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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말

박완서의 말

: 소박한 개인주의자의 인터뷰

[ 양장 ] 말에 지성이 실린 책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18건 | 판매지수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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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말 (큰글자도서)
[도서] 박완서의 말 (큰글자도서)
박완서 저 마음산책
0% 25,000
박완서의 말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430g | 145*210*25mm
ISBN13 9788960905399
ISBN10 8960905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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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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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다시 살아 있는 날
극복될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하여
저문 날을 건너오는 소설
그 가을의 하루 동안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상처 속에 박혀 있는 말뚝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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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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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가 하면 날카롭고 까다로운가 하면 따뜻하며 평범한가 하면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작가”라고, 어머니를 표현한 인터뷰어인 고정희 시인의 말입니다. 딸인 저에게도 어머니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넘나들 수 없는 거리감으로 어머니가 멀게 느껴졌습니다. 때로는 차갑게 느껴졌던 그 거리감이 어머니만의 개인주의였다는 깨달음이 오면서 오히려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7~8쪽, 「들어가며」

한마디로 사람에겐 감정적 독립이 가장 어려운 게 아닌가하는 것이 내가 지난해 불행을 겪고 난 뒤의 생각입니다. 흔히들 사람이 혼자 서기 위해서는 경제적 독립이 우선이라 하고 또 경제적 독립과 감정적 독립이 병행돼야 한다고들 말하지요. 나도 그러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된 거지요. 물론 소설가가 돼서 처음으로 내 능력이 돈으로 환산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내놓는 책보다 세칭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20판에서 30판 꾸준하게 팔리고 있어 결코 적은 수입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그런데 의외로 내가 감정적으로 독립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것이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야 깨달은 점이다. 이런 내 심사를 헤아린 탓인지 사위들은 아들 못지않게 잘해주는 편이고 딸들도 함께 살자 극성이지만, 그럴 수는 없다하는 데에는 내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20~21쪽

나는 사실 ‘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합니다. 1975년에 일지사에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라는 첫 창작집을 간행한 이후 스무 권에 가까운 작품집을 냈으니까 평균 1년에 한 권꼴로 작품을 써온 셈인데, 솔직히 말해서 나에게는 축적된 에너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습작을 많이 한 것도 전혀 아니고 그렇다고 남다른 파란만장한 체험을 가졌다고 할 수도 없어요. 내 식구들마저 『나목』이 당선되기까지는 글을 쓰는지조차 몰랐으니까요. 단지 어려서부터 남의 작품을 읽는 것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삼았고, 독서하는 버릇은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반드시 자기 전에 책을 읽다 잠들곤 해요. 작품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작가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소설에서의 자기 안목은 독서에서 얻은 것이고, 체험이 작품의 밑받침이 되고, 그리고 원고지 위에 쓰기까지 충분한 구상이 내 소설 쓰는 태도의 전부이지요.
-28쪽

내가 여자인 만큼 학력의 고하나 신분을 막론하고 여자가 당하는 불평등과 모순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지요. 단지 문제의식에 너무 사로잡힌 나머지 소설적 재미를 잃어버리는 것을 경계해왔다고 할까요. 그중에서도 『살아 있는 날의 시작』은 여성 문제를 인식하고 쓴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론으로 무장한 것은 아니고 체험으로 썼다고 할까요. 지금까지도 나는 이성에 봉사하는 일은 잘 안 되고 있어요. 그냥 살다 보면 문학이란 게 본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본질적으로 억압받는다든가 서러운 계층, 그늘에 가려진 층에 대한 애정을 쏟게 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내 경우 결혼 생활에서 상당한 대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당하게 되는 경험 이전의 문제의식이 없을 수 없지요. 남자들이 여성 문제를 건드릴 때에는 여성을 자꾸 대상화하게 돼요. 그러나 여성은 체험만으로도 여성 문제를 잘 쓸 수 있다고 봐요.
-36~37쪽

