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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서재
김윤관
제철소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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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목수의 서재
책장
책상
의자

청춘의 서재
여성의 서재
공공의 서재
선비의 서재

저자 소개1

목수木手.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치가나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기자나 세상을 구하겠다는 활동가가 아니라 그저 작은 소용이 닿는 가구를 만드는 목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마음에 든다. 작가나 예술가가 아닌 그냥 목수 아저씨. 이름 뒤에 붙는 목수라는 명칭에 만족한다. 소명 없는 소소한 삶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낮에는 ‘ 김윤관 목가구 공방&아카데미’에서 가구 만들기와 예비 목수 양성에 힘쓰고, 저녁에는 서재에서 텔레비전을 껴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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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62g | 110*178*20mm
ISBN13
9791188343010

책 속으로

가끔, 아니 솔직히 말해 자주 은퇴 이후를 생각한다. 은퇴를 결심하게 되면 목수로서의 마지막 작업으로 내가 죽을 때까지 사용할 책상과 책장, 그리고 죽고 나서 쓸 관 하나를 짤 생각이다. 손에서 연장을 내려놓고 서재에 들어앉아 세상의 모든 영화를 보고, 로마제국의 흥망사와 십자군 전쟁과 동서 문명 교류사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을 것이다. 가끔 옛 친구들을 만나 술 취해 돌아오면 서재에 들기 전 잠깐 창고에 들러 관을 쓰다듬으며 이 정도면 지금 죽어도 큰 아쉬움은 없을 거야, 중얼거리며 미소 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요원한 날이 오기 전까지 내 손으로 나의 책장을 만들 가능성은 적다. 책장은 생각보다 손이 꽤 많이 가는 가구이기 때문이다. 다섯 피스짜리 책장 세트를 만드는 데 보통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가 걸린다. 목수 일로 먹고사는 내가 수입을 포기한 채 많은 자재비와 공방 유지비를 감수하면서까지 직접 쓸 책장을 만드는 사치는, 아직 상상하기 힘들다. ---「목수의 서재」중에서

한국의 애서가들은 책에 집중할 뿐 책장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책에 관해서라면 열흘 밤낮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책장을 주제로는 단 10분도 대화를 이어나가기 힘들다. 아마도 애서가가 지닌 외곬의 이미지, ‘나는 핵심에만 집중하며 나머지 표피적이고 부수적인 것들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라는 식의 협소한 사고에 갇힌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종종 하게 된다. 책은 주인의 손보다 책장에 더 오래 머문다. 책을 사랑한다면서 책장을 소홀히 대하는 것을 나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책장」중에서

나는 폴 스미스의 책상에서 ‘무인양품’의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주장하는 미니멀리즘에 충실한 가구에서는 만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사람들이 말하는 ‘작고 단정한’, ‘정리가 잘 된’이라는 기준은 구경꾼의 기준일 뿐 실제 책상을 쓰는 주인의 시각에서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폴 스미스 역시 “사무실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세상에 이런 카오스가 어디 있냐고 말하지만, 내게는 더없는 질서가 잡힌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책상을 ‘카오스’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 책상과 상관없는 외부인일 따름이다. 정작 책상을 사용하는 폴 스미스에게는 ‘더없는 질서’가 있는 책상인 것이다. ---「책상」중에서

목수인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스 라운지 체어 사용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성실히 산 남자가 명품 의자를 쓰는 것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치라고 보기 어렵다. 호화 의자 논란이 일 때 SNS를 통해 퍼진 사진은 그가 임스 라운지 체어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유력한 정치인이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독서하고, 사색하고, 휴식하는 의자에 조금 돈을 들였다는 것은 사치라기보다 기능과 효율성을 고려한 럭셔리로 보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는 “1000만 원짜리 의자를 쓰면서 7000원짜리 이발소에 다닌다고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는 비난도 있었다. 나는 1000만 원짜리 의자를 쓰고 7000원짜리 이발소에 다니는 것이 현명한 삶이라고 믿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에게 별다른 감정이 없다가 ‘1000만 원짜리 의자, 7000원짜리 이발소’라는 글을 보고 호감을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생활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의자」중에서

