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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골

이제, 시골

: 퍼머컬처로 귀향을 디자인하다

임경수 | 소일 | 2020년 10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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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40g | 127*188*14mm
ISBN13 9791197182501
ISBN10 1197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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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래로 농촌에 농민만 살았던 것도 아니고 농사만 짓는 농부도 없었다. 그래서 시골에 간다고 꼭 농사를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p.20

귀향의 ‘향’을 달리 해석하면 이런 로컬리티가 남아 있는 곳이다. 태어났던 곳이 아니더라도 로컬리티가 살아 있는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는 뜻을 귀향이 담고 있다. 그래서 귀향 디자인은 농촌과 도시를 구별하지 않는다. 로컬리티가 남아 있다면, 로컬리티에 기대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다면 대도시의 골목길에서, 아파트 단지에서도 귀향은 가능하다.
--- p.23

우리에게는 본능이 있다. 경작본능. 매연이 심한 자투리 땅에, 오고 가는 기름값이 적잖이 드는 주말농장에 고춧대를 꽂는 이유가 있었다. 목축본능. 그 좁은 아파트에서 대소변과 날리는 털에도 강아지를 키우는 이유가 있었 다. 요리본능, 공작본능, 노래하는 본능, 춤추는 본능. 본능이 하는 일은 아마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 p.29

시골에선 적은 돈으로 살 수 있을 테니까, 농사도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하니까, 내 맘대로 일해도 되니까, 조직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까 등등으로 귀농을 결심한다. 대부분은 오해와 편견, 일부 귀농인의 제한된 사례에서 비롯된 이야기이다. 돈을 중심으로 농사를 생각하면 답이 별로 없다. 생활공간과 하는 일이 바뀌었을 뿐 쳇바퀴 돌기는 마찬가지이다. 지금의 농사는 자본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삶을 위해 사는 곳도, 사는 방식도, 하는 일도 바꾸기로 한 것이라면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하자. 이왕 설국열차에서 뛰어내릴 거라면 종일 해도 지겹지 않은, 죽기 직전까지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연장이나 도구를 잡았을 때 짜릿한 그런 일을 찾아보자. 그 일을 찾기 위해 본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 가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 소리를 찾아 귀향해야 한다. 반농반X의 X는 본능과 연관되어야 한다.
--- p.31

귀향 디자인은 ‘돈’을 버는 목표를 현실적이고 소박하게 설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의 자산상태를 점검하고 자산의 미래가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이른바 ‘재무 컨설팅’이라는 전문적인 영역에 속한다. 귀향 디자인에서는 이 영역은 다루지 않는다. 돈에 대해 다양하고 유연하게 생각하면서 그 목표를 정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즉, 돈을 덜 쓰는 방법과 적정하게 버는 방법을 디자인한다.
--- p.40

토양학에 의하면 퇴비를 만드는 적절한 습도는 50~65%이지만 이 숫자는 시험을 볼 때 필요하기는 해도 실제 퇴비를 만들 때 아무런 소용이 없다. 퍼머컬처는 퇴비 더미를 손바닥에 놓고 살짝 주먹을 쥐었을 때 물이 한두 방울 떨어지면 적당하다고 알려준다. 그렇게 퍼머컬처는 전문적 지식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 것들을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 p.45

사업이든 생활이든 사회활동이든 경계가 모호한 영역에서의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농산물 판매에 있어 시장형 유통, 직거래 유통의 가장자리에 있는 로컬푸드와 같은 영역의 활동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로컬푸드 생산방식은 시장이나 직거래 양쪽의 확장이 가능하다. 이렇게 가장자리에서의 일은 다른 분야로의 확장이나 전환을 쉽게 해준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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