사람들이 저를 페미니즘 소설가로 불러주는 것을 어쩔 수는 없지요. 그러나 앞으로 꼭 페미니즘과 관련된 문제만을 다룰 생각은 없어요. 사실 제게는 지금까지 여성 문제 이외의 것을 다룬 경우가 더 많기도 하고요. 그렇긴 하지만 여성 문제를 소설화하는 일은 제게 중요하고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원래 뭔가 쓰고 싶은 열정과 힘이 솟아올라야만 작품을 쓰게 되는데, 그 쓰고 싶은 열정과 힘을 솟아오르게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에요. 이를테면 사회적으로 부당한 여건이나 운명의 장난과 같은 것에 의해서 참 억울하고 서러운 일이 생겼을 경우, 이게 아니다 싶은 일들이 눈앞에 보일 경우 그것을 증거하고 싶다는 마음이 속에서 끓어오르게 되고, 그와 같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때 저는 글을 쓰게 됩니다. 여성 문제 역시 제게는 그 부당함과 억울함을 고발하고 증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젯거리로 와닿았고, 더욱이나 제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이 문제를 보다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했지요.
-48쪽

처음에 문학에 대해 매혹된 것은, 이런 데 밝히기는 뭣하지만 통속소설에 의해서였죠. 김내성의 무슨 소설이 좋았다는 말도 많이 털어놓지 않습니까? 누구라 해도 여러분이알 수도 없는 일본 통속 작가들의 작품이었죠. 소년·소녀 소설, 그러다 연애소설로 옮겨 가고. 우리가 좋아했던 일본 작가들 중에 요새 사람이 알 만한 사람은 아마 아꾸다가와 정도죠. 단편을 아주 깔끔하게 쓰고, 우리나라 작가로 치면 이상(李箱)하고 비슷하지 않았나 싶어요. 장편은 별로 본 게 없는데, 사람의 병적인 이상심리 같은 것을 주로 그렸어요. 아꾸다가와한테 반한 것도 후기죠. 처음에야 뭐, 누구라 해도 여러분이 모르는 작가들, 달콤하고 일본적인 독특한 걸 쓰는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읽었죠. 연애소설 같은 거. 그러다가 일제시대 때도 많이 번역되었던 게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그리고 요새는 덜 읽는 것 같은데 지금은 뚜르게네프라고 하나, 그때는 일본 말로 쓰르게네프라고 했는데 그 사람 것도 많이 읽었어요. 서사시 같은 것도.
-72~73쪽

해방 후 몇 년 동안의 여러 가지 경험들, 때론 인간 이하의 모욕도 받게 되고, 요새로선 상상도 못할 어떤 빈궁의 밑바닥에 떨어져보기도 하고, 또는 너무나 견딜 수 없는 인간관계에 휩쓸린다든가 하면서 인간의 밑바닥 생활도 해보았어요. 그러다가 가령 너무 견딜 수 없는 사람을 만났다고 쳐요. 인간적인 모욕을 받았을 때 그걸 견딜 수 있게 해준 것도 언젠가는 당신 같은 사람을 한번 그려보겠다 하는 복수심 같은 거죠. 그것이 기질이 아니었나 싶어요. 돈 꾸러 가서 안 꿔주면 나중에 부자가 돼서 보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되고, 또 그것이 부자가 되게 하는 한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킬 수 없는 궁지에 몰렸을 때도, 거기서 구원이 됐던 건 내가 언젠가는 저런 인간을 소설로 한번 써야지 하는, 학교 다닐 때의 단순한 문학 애호가로서의 그것과는 다른 어떤 생각이었어요.
-84쪽

며칠 전에 피천득 선생하고 점심을 했는데, 그분도 가톨릭 영세를 받으셨다고 해서 “어떻게 하셨어요?” 하니까 아름다워서 했다고 하셨는데 그게 되레 좋더라구요. 아름다워서 사랑하는 게 당연하다는 거죠. 어떤 여자를 사랑하는데 그 여자가 아름다워서 사랑했다는 게 맞지 그 여자가 진리이기 때문에 사랑한 건 아니잖아요. 내가 어떻게 편안한지 모르겠어요. 너무 억압하는 건 진리가 아닌 것 같애요.
-116쪽

내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으면 소설을 결코 쓰지 않겠죠.
-119쪽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소박한 개인주의자의 생각
억압도 이념도 없는 공정한 세계

