래서 투자 리스크가 더 높기 때문에 장기 투자보다 소위 ‘단타’에나 어울리는 것으로 여기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소형주가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커다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사실 소형주라는 개념은 주식시장의 역사와 함께 수차례 변화를 거듭했다. 1980년대만 해도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소형주가 대형주로 통했다. 소형주와 대형주를 구분하는 기준은 시가총액, 즉 시장에서 유통되는 전체 주식 수와 주가를 곱한 값이다.---p.158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하락할 때 기회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는 투자자는 드물다. 덜컥 겁을 먹고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배회하는데, 이때 주식시장의 군중들이 내세우는 명분이 ‘안전자산 회귀’다. 안전자산 회귀는 투자자들이 덜 위험하고 더 유동적인 자산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말한다.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 국채가 대표적인 예다.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내재된 자산에서 투자자금을 빼내 손실 위험이 없는 자산으로 갈아타는데, 대개 무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다.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요인은 대동소이하다. 또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 발생한다.---p.179
주식은 간단하게 말해 회사의 주인임을 보증하는 증서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개미투자자들에게 “주식이 아니라 기업을 사라”고 권고하는 것도 주식을 단순히 금융상품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자세로 투자하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실제로 투자자는 주식을 매입할 때 해당 기업의 자산과 이익에 대해 지분만큼의 소유권을 갖게 된다. 또한 보유 주식 수를 늘리거나 줄일 때 소유권도 함께 커지거나 작아진다. 전자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주식은 증권계좌에 숫자로 표시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지폐처럼 증권 실물이 존재한다.---p.240
개별 기업의 실적과 주가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주식은 수많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손바뀜이 일어난다. 그만큼 가격 변동성도 클 수밖에 없다. 어떤 주식이 어제는 3% 올랐는데 오늘은 2% 떨어지고 다시 내일은 5% 상승한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이 기업의 이익 전망이나 가치가 어제는 3% 향상되었다가 오늘은 2% 후퇴하고 다시 내일에는 5% 개선되는 것일까? 기업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것이 아니다. 산책을 나온 주인처럼 장기적인 목표 지점을 향해 안정감 있게 움직인다. 반면에 단기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주가는 강아지와 닮은꼴이다.---p.298
주식을 평가하는 양대 축은 바로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종목인 동시에 주가가 너무 고평가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2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종목이라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는데, 이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잣대로는 GARP라는 평가 방법이 있다. GARP는 ‘전설적인 투자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피터 린치가 신봉하는 기업 분석 기법으로도 유명하다. GARP는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잣대다. 포트폴리오 편입 종목의 절반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으로, 나머지 절반은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된 종목으로 채운다고 해서 GARP의 원칙에 합당한 것은 아니다. 즉 이 2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종목을 찾는 것이 GARP를 동원하는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