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0년 10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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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28g | 148*210*30mm |
ISBN13 | 9788954612807 |
ISBN10 | 8954612806 |
발행일 | 2010년 10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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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28g | 148*210*30mm |
ISBN13 | 9788954612807 |
ISBN10 | 8954612806 |
구경꾼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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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좋은 소설이지만, 어떻게 이런 표지를 쓸 수 있는건지 기획 자체가 의문스럽다.
문학동네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요 여러분?
이런 기괴한 느낌의 표지라니,
이렇게 귀여운 소설이 그러니 여전히 1판인 게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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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러분
표지가 못생겨도 정말 재밌는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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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들은 마당에도 거실처럼 내 발바닥을 그렸다. 내가 처음으로 신을 신고 걸음을 걸었던 날이었다. 큰삼촌은 마당에 희미하게 찍힌 발자국을 보고는 기상청에 전화를 걸어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비가 와서 발자국이 지워지면 안 되잖니."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었는데도 우산으로 내 발자국을 가려두었다. 다음날 고모는 동네의 모든 문방구를 뒤지고 다녔다. 마음 같아서는 아기 신발을 그 자리에 놓아두고 싶었다는데 그러려면 신발을 네 켤레나 사야 했다. 결국 고모는 어느 문방구에서 곰 발바닥 모양의 스티커를 찾아냈다. 타일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욕실 바닥에 붙이는 스티커였다. 고모가 사온 곰 발바닥 스티커를 본 큰삼촌은 목젖이 보이도록 크게 웃었다. 고모는 큰삼촌의 웃음소리가 낯설었다. 오빠가 이렇게 웃는 걸 본 적이 있었던가, 고모가 생각하는 동안 큰삼촌이 말했다. "우리 나중에 북극곰 보러 알래스카에 가자." 삼촌은 모종삽으로 흙은 살짝 파내고 내가 발을 디뎠던 자리마다 곰 발바닥 모양의 스티커를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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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성원 모두가 사랑스럽다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생활의 장면들이 많았다
읽는 동안 정이 붙어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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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들에게 참 친절한 작가라고 생각했다
지나쳐버리지 않고 모두에게 삶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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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들은 마당에도 거실처럼 내 발바닥을 그렸다. 내가 처음으로 신을 신고 걸음을 걸었던 날이었다. 큰삼촌은 마당에 희미하게 찍힌 발자국을 보고는 기상청에 전화를 걸어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비가 와서 발자국이 지워지면 안 되잖니."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엇는데도 우산으로 내 발자국을 가려두었다. 마음 같아서는 아기 신발을 그 자리에 놓아두고 싶었다는데 그러려면 신발을 네 켤레나 사야 했다. 결국 고모는 어느 문방구에서 곰 발바닥 모양의 스티커를 찾아냈다.
초반에는 미스테리 스릴러가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들었다. 왠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1인칭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면서, 전지적 시점이라는게 참 낯설기도 하고.
평범한 삶이라는게 맞나 아닌가... 솔직히 여행을 다니는 부모들의 에피소드를 빼고는 정말 평범한 삶인건 맞다. 그 여행은 특이한거였는데... 살다보면 그런 특이한 경험들 한두가지씩은 해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게 좀 무리적 설정이다 싶기도 했고. 가장 옥의 티 같긴하다
평범을 부각시켰긴 하지만(??? 이게 가능한 표현인기도 싶고), 종종 나타나는 초현실적인 클리셰들... 유령, 우연, 생각하는 식물 등등으로 인해 다시 뭔가 독특해지고.
전체적으로 재밌다. 읽어나갈 수록 재밌고, 맘도 따뜻해지는 좋은 얘기다. 기승전결 같은 구조가 없는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한 개인의 삶이 아니라 가족의 삶이라는 건... 누군가에게 기승은 다른 누군가에게 전결이기 때문에.
제목에 대한 의문이 종종 들었다. 다들 주인공들인데 왜 구경꾼들이라 했을까? 가족이라도 내가 아닌 이상 3자적인, 구경꾼적인 시각을 유지해야한다는 것인가? 그렇게도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여러가지 안타까운 소설적 설정이 있지만, 맘이 은근히 아려지는 느낌은 아무래도 제목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