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청년패스
아무튼, 새벽
나는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새벽을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박수영
제철소 2026.05.08.
가격
12,000
10 10,800
크레마머니 최대혜택가?
9,300원
YES포인트?
6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카드뉴스로 보는 책

카드뉴스0
카드뉴스1
카드뉴스2
카드뉴스3
카드뉴스4
카드뉴스5
카드뉴스6
카드뉴스7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00:01 AM
물려받은 새벽
젖은 일기장
다 함께 새벽
오사카의 새벽
새벽의 도움
새벽을 훔쳐 간 고양이
+ 토라의 변
네 번째 에피소드
새벽 비용
누구의 것도 아닌 새벽
04:30 AM

저자 소개 1

낮에 자는 사람. 모두가 잠든 새벽에 깨어 있는 존재는 유령이 된다고 믿는다. 친언니와 함께 『자매일기』를 썼다.

박수영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수상내역 및 미디어 추천 분류
카테고리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60g | 110*178*11mm
ISBN13
9791188343942

책 속으로

좋아하는 게 약점이라면 싫어하는 것은 권력이었다.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해서 놀림받은 경험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싫어하는 걸 말하기는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다. 이를테면 품이 넉넉한 옷을 좋아한다는 걸 몸에 붙는 스타일의 옷을 싫어한다는 표현으로 바꾸어 말하는 식이다. 나는 부정적 기운을 연료로 삼은 열차가 절대로 빼놓고 출발할 수 없는 귀한 승객이었다.
--- p.8

왜 새벽만 되면 잠이 달아나는 걸까. 왜 밤만 되면 영화가 보고 싶은 걸까. 오래 궁리한 끝에 내가 새벽을 물려받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게 새벽을 물려준 건 아빠였다.
--- p.17

새벽이 찾아오면 나는 일기장을 펼치고 앉아 야금야금 장래 희망을 꺼냈다. 잠든 사람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 걸까. 내가 이렇게 대놓고 꿈을 꾸는데 아무도 모르다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과감해졌다.
--- p.24

새벽은 익숙한 곳에서만 귀한 시간인 걸까. 집에선 새벽이 끝나가는 게 늘 아쉽기만 했는데. 물론 그건 새벽이 좋아서이기도 했지만 아침을 기다릴 이유가 없어서이기도 했다. 아침이 온들 오늘도 가난하기밖에 더 하겠나, 빚밖에 더 늘겠나, 그런 생각만 했으니까. 그랬던 내가 오사카의 퀴퀴한 숙소에 누워 아침이 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니. 여행용 가난이 오사카까지 따라온 게 분명했다.
--- p.53

새벽은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게 귀한 시간이다. 조용할 뿐 아니라 아침도 저녁도 될 수 있기 때문에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다면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 p.68

내 안에 넘쳐나는 사랑을 독차지한 건 토라였다. 나는 토라의 엄마가 되기에 적합한 동물이었다. 토라에게는 나의 엉성한 도전과 실패의 경험이 영향을 주지 않을 테니까. 게다가 토라는 이미 토라 자체로 이 세계의 밝은 부분이어서 내가 긍정적인 면을 애써 알려줄 필요도 없었다. 토라에게 필요한 게 사랑이라면 그것 하나만큼은 지치지 않고 퍼줄 자신이 있었다. 이건 인간 사이의 복잡한 사랑과는 전혀 다른 무결하고 순전한 사랑이었다.
--- pp.84-85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를테면 후디의 입 주변으로 흘러 길게 늘어진 침과 엉겨 붙은 털이 아닌 온몸이 까만 털로 뒤덮인 ‘흔치 않은’ 고양이의 ‘색깔’을 본다. 아픈 고양이를 돌보느라 전전긍긍하는 이의 표정이 아니라 하는 일 없이 대낮에 길에 나와 앉아 있는 ‘한심한’ 인간을 본다.
--- p.98

후디를 구조한 뒤에도 새벽이 되면 바깥으로 나갔다. 화단 안쪽이나 건물 틈새에 설치해둔 급식소를 들키지 않으려면 새벽의 도움이 절실했다.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곳의 유일한 단점은 들고 나는 모습이 오히려 눈에 잘 띈다는 것이라 인적이 없는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그런데 만일 그 앞에서 누군가 담배를 태우거나 전화 통화라도 하고 있다면 그날의 계획은 실수로 건드린 도미노처럼 몽땅 쓰러져버린다. 그러니까 새벽 순찰은 도미노 블록을 일일이 본드로 붙이는 작업인 셈이다. 후디가 가르쳐준 다소 번거롭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 새벽을 이용하는 것.
--- pp.99-100