“저는 이념이 먼저인 작가는 아닙니다. 억지로 무슨 주의를 붙이자면 난 그냥 자유민주주의자예요. 개인주의자구, 그냥 소박한 민주주의 개념 있잖습니까? 자기가 이 사회에 필요한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면 항상 떳떳할 필요가 있고, 자기 일을 남에게 존중받고 싶고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것만큼 남에게 대접하는 게 옳고, 남에게 당하기 싫으면 남한테 그러지 않는다든가 하는 아주 기본적인 개념 있잖아요. (…) 어떻게 보면 난 좋은 의미의 개인주의자라고 생각해요. 내가 중하니까 남도 중한 거지, 전체를 위해서 나 개인을 희생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런 소박한 민주주의 개념이 남자와 여자 사이라고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도의 생각밖에 전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억압하는 사회가 싫은 거죠. 남자가 여자를 억압하는 사회도 싫고, 여자가 남자를 억압하는 사회도 싫어요.”
-89~90쪽

박완서가 지나온 세월은 상식보다 극단이 앞서고, 삶보다 이념이 앞서고, 개인보다 집단의 체험이 앞섰지만 그런 속에서 그를 지킨 건 오히려 “누구의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함”(「들어가며」)이었다. 그 가치는 그의 작품과 말 속에서 지금껏 영롱한 모습으로 살아 있다. 그는 누구나 알고 지킬 수 있는 수준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일상에서 실천했다. 그는 스스로를 “개인주의자”라고 일컫지만 이내 “내가 중하니까 남도 중한 거지”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관대하고 이기적인 고립에 이르는 개인주의가 아니라, 이타주의며 공생에 가까운 개인주의를 말한다.
『박완서의 말』은 공공의 인물이 되기 전에도 후에도 자유로운 개인이었던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그가 평생 일관되게 지켜온 공정함이 글쓰기와 일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알려줄 기억과 경험이 담겼다. 그의 문학적 지론은 물론이고 신여성이기를 바란 어머니에게 이끌려 하게 된 서울 생활, 전쟁 때문에 멈춘 대학 생활, 여자와 어머니 사이의 모순, 개인적 삶과 문학적 삶 사이의 곤혹, TV 드라마의 원작자로서 난처했던 에피소드, 그리고 소박한 일상의 관조 등 그의 삶을 채우는 크고 작고 섬세한 일들이 한 편 한 편 이야기처럼 흘러나온다. 그는 평소 교훈이나 설교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날렵한 질문들 사이에서 그가 한 광주리에 담아내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은 때론 단단한 인문학자의 선문답처럼, 때론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솔깃해 주변을 다른 눈으로 둘러보게 만든다.

“경험이 누적돼서 그것이 속에서 웅성거려야 해요. 지금 내 나이가 예순다섯인데 어떤 때는 한 500년은 산 것 같아요. (…) 내가 유리창이란 것을 처음 본 게 여덟 살 때였어요. 봉창, 뚝배기, 막사기그릇, 호롱불 이런 거도 보고 누에 길러서 명주도 짜고……. 우리 동네에서 나서 우리 동네에서 시집가서 거기서 돌아간 우리 할머니에 비하면 소도시에 나와서 네모난 집을 보고 기차 타고 서울에 오고 중일전쟁, 2차 대전, 가난, 쌀 배급, 해방, 6·25. 나를 스쳐 간 문화의 부피를 생각할 때 500년은 된 것 같아요. 우리 할머니에 비하면 엄청난 체험 부피가 자꾸 울궈먹고 싶게 하거든요.”
-143~144쪽

문학과 생활을 오가는 박완서의 언어
엄청난 부피의 체험을 지나온 개인의 증언

“저도 카톨릭이 좋은데 고해성사는 참 싫어요. 아무리 하기 싫어도 1년에 두 차례 부활절과 성탄절에는 해야 하잖아요? 한번은 동화 쓰시는 정채봉 씨에게 말했어요. 나는 고해성사 때문에 언젠가 카톨릭에 대해 냉담해지고 말 것이라구요. 그게 왜 의무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억지로 만들어갖고 ‘죄를 지었습니다’ 하고 말해야 하나요? 정채봉 씨에게 그런 말을 막 했더니, 웃으면서 피천득 선생님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선생님께서는 성당에서 나눠준 성사표(부활절과 성탄절에 고해성사를 하고 나서 확인받는 표)를 그냥 통 속에 집어넣어버린다면서요? 한번은 그러시다가 신부님께 들키기까지 하셨다면서요?(웃음)”
-180쪽

