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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

: 도시 생활자가 된 동식물의 진화 이야기

리뷰 총점9.0 리뷰 1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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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top20 1주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78g | 140*215*30mm
ISBN13 9788932319711
ISBN10 8932319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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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 도시로 입장합니다

1부. 도시에서 산다는 것
1. 생태계의 일류 엔지니어
2. 개미와 인간이 그렇게 다를까?
3. 도시 속의 섬들
4. 동식물학자가 도시에서 하는 일
5. 아주 전형적인 현대 도시민
6. 적응하도록 선택받은 자들

2부. 당신이 몰랐던 도시 자연의 비밀
7. 꼭 알려드리고 싶었던 사실
8. 실제로 그렇다
9.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10. 시골 쥐와 도시 쥐
11. 비둘기가 중금속에 대처하는 법
12. 화려한 불빛에 홀리다
13. 그런데 이게 정말 진화입니까?

3부. 도시에서의 조우
14. 특별한 접촉, 밀착 만남
15. 절대 멈출 수 없다
16. 도시의 소리
17. 섹스 앤 더 시티
18.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

4부. 도시로 온 다윈
19. 너와 나의 연결 고리
20. 다윈의 조언이 담긴 도시 설계 가이드라인

- 슈퍼 핵심종의 임무

- 추가 정보
- 감사의 말
- 참고 문헌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생태학과 진화, 생태계와 자연을 논할 때 우리는 인간이라는 요소를 고집스레 배제하고, 사라지는 서식지 중에서도 인간의 영향력이 아직 미미한 쪽에 초점을 맞추는 근시안적인 태도를 보인다. 마찬가지로 자연을 인간이 일으킨 해로운 영향으로부터 최대한 격리시켜 보호하려고 하는 것도 오히려 비자연적인 세상을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본문 14-15쪽)

이겨내야 할 과제와 살아남을 기회가 찾아오면 자연은 어떻게 반응할까? 진화한다. 가능성만 있다면 변화하고 적응한다. (본문 15쪽)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벗어난 곳에서는 전통적인 자연 보존 방식이(외래종 생물을 모조리 ‘잡초’와 ‘해충’으로 여기고 다 없애려고 하는 것) 오히려 미래에 인류를 지켜줄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본문 18쪽)

개미가 개미집을 만들듯이 호모사피엔스는 오늘날 맨해튼 곳곳을 돌아다니며 스스로에게 알맞은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훌륭한 생태계 엔지니어라면 모두 그렇듯, 이러한 행위는 다른 동식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개미동물처럼 ‘인간과 공생하는 동물’이 생겨나는 것이다. (본문 33쪽)

수많은 철학자, 생태학자, 환경보호론자 들이 자연과 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인지 정의하려고 이미 무수히 노력해왔으므로 나까지 의견을 덧붙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인간의 도시도 전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다른 생태계 엔지니어들이 각자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구조물과 전체적으로 동일하다고 본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본문 36쪽)

이제는 집까마귀의 서식지를 도시가 아닌 곳에서는 찾을 수가 없고 열대 지역 시내와 도심에서만 볼 수 있을 정도다. 생물철학자 톰 반 두렝(Thom Van Dooren)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새들에 한해서는 ‘자연환경’이 곧 우리 인간이다.” (본문 54쪽)

도시가 점차 확장될수록 경작지가 야금야금 줄어드는 상황에서 농경지는 한 뼘도 노는 곳이 없도록 농업 생산량을 최대한 쥐어짜듯 끌어올리는 실정이라 오히려 생물다양성이 보존될 만한 공간은 거의, 혹은 아예 사라졌다. 따라서 비옥하고 기하학적인 구조로 형성된 농촌보다 뒷마당과 녹화된 옥상, 오래된 돌벽, 풀과 잡초가 제멋대로 자란 하수 시설과 도심 공원 등이 마구 뒤엉킨 거대한 도시가 오히려 수많은 야생동물의 피난처가 되었다. (본문 72쪽)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의 성적 특징도 변한다는 것이다.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이 전 생애를 통틀어 성적 파트너로 만날 수 있었던 사람의 숫자는 손으로 꼽을 만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도시민들의 주변에는 성적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는 곧 파트너를 구하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져 성선택도 더욱 강도 높게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도시에 사는) 박새가 완벽한 짝짓기 상대로 인식하는 기준이 바뀐 것처럼, 인간의 성적인 신호와 취향이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본문 291쪽)