사는 방식이 바뀌고 보는 세상이 달라지면서 두 가지 해결책은 내게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남성의 위협을 남성으로 메우는 것이야말로 미봉책이었다. 누구의 도움 없이 새벽을 자유롭게 활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분사력 좋은 캡사이신 스프레이를 사고 현관문에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면 되는 걸까. 하지만 급식소를 정비 중인 내게 다가와 “아가씨 혼자 이 시간에 다니는 건 위험해”라고 말하는 경비 아저씨의 걱정이 위협으로 느껴진다고 해서 그의 얼굴에 캡사이신 스프레이를 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가끔은 호신용품이 내가 이 새벽의 영원한 약자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증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원했다.
--- p.117

새벽인데도 기온은 떨어질 기미가 없고 습한 기운까지 가득 차서 두 걸음만 걸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였다. 그런 날이면 더 많은 쓰레기가 길 위에 버려지는 것 같다. 카페 앞에 버려진 일회용 커피 컵 안에는 대부분 얼음이 녹아 탁해진 물과 담배꽁초, 휴지 같은 것들이 섞여 있었다. 사람들은 컵들이 모여 있는 벤치를 쓰레기통으로 인식했고 환경공무관은 새벽마다 쓰레기통을 벤치로 되돌려놓기 위해 그 속에 든 오물들을 일일이 건져냈다. 바닥을 더럽히는 사람들은 바닥 닦는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건 웨딩홀에서 배운 뼈아픈 진실이었다. 자신이 버린 커피 컵이 누군가의 새벽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알 리 없었다.

--- p.129

출판사 리뷰

아무튼 시리즈 여든두 번째 책, 『자매일기』 작가 박수영의 첫 단독 에세이
‘나’에서 ‘우리’로 확장되는 고요하지만 치열한 시간, 새벽에 관한 기록

『살리는 일』의 작가 박소영과 함께 쓴 『자매일기』를 통해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나가는 삶을 담담하지만 아름답게 보여준 박수영의 첫 단독 에세이. 그가 오랫동안 사랑해온 ‘새벽’이라는 세계를 책 한 권에 담았다.

스스로를 “낮에 자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그에게 새벽은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은 시간이다. 새벽만 되면 눈이 말똥말똥해지던 아기였고, 학창 시절에는 밥먹듯이 지각을 하면서도 새벽에 영화 보고 일기 쓰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쉽게 말할 수 없었던 시절, 새벽은 비로소 그것들을 마음 밖으로 꺼내어 놓을 수 있는 비밀의 시간이었다.

배우를 꿈꾸며 보낸 이십대, 단편영화를 만들던 날들, 언니와 떠난 오사카 여행, 아빠를 보며 느끼는 복잡한 감정까지, 이 책은 새벽이라는 시간을 축으로 저자의 삶을 차근차근 펼쳐 보인다. 그러다 우연히 아기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되면서 그의 새벽은 조용한 변화를 맞는다. “잠들고 싶지 않은 시간이 잠들 수 없는 시간으로” 바뀌어가던 어느 날 새벽, 그는 처음으로 자신 바깥의 존재들을 돌보기 시작한다. 동네 길고양이들의 급식소를 챙기고, 아픈 고양이 후디 곁을 지키고, 새벽 배송 기사와 환경공무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아무튼, 새벽』은 그 고요하지만 치열한 시간과 변화에 관한 기록이다.

책은 나아가 새벽을 누구나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다다른다. 새벽길을 혼자 걷는 여성이 마주해야 하는 위협들, 극한의 날씨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노동자들, 새벽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나의 새벽’이 얼마나 많은 이의 희생 위에서 가능했는지를 천천히 깨달아간다. “나의 새벽 키워드가 ‘나’에서 ‘우리’로 바뀌면서 깨달았다. 내가 새벽마다 책상 앞에 앉아 일기를 쓸 수 있었던 건 그 자체로 엄청난 행운이자 특권이었다는 사실을.” 자기 연민을 뺀 담백하고 솔직한 사유와 문장 덕분에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는 어느 순간 더 넓은 세계와 맞닿는다.

‘아무튼’이라는 부사를 자신이 좋아하는 것 앞에 차마 붙이지 못하던 이가 결국 ‘새벽’ 앞에 그 말을 놓는 과정을 그린 『아무튼, 새벽』은 새벽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아직 당당히 말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작지만 묵직한 위로다.

리뷰/한줄평3

리뷰

8.0 리뷰 총점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채널예스 기사1

  • [큐레이션] 우연과 제약 | 예스24
    [큐레이션] 우연과 제약 | 예스24
    2026.06.24.
    기사 이동
10,800
1 1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