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력이 한창이던 2020년 1분기 방송 사업자들의 실적을 검토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급격한 가입자 감소다. 수년 전부터 이어진 현상이지만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미국 방송 사업자들의 가입자 감소는 이제 절망 수준이다. 유료방송 시청을 중단한 시청자들은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 퀴비 등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이른바 코드 커팅(Cord-Cutting)이다. 그야말로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의 수난 시대다. 특히,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가입자 감소의 대안으로 투자하던 인터넷 유료방송 플랫폼 이용자도 감소해 ‘Pay-TV의 시대’가 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2020년 2분기 이후에는 이탈이 더욱더 많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큰 고민은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가 추세냐 아니면 일시적이냐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단기적 효과라면 다행이지만, 구조적인 변화라면 심각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유료방송 시장의 가입자 감소가 계속되리라 전망한다. 물론 경기가 좋아지면 방송을 중단했던 고객 중 일부가 돌아오겠지만, 10명 중 5명 정도에 불과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유료방송의 위기다.
--- 「절망에 빠진 유료방송 시장」 중에서
TV의 미래로 불리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올드 미디어의 클래식 콘텐트도 넘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수집하고 있다. 스트리밍 가입자 확보를 위해 독점적 콘텐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십 년간 미국 TV에서 사랑받은 이른바 클래식 콘텐트에 대한 권리 확보전은 점입가경이다.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콘텐트 확보 경쟁은 2019년 7월을 기점으로 2020년 초까지 계속 이어졌다. 주요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편당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의 돈을 투입하고 있다. 넷플릭스, HBO MAX 등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2019년 9월부터 12월 사이 [빅뱅이론], [오피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인기가 높은 클래식 콘텐트를 확보하기 위해 쓴 돈만 65억 달러다.
이들 사업자가 클래식 콘텐트에 눈길을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입자들의 클래식 콘텐트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넷플릭스에서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본 콘텐트는 신작이 아니다. 바로 [오피스]다. 제작한 지 20년도 더 된 과거의 시트콤이 가입자들을 사로잡았다.
--- 「스트리밍 전쟁, 생존이 중요하다」 중에서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이제 사람들이 가입을 중단할 수 없는 정도의 위치와 콘텐트를 점유하고 있다. 2020년 2분기 현재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1억9,300만 명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해리스 폴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0%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 확산하여 자가격리가 늘어나던 2020년 3월 중에 넷플릭스에 가입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확대를 의심치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아이가 있는 집’의 트렌드 변화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아이가 있는 가정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평균 60달러를 사용했다. 가입한 스트리밍 서비스도 평균 3.7개였다. 아이가 없는 가정은 평균 1.7개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었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 다섯 곳 중 한 곳(21%?) 정도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하루 4시간 이상을 추가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에 할애하고 있었다. 직장이 문을 닫아 집에서 일하는 성인의 2/5가 한 달에 100달러 이상을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에 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몇몇 메이저 영화들이 극장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로 직행하는 것도 시청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모이는 주요 동인?動因?이 되고 있다.
--- 「커지는 시장, 치열해지는 경쟁」 중에서
디즈니+는 2019년 11월 12일(미국 서부시간)을 기점으로 PC,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사이트를 공개했다. 사전에 알려진 대로 광고가 없는 서비스이며 한 달 6.99달러, 1년 회원은 69.99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통신사 버라이즌의 5G나 4G LTE 무제한 상품 가입 고객에게는 1년 무료 이용권이 제공됐다.
디즈니+는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예상한 대로 스트리밍의 최강자다웠다. 디즈니+에서는 7,500개가 넘는 TV쇼(2020년 5월 현재 8,000여 개)와 500여 편의 영화를 한꺼번에 서비스했다. 5년 내 TV쇼 숫자를 1만 편으로 늘리고 영화도 620편으로 증가시킨다는 목표도 함께 밝혔다. 개별 콘텐트로 승부하는 여타 서비스와는 달리, 마블·스타워즈·픽사·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채널 브랜드별 섹션이 최고 상단에 배치됐다. 모든 것을 가진 디즈니의 강력한 힘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각 섹션에는 [만달로리안], [앙코르], [하이스쿨 뮤지컬], [이미지니어링 스토리], [노엘] 등 오리지널에서부터 고전 명작, 자연 다큐멘터리까지 디즈니의 거의 모든 카테고리 콘텐트가 제공됐다.
--- 「디즈니 +, 최강의 콘텐트 라인업」 중에서
브랫TV는 지난 2017년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시작으로 탄생한 디지털 미디어 네트워크다. TV 작가인 롭 피쉬맨, 대런 래치맨이 유튜브에 극화된 작품을 올리면서 시작했다. 처음 투자금은 여러 곳에서 펀딩을 받은 250만 달러였다. 브랫TV는 10대를 위한 디지털 콘텐트만을 만든다. 이렇게 제작된 오리지널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중심으로 확산했다. 2019년 말 브랫TV의 유튜브 구독자만 351만 명에 달했는데, 2020년 6월에는 이 규모가 431만 명까지 성장했다.
브랫TV의 대표작은 오리지널 드라마 [치킨 걸스]다.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가 많은 인플루언서가 등장해 극을 이끈다. 영화로도 제작됐는데, 당시 2,200만 명의 관객을 끌었다. Z세대는 밀레니얼 Z세대로도 불리는데 밀레니얼 Y세대(1981년~1996년 출생, 통상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림)? 이후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온리 제너레이션(Digital Only Generation)이다. 이 세대는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고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가 학습이 아닌 체화된 세대다. 그런 만큼 사고방식이나 타인과의 소통 방법이 여타 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단 한 번도 아날로그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 브랫TV는 이런 Z세대만을 위한 TV다.
--- 「브랫TV, Z세대를 공략한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