여러분이 매일 시내를 걷다가 마주치는 도시 생물들이 좀 더 각별하게 느껴지고, 더 관심이 가고, 자주 마주치는 존재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 내 목표다.
(본문 313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자연이란 무엇인가
“솔직히 말하면, 나는 도시를 은근히 좋아한다.“


저자는 자연을 사랑하는 생물학자이다. 생물학자에게 도심은 연구를 하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다. ‘도시는 필요악이며, 진정한 생물학자라면 도시에서는 가급적 오래 머물지 않는 게 좋다’는 일종의 불문율도 있다. 그들 대다수는 ‘진짜 세상은 도시를 벗어난 곳, 숲과 계곡, 들판에 존재하며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연’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생물학자이면서도 순수한 자연 그 자체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의 앞머리에서 그는 운을 떼자마자 자신의 은밀한 사랑에 관해 먼저 고백한다. 사실 그는 ‘도시성애자’이기도 하다.

질서정연하고 번드르르한 모습, 척척 잘 돌아가는 부분보다는 도시의 때 묻고 자연스러운 부분, 기억에서 지워진 곳들, 올이 다 풀린 카펫처럼 해어진 곳, 인공물과 자연물이 만나 생태학적인 관계를 맺는 도시의 취약한 부분이 좋다. 생물학자의 눈으로 볼 때 도심의 혼잡함과 부산스러움, 그리고 철저히 부자연스러운 겉모습은 수많은 생태계가 모인 축소판 같다.
(본문 9쪽)

이런 그의 눈에 ‘도시 생활자가 된 동식물’이 포착됐다. 도시에 터전을 마련한 각종 새와 작은 포유류, 곤충, 식물이 우리의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일상을 영위하며 순조롭게 번식하고 있다면? 그들을 살아남게 한 진화의 힘을 희망이라고 불러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 같다. 처음에는 분명 낯설었을 도시라는 세계에 적응하기까지 어떤 요인들이 작용했는지, 저자는 자연의 여러 개체들과 그들이 놓인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추적해보기로 한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인간과 공생하는 동물, 그리고 인간이 만든 생태계에서 이들이 찾아낸 서식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전 지구적인 도시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가속도가 붙어 변화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이곳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는 관점이다.
자연에 관해 논할 때 우리는 보통 ‘인간’ 혹은 ‘인위적인 요소’를 제거하거나 최소화한, 청정하고 고유한 환경을 떠올린다. 저자는 먼저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며 개미 이야기를 꺼낸다. 개미는 환경에서 얻은 물질로 집을 짓고 그 점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개미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만 신경 쓰는 일개미들은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공수해 온다. 물론 사람도 그렇게 한다. 식량과 주거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개미의 서식지는 계속 확장되고 번성한다. 인간의 도시도 마찬가지다. 개미 사회가 커질수록 해당 지역에는 변화가 생기고, 주위에 살던 다른 곤충들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생존 기술을 익혀 개미 사회에 흡수되기도 한다. (이런 곤충을 ‘개미동물’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개미 사회나 먹이사슬 전체에서 개미의 역할은 자연스레 받아들이면서 인간의 활동은 자연을 파괴하고 먹이사슬을 훼손한다고만 여긴다. 우리가 ‘도시 생활자로서의 자연’을 이해하고 공생하려면, 이 관점부터 리셋해야 한다.