박완서는 문학의 언어와 생활의 언어가 다르지 않은 작가였다.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하나의 말로 문학과 삶을 함께 품었다. 그가 다루는 소재도 마찬가지였다. 일상의 어떤 소박한 일도 그의 입과 펜을 통하면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 단단한 뼈를 지니고 있었다. 이 책의 인터뷰어 중 한 사람인 시인 고정희는 그를 “편안한가 하면 날카롭고 까다로운가 하면 따뜻하며 평범한가 하면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작가”라고 말했다.
『박완서의 말』은 젠체하지 않고 진솔하고 담박한 소설가 박완서의 말맛을 넉넉히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아는 것을 넘어서거나 기교를 부리지 않고도 사람을 끌고 납득시키는 그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문학과 일상,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그리고 “엄청난 부피의 체험”을 강요한 역사 속에서 개인으로 떳떳하게 살 수 있었던 그의 내압을 확인할 수 있다. 『박완서의 말』은 그 생동감을 살리고자 현재의 표기법과 어법에 어긋나도 그의 말을 그대로 실었다.

“내가 여자인 만큼 학력의 고하나 신분을 막론하고 여자가 당하는 불평등과 모순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지요. 단지 문제의식에 너무 사로잡힌 나머지 소설적 재미를 잃어버리는 것을 경계해왔다고 할까요. 그중에서도 『살아 있는 날의 시작』은 여성 문제를 인식하고 쓴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론으로 무장한 것은 아니고 체험으로 썼다고 할까요. 지금까지도 나는 이성에 봉사하는 일은 잘 안 되고 있어요. 그냥 살다 보면 문학이란 게 본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본질적으로 억압받는다든가 서러운 계층, 그늘에 가려진 층에 대한 애정을 쏟게 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내 경우 결혼 생활에서 상당한 대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당하게 되는 경험 이전의 문제의식이 없을 수 없지요. 남자들이 여성 문제를 건드릴 때에는 여성을 자꾸 대상화하게 돼요. 그러나 여성은 체험만으로도 여성 문제를 잘 쓸 수 있다고 봐요.”
-36~37쪽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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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좋아하는 어른의 말씀 [박완서의 말]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안* | 2023.01.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독서토론 모임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책나눔 행사가 있었습니다.각자 집에 있는 책 중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책을 한 권 이상 가져와서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해 원하는 책을 가져가는 행사였어요.저는 행운의 1번 제비를 뽑아서 첫번째로 책을 선택할 수 있었고, 모임에서 가장 연장자 선생님께서 가져오신 이 책을 골랐습니다.모임을 마치고 돌아와 올해 첫 책으로 [박완서의 말]을 천천;
리뷰제목
독서토론 모임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책나눔 행사가 있었습니다.
각자 집에 있는 책 중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책을 한 권 이상 가져와서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해 원하는 책을 가져가는 행사였어요.
저는 행운의 1번 제비를 뽑아서 첫번째로 책을 선택할 수 있었고, 모임에서 가장 연장자 선생님께서 가져오신 이 책을 골랐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돌아와 올해 첫 책으로 [박완서의 말]을 천천히 읽었습니다.
이 책에는 박완서 선생님의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총 일곱 개의 인터뷰가 실려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인터뷰는 뭔가 좀 옛스러운 느낌이 많이 들어서 크게 와닿지않고 오히려 좀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1997년 문학평론가 권영민과의 인터뷰인 "상처 속에 박혀 있는 말뚝"과 1998년 피천득 선생님과의 대담인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상처 속에 박혀있는 말뚝"은 박완서 선생님의 삶과 작품세계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인터뷰였고, 피천득 선생님과의 대담은 원래 좋아했던 거장 작가 두 분의 잔잔하고 소박한 이야기들이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올해도 열독! 숙고! 공감! 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책갈피☆
39. 진정한 해방의 세계란 과학도 지식도 이론도 아니고 '사랑의 힘'이라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42. 말하자면 어머니가 딸에게 건 최고의 기대인 신여성은 당시로선 가장 팔자 사나운 여자들이었지요. 그러면서도 딸이 팔자 사나울까 봐 두려워했던 어머니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우습고 슬프게 느껴져요.

43. 그런데 가정을 가진 여자가 일을 갖기 위해서 딴 여자를 하나 희생시켜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느낌은 매우 낭패스러운 것이었어요. 결국 나는 나의 일이 희생당하지 않기 위해 여자는 뭐니 뭐니 해도 가정을 잘 지키고 아이 잘 기르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쪽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 말았어요.

