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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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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12g | 120*190*20mm
ISBN13 9791187980834
ISBN10 118798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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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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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에서 전보 한 통이 왔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 삼가 조의를 표함.’
이것만으론 알 수 없다. 아마 어제였을 것이다. --- p.5

나는 생각했다. 오늘도 여전히 길고 지루한 일요일이었고, 이제 엄마는 땅속에 묻혔으며, 나는 다시 일하러 갈 거고, 결국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고. --- p.37

뜨거운 햇볕이 내 뺨을 화끈거리게 했고, 눈썹 위로 땀방울이 맺히는 게 느껴졌다. 엄마를 땅에 묻던 날의 바로 그 햇볕이었다. 무엇보다 이마가 지끈거리며 아파왔고, 이마의 피부 밑에서 핏줄이란 핏줄이 다 펄떡펄떡 뛰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그 뜨거운 열기 때문에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그건 바보 같은 짓이며 한 걸음 움직여봤자 햇볕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 p.89

나는 손으로 권총을 꽉 그러쥐었다. 방아쇠가 당겨졌고, 권총 자루의 매끈한 배가 만져졌다. 그리하여 둔탁한 폭음과 함께 모든 게 시작되었다. 나는 땀과 태양을 흔들어 털어냈다. 한낮의 균형과 내가 행복을 느끼던 그 해변의 예외적인 침묵을 내 손으로 파괴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꼼짝하지 않는 그 육신을 향해 네 발을 더 쏘았고, 총알은 보이지 않게 몸속에 깊숙이 박혔다. 그건 마치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같았다. --- p.90

하루하루가 얼마나 길고, 동시에 얼마나 짧을 수 있는지 그전엔 이해하지 못했다. 하루하루도 살아가기에 긴 날들이건만, 그날들이 어찌나 길게 늘어나기까지 하는지 결국 넘치도록 쌓이게 되고, 마침내 이름마저 잃게 되었다. 이제 내게는 어제나 내일이라는 단어만 의미가 있을 뿐이었다. --- p.117

잠든 여름밤의 경이로운 평화가 밀물처럼 내 안으로 몰려들었다. 그 순간, 밤의 경계선에서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이제는 나와 영원토록 상관없게 된 세상을 향해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처음으로 엄마 생각을 했다. 왜 엄마가 삶의 막바지에 ‘약혼자’를 갖게 되었는지, 왜 ‘다시 시작하는 놀이’를 했는지 이해할 것 같았다. 그곳, 생명이 꺼져가는 그곳 양로원 주변에서도 저녁은 역시 우수 어린 휴식 같았다. 그처럼 죽음 가까이에 있었으면서도 엄마는 마침내 거기서 해방되어 다시 살아갈 준비가 되었던 게 분명하다. 그러니 엄마의 죽음을 두고 울 권리는 아무도 없다. 아무도. --- p.179~180

그의 반항은 오로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세상의 부드러운 무심함을 향해 마음을 열고” 있으며, 세계를 자신의 “형제”로 느끼면서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끼는 뫼르소. 누가 그를 판단하고 기소하고 심판하는가. 누가 그를 이해한다고 말하는가. 뫼르소는 자유인이다. 그리고 알베르 카뮈의『이방인』은 부조리와 반항을 통해 삶의 자유를 향해 내딛는 첫 발걸음이다.
--- p.18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알제의 직장인인 뫼르소는 양로원에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고 장례식에 참석하러 간다. 어머니의 죽음에 무덤덤한 그의 태도에 양로원 사람들은 놀란다. 장례식 이튿날 그는 해변에서 옛 사무실 동료 마리를 만나 코미디 영화를 본 후 집으로 와서 같이 잔다. 어느 날 이웃인 레몽과 친구가 되는데, 변심한 아랍인 애인을 벌주려는 레몽의 음모에 뫼르소는 수동적으로 동참한다. 며칠 후 레몽, 마리와 함께 해변으로 놀러간 뫼르소는 레몽 애인의 아랍인 오빠와 마주친다. 팽팽한 대치 속에서 아랍인이 칼을 꺼냈고, 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빛에 눈이 먼 뫼르소는 자신도 모르게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구속되어 재판을 받게 된 뫼르소에게 쏟아진 질문은 아랍인 살해 경위가 아니라 어머니 장례식 때 보인 태도에 관한 것이다. 종교적, 도덕적 관례를 따르지 않은 뫼르소의 행동 하나하나가 논란이 되고, 마침내 뫼르소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감옥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동안 뫼르소는 극심한 공포를 느꼈지만 마침내 '세상의 부드러운 무심함'에 마음을 열고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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