우리는 자연을 이야기할 때 왜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인간을 배제하려고 할까? 저 멀리 나무에 매달린 개미집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면서 왜 인간이 만든 도시는 그렇지 않다고 여길까? 개미가 열대우림에서 발휘하는 생태학적인 기능에는 찬사를 보내면서 인간이 풍경을 지배하는 방식에는 왜 혐오감을 드러낼까? 근본적으로는 차이가 없는데도 그렇다.
(본문 35-36쪽)

생태계 엔지니어로서의 인간의 역할
“친환경 도시로 만들 수 있는 다윈의 법칙을 적용해보자.“


런던 지하철역 터널 안에 사는 모기와 개미집에 얹혀사는 딱정벌레를 비롯하여 집까마귀, 집참새, 검은머리물떼새, 나방, 도마뱀, 앵무새, 쥐, 까마귀, 비둘기 등의 도시 속 진화 이야기는 하나하나 흥미롭다. 때때로 이들은 오히려 인간이 의도치 않게 제공한 것들을 활용하여 기회로 삼는다. 살아남기 위해 자연은 가능한 한 변화하고 적응한다. 하지만 생존한 개체들은 저마다 다른 서사를 가진다. 이들을 진화하도록 이끈 요인, 변수의 영향, 발현되는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반드시 인간과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이다.
이미 일어난 일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작업에서 그치지 않고, 저자는 앞으로 더욱 풍부한 도시 생태계를 가꾸기 위한 인간의 임무에 대해 힘주어 말한다. 우선 생물의 진화를 고려한 도시 설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정원사처럼 굴지 말고, 조경하듯 생물 종을 선별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채워지도록 그냥 내버려 둘 것’, ‘생물 종을 토종과 외래종으로 구분하여 무조건 외래종을 배척하거나 토종을 고집하지 말 것’, ‘굳이 통로를 만들어 도시 내 자연을 연결하기 보다는 차라리 곳곳에 특색 있는 환경이 유지되도록 제대로 분리할 것’ 등 현재 생태학적 도시 설계에 바탕이 되는 신조와는 다소 어긋나 보이는 제안들이다. 제도적인 부분이기에 삽시간에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반드시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자연과 공존할 수 있도록 각종 진화 양상을 관찰하는 데 도시민의 관심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도 인상 깊다. 실제로 일본의 자연 복원 사업의 일부인 도시 농업에는 60대 이상 노인 인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스네일스냅(Snailsnap)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는 네덜란드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달팽이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는데, 연구진은 이렇게 수집된 수천 장의 사진을 분석하여 도심에 사는 달팽이의 진화 방향을 조사한다. 이런 방식으로 누구나 시민 과학자가 되어 생태 도시를 위한 연구에 일조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규모의 ‘도시 진화 관찰단’이 형성된다면, 모든 도시의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다윈설의 흔적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위해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음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인간을 주저앉히기보다는 일어서서 한 걸음 나아가게 한다.

우리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도시 진화를 관찰하고 모니터링하고 파악함으로써 진화 과정을 촉진하고 조정하도록 도시환경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은 인간이 가진 생태계 엔지니어로서의 기능을 엔지니어링할 수 있다.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생물들을 없애버리는 파괴적인 방법 대신 친환경 도시로 만들 수 있는 다윈의 법칙을 적용하고 더욱 건설적인 방식으로 그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본문 314쪽)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를 다 읽고 나면, 뻔뻔히 인도를 차지한 비둘기들이 갑자기 달라 보일 것이다. 유독 칙칙한 비둘기를 발견하고는 ‘저런 새들이 말이야, 저기 서 있는 가로등에서 아연이 떨어져도 잘 견딜 수 있을 거란 말이지’ 하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9.0

혜택 및 유의사항?
삶은 치열하게, 도시에서의 삶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2 | 2019.04.2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벌써 여러해째다. 야들야들한 새순이 올라올 이맘 때면 어김없이 텃밭이 엉망이 된다. 둘레에 설치한 망도 소용없다. 빈틈이 보인다 싶으면 공략한 녀석은 제 입맛에 맞는 것만 잘도 골라 뜯어 먹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멧돼지 그리고 고라니가 언제 왔으며 얼마나 머물다 갔는지, 본 이는 아무도 없다. 망가진 제 밭을 바라보며 울상을 짓는 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전부다. 숲속에 먹을;
리뷰제목

벌써 여러해째다. 야들야들한 새순이 올라올 이맘 때면 어김없이 텃밭이 엉망이 된다. 둘레에 설치한 망도 소용없다. 빈틈이 보인다 싶으면 공략한 녀석은 제 입맛에 맞는 것만 잘도 골라 뜯어 먹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멧돼지 그리고 고라니가 언제 왔으며 얼마나 머물다 갔는지, 본 이는 아무도 없다. 망가진 제 밭을 바라보며 울상을 짓는 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전부다. 숲속에 먹을 게 얼마나 없으면 여기까지 내려왔겠느냐며 그들을 이해해보려 하는 이들도 있긴 하다. 인과응보다. 사람이 숲을 파괴했기 때문에 산짐승들은 살 곳을 잃었다.