67. 저는 중산층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저계층이라고 봐요. 다만 이런 말을 하는 데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중산층의 허위의식, 안이한 태도, 속물근성, 기회주의적 속성 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중략)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중산층적 삶이 어떻게 확립되어야 하는가가 아주 중요하다고 봐요.

89. 자기가 이 사회에 필요한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면 항상 떳떳할 필요가 있고, 자기 일을 남에게 존중받고 싶고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것만큼 남에게 대접하는 게 옳고, 남에게 당하기 싫으면 남한테 그러지 않는다든가 하는 아주 기본적인 개념 있잖아요.

119. 아주 재미있고 특이한 소재를 갖고 썼는데, 그런데도 글의 문법이 안 돼 있었어요. 그건 문장이 참신하다는 것과는 다른데, 그런 건 참 아깝더라구요 바르게 말하기, 그런 기초는 글 쓴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아요. 알아듣기 쉽게 말한다는 게 참 힘들어요.

128-130.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괴테의 말로 더 유명해져 있기는 하지만 그녀의 말은 더욱 큰 실감으로 다가온다. 자기 몸속에서 귀한 생명을 다섯이나 창조해내고, 먹은 음식을 핏속에서 삭여 고인 젖을 물려보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올망졸망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생명들을 건사하고 돌본 여서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144. 보통 겪으면서 안게 되는 상처를 묻어두고, 행복한 척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어요. 남하고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도 있구요. 내 생각을 전달해서 남에게 공감을 얻어내고 싶은 것도 있지요.

165. 독재 치하에 민주화 투쟁이 활발히 일어나는 것처럼. 지금 여성들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성적 편견에 대해 저항하는 건 이해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 방법이 좀 투박해 보일지라도요.

174. 피천득 그래요. 만난 지 오래되었어요. 글로도 만나고 사람으로도 만나고, 박 선생님과 나는 언제나 만나고 있지요.

188. 피천득 ..., 아무튼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게 제일 안 좋아요. 그래서 서영이가 온다고 하면 반가우면서도 곧 다시 떠날 것을 생각하면 겁나고 아프고 싫어요. 안 만나면 그리웁지만 이별하는 아픔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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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221006-4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9****5 | 2022.10.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박완서의 말 리뷰입니다.  마음산책 출판사의 <~말> 시리즈가 좋아서 눈여겨 보던 차에, 평소 좋아하는 작가인 박완서 편이 나와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다른 책들과 동일하게 인터뷰 형식의 대화이고, 당연하게도 소설과 그 외적인 부분들을 포함한 자연스러움이 뭍어나는 내용들이라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시리즈들도 기대가 됩니다. ;
리뷰제목

박완서의 말 리뷰입니다.  마음산책 출판사의 <~말> 시리즈가 좋아서 눈여겨 보던 차에, 평소 좋아하는 작가인 박완서 편이 나와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다른 책들과 동일하게 인터뷰 형식의 대화이고, 당연하게도 소설과 그 외적인 부분들을 포함한 자연스러움이 뭍어나는 내용들이라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시리즈들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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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말-박완서]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행***자 | 2022.04.2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새삼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적적하기도 하였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었고, 여전히 변함없는 선생님의 글은 따뜻했다.  그런데 너무 오래전의 인터뷰 자료여서 그런지, 너무 올드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인터뷰어의 질문은 마치 옛날티비를 보듯 그 옛날의 서울 사투리나 억양이 들리는듯 하였고, 질문의 내용도 너무 생뚱맞았다;
리뷰제목

새삼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적적하기도 하였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었고, 여전히 변함없는 선생님의 글은 따뜻했다. 

그런데 너무 오래전의 인터뷰 자료여서 그런지, 너무 올드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인터뷰어의 질문은 마치 옛날티비를 보듯 그 옛날의 서울 사투리나 억양이 들리는듯 하였고, 질문의 내용도 너무 생뚱맞았다. 

선생님의 대답역시...그때는 또 그게 좋았었을지도 몰랐었는데, 지금 보니...그냥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오래된 내용과 이야기라서, 단지 읽지 않았던 내용을 더 확인했다는 것 외에는 큰 수확은 없었던 것 같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몰라도, 뭔가를 읽고 싶은데...

이렇게 올드한 이야기는 아니였던 것 같다. 다른 이에게는 또 좋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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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8건) 한줄평 총점 9.8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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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 2022.04.12
구매 평점5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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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a*****7 | 2022.04.09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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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9****5 |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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