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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586g | 146*206*30mm
ISBN13 9791196038694
ISBN10 1196038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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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주요 범죄문학상을 휩쓴 루 버니의 강력한 신작] 케네디 암살사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제거 대상이 된 남자와 두 딸을 데리고 알코올 중독자 남편에게서 벗어나려는 여자가 함께한 1963년 11월 마지막 일주일 이야기. 스티븐 킹의 말대로 "손에서 쉽게 내려놓을 수 없"고 정말 좋은, 독보적인 소설. - 소설MD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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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삼촌이 길에 흘린 동전을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우리 친구 매키 말이야. 아니면 내가 잘못 안 건가?”
기드리는 부드럽게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세라핀은 기지개를 펼 때 등을 고양이처럼 구부리곤 했다. 그는 유리잔에 얼음 하나가 딸깍거리며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제대로 알고 있네.”
그녀가 말했다.
제기랄. 결국 매키의 두려움은 영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다. 카를로스가 그를 죽이려 하는 것이다.
“듣고 있어, 몽 셰?”
제기랄. 매키는 기드리에게 천 번도 넘게 저녁식사를 샀다. 마르첼로 형제들에게 기드리를 소개해준 것도 그였다. 기드리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할 때 그의 신원을 보증해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건 모두 어제의 일이다. 기드리는 오로지 오늘의 일만, 내일의 것만 염두에 두었다.
“카를로스에게 프렌치먼가를 살펴보라고 해. 램파트 모퉁이에 초록색 셔터가 달린 집이 있어. 달린 머넷의 집. 꼭대기 층 뒤쪽 방이야.”
기드리가 말했다.
--- p.26

“차량 퍼레이드가 댈러스 시내에 있는 텍사스 교과서 보관소 옆을 지나고 있을 때였습니다. 랄프 야보로 상원의원이 우리 쪽 기자에게 전한 바로는, 자신이 프레지던트가 탄 차에서 뒤로 세 번째 차에 타고 있었는데, 멀리서 세 발의 총 소리가 들렸다고 하는군요.”
뉴스 진행자가 말했다.
무슨 프레지던트? 기드리가 처음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어떤 정유 회사의 회장인가? 아니면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어느 정글 국가의 대통령? 그는 갈색 머리가 왜 그토록 충격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깨달음이 번득였다. 그는 자세를 낮춰 그녀의 옆에 앉아 대본을 읽는 진행자를 바라보았다. 딜리 광장에 있는 한 건물의 6층에서 한 저격수가 총을 쐈다는 것이다. 링컨 컨티넨털 컨버터블에 타고 있던 케네디가 그 총에 맞았고, 그는 파크랜드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부가 종부성사를 거행했고, 오후 1시 30분, 그러니까 한 시간 반 전에 의사들은 대통령이 사망했음을 선고했다.
--- p.49

“어머님이 또 300달러를 주고 가셨어.”
샬럿이 말했다.
그는 뒷목을 문질렀다. 둘리는 나무에 대해 알아가거나 과실을 따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얻어지는 결실을 기꺼이 즐겼다.
“아, 젠장, 샬럿. 부모님 돈은 받고 싶지 않아. 필요 없다고.”
그가 말했다.
그녀는 웃고 싶었다. 그러나 대신 뜨거운 물에서 몸을 돌려 수증기로부터 물러났다.
“계속 고집하셨어.”
“휴, 다음에는 안 받겠다고 해, 샬럿. 알았지?”
그는 점차 문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암튼 난 어서 가서 우유 사 올게.”
“금방 올 거란 말이지? 술 딱 한 잔만 하고?”
그녀가 말했다.
그 말에 그가 걸음을 멈췄다. 그의 표정을 보니 오후 내내 TV에 방영되었던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잭 루비가 리 하비 오즈월드의 복부에 총격을 가하자 놀란 그가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푹 수그러지는 장면 말이다.
샬럿 스스로도 놀랐다. 하지만 시작한 이상 끝을 보리라.
“이렇게는 못 살아.”
그녀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그가 말했다.
“앉아서 얘기 좀 해, 여보. 진지하게, 단 한 번이라도.”
“무슨 얘기를 하자는 거야?”
“무슨 얘긴지 알잖아.”
--- pp.81-82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죄책감이 들었나 봐요.”
“무엇 때문에?”
그는 그녀에게 담뱃불을 붙여주었다. 그녀가 내뿜는 연기에도 제 그림자가 있었다.
“모든 것에요. 남편을 떠난 것. 아이들을 데려온 것. 이 모든 게 아이들을 위한 거라고, 아이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거라고 제 자신에게 말한 것에도 죄책감을 느껴요. 아이들을 위한 일이긴 했지만, 당연히 제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했거든요. 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껴요. 바보 같은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흠, 내 철학은….”
기드리가 말했다.
그리고 문득 말을 멈췄다. 그는 순간 마르첼로 조직의 전직 해결사 프랭크 기드리가 아닌, 보험 판매원 프랭크 웨인라이트인 척해야 한다는 것을 거의 잊을 뻔했다.
“네? 저 귀 쫑긋하고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진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지도 모르겠다. 기드리는 샬럿처럼 예리한 여자에게 거짓 모습을 또 한 번 들켜봐야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죄책감은 건강하지 못한 습관이라는 게 내 철학이에요. 사람들은 당신이 그들 원하는 대로 따르게 하기 위해 죄책감이란 감정을 이용해요.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인생은 한 번뿐인데, 왜 그걸 포기하나요?”
그가 말했다.
--- pp.247-248

“이 모든 일에 굉장히 여러 감정이 들어. 잭은 천하의 개자식이었지만,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놈이었지. 게임의 방식도 알고 있었고. 보비가 문제였어.”
“잭 대신 보비가 죽었어야 한다는 건가요.”
“누구도 죽으면 안 되지. 하지만 그래, 보비가 대신 죽었어야 해. 허나 사업할 때 개인적인 원한이 방해가 되어서는 안 돼. 카를로스 같은 돌대가리도 그 점은 이해해야 할 거야.”
하지만 기드리가 지금 이곳에 앉아 스카치를 홀짝이고 바닷가재 테르미도르를 먹고 있는 건 카를로스에 대한 에드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이 아니던가. 그러나 기드리는 잠자코 있기로 했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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