일방적으로 떠밀려 내려왔다는 식의 사고를 거부하는 이가 여기 있다.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라는 책은 표지부터 매우 도발적이었다. 얼룩말 한 마리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뒤편으로는 희미하게, 하염없이 이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내뿜는 불빛이 보인다. 이 얼룩말은 안전하려면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모든 생명체는 적극적으로 제 살 궁리를 한다는 걸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듯했다.

생존을 위해서는 변화한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는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바가 아니다. 동물들 또한 변화한 환경을 따라 많은 걸 바꾸어 가며 생존을 도모했다. 어느 수준 이상부터 ‘진화’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 진화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건 억겁의 시간이다. 이 시간은 끽해야 100년 밖에 못 사는 인간으로서는 상상조차 버겁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는 도처에서 진행 중이지만, 무엇이 어떻게 진화 중인지 우리로선 알지 못한다. 오늘날 우리가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먼 후대에 우리의 후손들은 무엇이 어찌 달라졌는지를 알게 될 것이고, 비로소 특정 종이 진화했다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사례는 진화라고 하기에 다소 모호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변화는 발생했다. 하지만 진화가 아니라 하여 의미가 없는 건 아니었다. 몇몇 사례들은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를 칭하며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는 우리 자신에게 일침을 가하는 내용으로 읽히기도 했다.

견과류의 단단한 껍질은 아무리 뾰족한 부리를 지닌 새일지라도 쉬이 깨트릴 수가 없다. 대개의 새들은 높이 날아올라 바닥에 이를 던지는 작업을 반복한 끝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섭취한다. 도심에 정착한 새들은 다른 방법을 이용했다. 달리는 차량을 이용하면 너무나 쉽게 껍질을 제거할 수 있다는 걸 습득한 새들은 도로 한가운데 호두 등을 놓고 차량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심지어 멈추어서 차량을 공략, 바퀴가 지나갈 곳에 호두를 놓기까지 했다. 아주 짧게 언급된 이야기 중에는 동물이 좌우를 살피면서 횡단보도를 건넜다는 것도 있었다. 인간의 주위를 둘러보는 행동을 단순히 모방한 것일 수도 있을 테고, 실제로 안전을 도모한 것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건 엄청난 학습 능력을 지닌 것만은 분명하다.

인간에게는 물론, 동물에게도 매우 치명적인 환경 오염이 단기적으로 동물의 변화를 촉진했다. 살 곳이 없어서, 살기 위해 도시로 동물들이 내려왔다는 게 우리의 이해지만, 도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동물이 살아가기에 유리한 조건을 지녔다고 저자는 보았다. 애써 사냥을 하지 않아도 도시에는 동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널렸다. 집집마다 배달된 우유, 이른 아침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배에 하나 가득 실린 물고기. 심지어 독한 냄새를 풍기는 담배 꽁초를 이용해 지은 새집에는 진드기 등이 꼬이질 않는단다. 인간의 사고로는 끔찍하게 여겨지는 일들이 알고 보면 동물 나름의 선택이었다. 주변 환경에 맞추어 거무튀튀하게 털색을 바꾸고, 뭉툭했던 부리의 모양도 바꾸어 가면서 그들은 도시의 일원이 되고자 애썼다. 인간이 유행을 타고 취향이 바뀌듯 짝짓기에서 선택받는 부류의 특징 역시 변화했다. 결과적으로 도시에서 잘 살아남는 녀석들이 점차 증가했다.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생각보다 생명은 질겼다. 그간 인간이 범한 어리석음이 꽤 컸음에도 대부분이 살아남았다. 편의상 동물이라고 계속 칭했는데, 식물, 곤충, 기타 등등. 모두가 이 시대의 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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