오랜 고통의 경험을 통해 여성들은 깨닫게 된 것이다. 영화와 음악, 공연처럼 확장된 ‘책’이 자유와 독립을 가진 온전한 인간이 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임을. 이제 책 읽는 여성, 정확히 말하자면 책‘도’ 읽는 여성들이(책‘만’ 읽는 남성들이 세상을 얼마나 망가뜨렸던가!) 세상의 구원이 될 것이다. 성찰적 독서법을 가진 여성들이 세상의 신음을 멈추게 하고, 병을 고칠 것이다. 21세기의 시험을 우리의 영혼이 통과하게 할 것이다. ---「여성의 서재」중에서

나는 도서관 서고에 서면 종종 아득한 현기증을 느낀다. ‘한국십진분류법(KDC)’에 따른 정연한 분류, 오와 열을 맞춘 책상들, 방문객의 동선에 맞춰 적절히 자리 잡은 검색용 컴퓨터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은 내게 혼란의 공간에 가깝다. 도서관에 가지런히 정렬된 기억들은 내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내가 겪고 다치고 아파하는 일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깨닫는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이 아님을, 오랫동안 이어온 반복의 중첩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각하게 한다. 나 이전의 많은 이가 겪은 일들을 반복해 겪고 있는, 같은 경험을 따라가고 있는 나는 내 소망과 달리 ‘유아독존’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설적으로 말해준다. 도서관은 내게 누군가의 말과 삶을 ‘인용’ 하지 말라고 강요한다. 희석된 삶이 붙잡을 얇은 밧줄마저 끊어져버린다. 쓰인 모든 것이 쓰여야 할 모든 것인 책들 속에서 나는 길을 잃는다.

---「공공의 서재」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책에 담아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스릴러, 스웨터, 관성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목수, 연장 대신 책을 들다

『아무튼, 서재』는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글을 쓴 김윤관의 직업은 목수다. 주로 서재 가구를 만드는 그는 2014년에 [조선 클래식 part 01-남자의 서재]라는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서재’에 있어서만큼은 나름의 소신과 철학이 분명한 작가가 자신만의 연장으로(언어로) 만든(쓴) 서재라는 공간은 그만큼 흥미롭다.

당시 그는 전시를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최종의 가구는 ‘8할의 미덕’을 갖춘 가구다. 11이나 15의 넘침도, 10이나 9의 꽉참도, 7이나 6의 부족함도 아닌, 그저 8할 정도의 자족함을 가진 가구다. 빔(虛)과 과잉의 경계에서 스스로 가장 온전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자리 잡은 형태, 그 형태를 잡아주는 단단한 수공(手工)의 신뢰를 추구한다. 목수인 내게는 장식에 대한 생래적인 거부감이 있다. 내가 만드는 가구에는 미적, 기능적 장식이 최소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김윤관의 신념은 그가 쓴 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윤관의 글은 자신이 만드는 가구와 똑 닮았다. 묵직하지만 소박하고, 유려하면서도 직관적이다. 어떤 장식이나 군더더기도 없다.

당신의 작은 세계, 서재에 관한 박물지

‘목수가 쓴 서재 이야기’라고 하면 가구 소개나 인테리어 정보 같은 실용적인 내용이 담겨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총 아홉 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에는 작가의 삶에서 우러나온 경험과 철학적인 사유들로 가득하다. 전반부는 책장, 책상, 의자, 책 등 서재를 이루는 여러 요소에 관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책장과 책상을 짤 때는 어떤 수종이 좋은지, 크기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에 대한 실제적인 조언과 함께 개인의 취향이나 사치와 럭셔리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같은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질문거리를 던진다.

후반부에는 도서관이나 조선시대 사랑방 같은 특별한 ‘서재’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새겨진 ‘세월’이라는 한글 이야기로 시작하는 ‘공공의 서재’에서는 보르헤스와 망구엘의 일화를 예로 들며 기억과 망각 그리고 시간에 대한 저자만의 고유한 사유를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또한 ‘여성의 서재’에서는 네덜란드 화가 피터 얀센스 엘링가의 그림과 수전 손택, 메릴린 먼로의 사진을 보며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책 읽기를 사회학적인 맥락에서 읽어낸다.

서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작가가 강조하는 바는 명확하다. 당신만의 서재를 가지라는 것. 그것이 바로 “당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거라는 것. 목수 김윤관이 들려주는 서재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명창정궤明窓淨?, ‘햇빛이 잘 비치는 창 아래 놓여 있는’ 자기만의 정갈한 책상 하나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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