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7월 15일 |
---|---|
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340g | 128*188*20mm |
ISBN13 | 9788965749448 |
ISBN10 | 8965749441 |
발행일 | 2020년 07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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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340g | 128*188*20mm |
ISBN13 | 9788965749448 |
ISBN10 | 8965749441 |
프롤로그 7 제1화 이별하는 곳 11 제2화 크리스마스 선물 85 제3화 수국의 계절 191 에필로그 283 옮긴이의 말 308 |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이선희
해냄/2020.7.15.
장례식장 반도회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미소라는 정식 직원이 되어 일을 배우며 겪는 3가지 이야기를 엮은 연작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미소라는 죽은 이의 혼과 귀신을 보는 영감이 발달한 대학 졸업반이다. 어려서부터 죽은 언니의 혼이 수호령으로 있으면서 영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고, 장례식장사장이 아버지 친구이고 아르바이트비가 비싸 택한 것이 장례식장 아르바이트다. 장례식을 진행하는 사람은 장례 디렉터인 우루시바라다. 그는 뛰어난 관찰력을 바탕으로 죽은 자와 상주를 만족시키는 유능한 사람이지만 일에서는 냉정하고 완벽을 추구한다. 불교식으로 진행되는 장례식에서 불경을 읊어주는 사토미는 우루시바라의 대학교 동창으로 영을 볼 수 있는 영안이 뛰어난 소유자며 정이 많은 스님이다. 이 세 사람이 주축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첫 번째 이야기 ‘이별하는 곳’은 임신한 젊은 여인의 장례식 이야기로 주인공 미소라의 영적인 감각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으며, 장례식이 진행되면서 죽은 여인의 사연이 독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나에게 언니가 있었다고 말해준 사람은 할머니였다. 아직 철없던 시절, 언니나 오빠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 할머니에게 나는 왜 형제가 없느냐고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할머니는 말없이 나를 불단 앞으로 데려가더니 어린 소녀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당시의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조금 어려 보였다. 그 소녀가 바로 언니였다. p.51
두 번째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에서는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5살 어린이의 병마와 싸우다 죽은 장례식이다. 자기의 장례식을 부모님과 함께하는 놀이터로 생각하는 영을 달래 저승으로 보내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시신에는 살았을 때의 기의 흔적이 남는 법이다. 하지만 이 작은 시신에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이 아이는 자신이 죽었다는 시실을 모르고 있다. 그로 인해 아이의 영혼은 아직 부모님 곁을 떠나지 않은 것이다. p.131
세 번째 이야기 ‘수국의 계절’ 에서는 명망 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 반대하는 결혼으로 결국 자살을 하게 된 사연을 가진 장례식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건 이런 거야. 아무리 깊이 사랑해도, 아무리 간절히 생각해도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엔 닿지 않아. 그토록 사랑했던 나오 씨와 남편 사이에서도 반지에 깃들어 곁에 있었는데도 서로마음이 통하지 않았지. 그렇게 생각했더니 가슴이 무너지더군.” p.275
“세상에는 사랑받은 기억만으로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아. 가까운 곳에서 남편의 존재를 느꼈다면 나오 씨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그래, 사람은 참 섬세한 동물이야. 사소한 걸로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지.” p.275
저자 나가쓰키 아마네는 다이쇼대학 문학부 일본문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머지않아 이별입니다>로 제19회 소학관문고소설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다. 이후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 각자의 등불>을 출간했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이선희
해냄/2020.7.15.
sanbaram
장례식장 반도회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미소라는 정식 직원이 되어 일을 배우며 겪는 3가지 이야기를 엮은 연작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미소라는 죽은 이의 혼과 귀신을 보는 영감이 발달한 대학 졸업반이다. 어려서부터 죽은 언니의 혼이 수호령으로 있으면서 영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고, 장례식장사장이 아버지 친구이고 아르바이트비가 비싸 택한 것이 장례식장 아르바이트다. 장례식을 진행하는 사람은 장례 디렉터인 우루시바라다. 그는 뛰어난 관찰력을 바탕으로 죽은 자와 상주를 만족시키는 유능한 사람이지만 일에서는 냉정하고 완벽을 추구한다. 불교식으로 진행되는 장례식에서 불경을 읊어주는 사토미는 우루시바라의 대학교 동창으로 영을 볼 수 있는 영안이 뛰어난 소유자며 정이 많은 스님이다. 이 세 사람이 주축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첫 번째 이야기 ‘이별하는 곳’은 임신한 젊은 여인의 장례식 이야기로 주인공 미소라의 영적인 감각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으며, 장례식이 진행되면서 죽은 여인의 사연이 독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나에게 언니가 있었다고 말해준 사람은 할머니였다. 아직 철없던 시절, 언니나 오빠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 할머니에게 나는 왜 형제가 없느냐고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할머니는 말없이 나를 불단 앞으로 데려가더니 어린 소녀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당시의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조금 어려 보였다. 그 소녀가 바로 언니였다. p.51
두 번째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에서는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5살 어린이의 병마와 싸우다 죽은 장례식이다. 자기의 장례식을 부모님과 함께하는 놀이터로 생각하는 영을 달래 저승으로 보내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시신에는 살았을 때의 기의 흔적이 남는 법이다. 하지만 이 작은 시신에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이 아이는 자신이 죽었다는 시실을 모르고 있다. 그로 인해 아이의 영혼은 아직 부모님 곁을 떠나지 않은 것이다. p.131
세 번째 이야기 ‘수국의 계절’ 에서는 명망 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 반대하는 결혼으로 결국 자살을 하게 된 사연을 가진 장례식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건 이런 거야. 아무리 깊이 사랑해도, 아무리 간절히 생각해도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엔 닿지 않아. 그토록 사랑했던 나오 씨와 남편 사이에서도 반지에 깃들어 곁에 있었는데도 서로마음이 통하지 않았지. 그렇게 생각했더니 가슴이 무너지더군.” p.275
“세상에는 사랑받은 기억만으로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아. 가까운 곳에서 남편의 존재를 느꼈다면 나오 씨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그래, 사람은 참 섬세한 동물이야. 사소한 걸로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지.” p.275
저자 나가쓰키 아마네는 다이쇼대학 문학부 일본문학과를 졸업했다. 2018년 <머지않아 이별입니다>로 제19회 소학관문고소설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다. 이후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 각자의 등불>을 출간했다.
(예스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빈 식기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산 사람은 어떤 때라도 먹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비록 이런 곳에서라도. (36p)
[살아 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책이 있다. 여러번 읽었던 책이다. 책 내용은 둘째치고 그 제목이 참 마음에 콕 박혀서 그 제목 때문에 여러번 다시 손에 들었었다. 죽은 자들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육체적인 몸에서 떠나는 순간 고통이나 슬픔같은 그런 인간적인 감정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살아있는 사람들만, 살아남은 자들만 슬프고 고통스럽고 서럽고 아쉬울 뿐이다. 장례식은 그런 살아남은 자들을 달래주는 그런 일종의 의식행위다.
이력서를 내는 족족 다 떨어지는 그녀 ,미소라가 있다.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는 일에 지친 그녀는 마침 자신이 전에 일했던 반도회관의 선배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바쁘지 않으면 도와달라는 것. 그렇게 그녀는 자신이 있었던 그곳으로 돌아간다. 장례식장으로 말이다.
<출처:http://blog.naver.com/octagonman/20152061380>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난 영화가 있다. 바로 <오쿠리비토>라는 제목의 일본영화다. 영어 제목으로는 <굿바이> 제목 그대로 이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첼리스트였던 남자가 장례를 집도하는 염습사가 되는 이야기를 그렸던 영화. 처음에는 첼로소리가 좋아서 그 음악을 듣고자 했던 영화였는데 어느 틈엔가 감동적인 스토리에 빠져들었더랬다. 우리네와는 다른 장례문화이기는 하지만 죽은 자를 성심성의껏 대해준다는 그 마음이 뭉클하게 남아있었다.
단지 영혼이 보이거나 기를 느끼는 것뿐이다. 실제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29p)
'장례'라는 공통적인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이 책에는 영화와는 다른 조건이 하나 더 주어진다. 그것은 미소라가 죽은 자를 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녀에게는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언니가 옆에 있다. 마구 뛰어난 능력은 아닌지 언니가 있다가 사라져도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면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어려운 위기에 놓인 그들만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간다.
수습직원은 성장분투기라해도 좋고 조금은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라 해도 좋다. 그 판타지스러움이 돌출되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실제로도 그런 그녀가 반도회관에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장례식. 할머니를 시작으로 동생이 그리고 할아버지와 이별을 했다. 물론 시간적인 간격을 두었기에 그나마 회복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앞으로 또 어떤 이별이 남아있을지 잘 알고 있다. 내가 이 세상과 이별하는 게 먼저일지 아니면 또 다른 사람들과의 이별이 먼저일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인간이 자신의 출생을 선택하고 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 아닌 것처럼 죽음 또한 언제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죽음을 제외하면 보통 대부분은 다 그러하다). 머지 않아 이별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지 않을까. 머지 않은 때에 조용히 그리고 한점 후회 없이 이별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