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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

초급 한국어

[ 양장 ] 오늘의 젊은 작가-30이동
리뷰 총점8.8 리뷰 13건 | 판매지수 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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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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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2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86g | 127*188*20mm
ISBN13 9788937473302
ISBN10 8937473305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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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코리안 알파벳
2 안녕하세요?
3 저는 애덤 홍이에요
4 어디에 있어요?
5 한국어를 공부해요
6 중간고사: 구술시험
7 동생이 두 명 있어요
8 서점에서 친구를 만나요
9 마이클의 하루
10 서울 날씨가 참 좋지요?
11 기말고사: 짧은 극 만들기
12 그레이스 피리어드

작가의 말
추천의 글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는 왜 이토록 서로의 안녕에 집착하는 걸까. 어쩌면 그건 ‘안녕’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없는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
--- p.39

열 살 즈음의 나는 이름이란 게 뭐라고 생각했을까? 명사처럼 내 이름도 영어로 번역이 된다고 생각했던 걸까? 문지혁은 영어로도 문지혁이라는 것을, 세상의 어떤 언어로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혹시 나는 지금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p.49

지혜의 말이 또 내 안의 무언가를 자극했다. 나는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 그만두었다. 이 뜨겁고 아리고 부끄럽고 억울한 감정에 죄책감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어떤 감정을 단어 하나로 표현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너무 무책임한 일이 아닐까?
--- p.66

잘 지내냐는 말은 무력하다. 정말로 잘 지내고 있는 사람에게도, 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렇게 말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잘 지낸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오히려 나의 진짜 ‘잘 지냄’에 관해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다.
--- p.73

우리는 아이온에 둘러싸인 채 크로노스 속을 살아가는 존재다. 무심하지만 규칙적으로 흐르는 크로노스를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시간 감옥의 죄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삶에는 가끔씩 크로노스가 찾아오는데, 이를테면 화살이 날아가거나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같은 것들이 그렇다. 이전과 이후가 갈라지고, 한번 일어나면 결코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 따라서 시간을 묻는 방법은 두 가지여야만 한다.

1 크로노스를 물을 때: 지금 몇 시예요?
2 카이로스를 물을 때: 그건 어떤 시간이었나요?

나는 학생들에게, 두 번째 시간에 관해 묻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했던 건 아닐까? 그들에게 내 수업은 어떤 시간으로 기억될까?
--- p.127~12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안녕, 낯선 한국어로 묻는 안부

안녕하세요? 이 인사말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뉴욕 한 대학교의 ‘초급 한국어’ 강의실, 학생들의 질문에 고민하던 ‘문지혁’은 칠판에 이렇게 적는다. Are you in peace? 당신은 평화 속에 있나요? 학생들이 왁자지껄 웃는 와중에도 ‘안녕’이란 두 글자에 대한 질문은 계속 남아 있다. ‘안녕하냐’는 질문에 습관처럼 ‘잘 지낸다’라고 대답할 때, 사실 우리는 스스로의 안부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닐까? 그럼에도 서로의 ‘안녕’에 집착하는 것은 어쩌면 ‘안녕’이야말로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

이처럼 이방에서, 낯선 언어로 한국어를 다시 보는 일은 새로운 질문거리를 남긴다. 소설 속에서 ‘문지혁’은 낯설어진 한국어 문장들에서 자신의 과거를, 가족을, 꿈을 돌아본다. 작품 전체가 ‘초급 한국어’ 교재처럼 구성된 이 소설은 기초적인 한국어의 문장들에서 ‘나’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이름 묻기’를 통해 자신의 이름과 그 이름을 준 가족에 대해 생각하고, ‘시간을 묻고 답하기’ 부분에서는 과거와 현재에 대해 고민한다. 그건 어떤 시간이었나?, 학생들에게 지금 이 시간은 어떻게 기억될까? 어느새 낯설어진 한국어로 묻는 그 질문들은 한국어로 말하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를 향한다.

이방에서 ‘나’인 채로 살아남기

『초급 한국어』는 도전하고 실패하는 이야기다. 소설 속 ‘문지혁’은 어떻게든 소설을 써야 한다. 그것은 “가슴이 시키는 일”이니까. 그렇지만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소설 창작에 뛰어든 그에게 돌아오는 반응은 “너는 소설을 쓰기에는 너무 반듯해.”라는 조언 아닌 조언뿐이다. 뉴욕의 한 대학교에 한국어 강사로 채용된 후에는 모든 게 잘 해결될 것만 같지만, 세계 도시 뉴욕에서 살아남기란 녹록지 않다. 1퍼센트를 위한 경제 시스템을 비판하는 월스트리트의 시위대를 보며, 그 99퍼센트에도 끼지 못한 ‘문지혁’은 생각한다.

나는 뭘까? “제3세계, 파 이스트 아시아에서 온 (구) 유학생 (현) 외국인 노동자, 강사 신분증에 적힌 것처럼 ‘논 레지던트 에일리언’인 나는?” 이민 작가라는 꿈을 향해 한 발자국씩 다가가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여전히 보잘것없고 이민자로서의 위치 역시 불안정하기만 하다. 『초급 한국어』에는 이 냉혹한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더불어 그럼에도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이의 욕망이 담겨 있다. 현실을 알면서도 현실성 없는 꿈을 꾸는 주인공을 볼 때, 그 간극에서 건조하지만 따뜻한 유머가 비칠 때, 주인공의 모습이 현실의 나와 겹쳐지며 소설은 알 수 없는 위안을 준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소설은 우리의 언어를 타인의 눈에 비추어 보게 하고, 그럼으로써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마침내는 아릿한 아픔을 남기며 삶과 세계를 성찰하게 만든다. 어쩌면 우리는 책을 덮으면서 서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지도 모른다. Are you in peace? 당신은 평화 속에 있습니까?
- 이장욱 (시인, 소설가)
『초급 한국어』의 액체근대는 말 그대로 물렁물렁하고 가변적인 세계이다. 한국어는 제1세계로 진출했으나 그만큼 물화되었고,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노동자들은 세련된 화법과 세계 시민의 품위를 가졌으나 딛고 선 땅에 발자국 하나 남기지 못할 만큼 불안정하다. 너는 아마도 너희 학교의 천재일 테지, “살다 보면 다 똑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살아내려는 비통과 어쨌든 살아 남겠다는 욕망”이 새 시대의 지형지물에서 어떤 유머로 표현되는지 이 작품은 기념비적으로 보여 준다.
- 박민정 (소설가)

회원리뷰 (13건) 리뷰 총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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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초급 한국어』 Are you in peace??평안하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21.01.25 | 추천16 | 댓글7 리뷰제목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안녕하세요?’ 라고 말한다. 언젠가 어렸을 때 우리나라는 왜 안녕한가를 자주 묻는지 모르겠다고 친구들과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아마 유교적인 습성 때문인 것 같은데 조선시대의 양반 자제들은 부모에게 ‘밤새 평안 하셨습니까’ 라고 물었다. 밤사이 별일 없었는지를 묻는 안부인사가 지금의 ‘안녕하세요’로 굳어진 것 같다.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이;
리뷰제목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안녕하세요?’ 라고 말한다. 언젠가 어렸을 때 우리나라는 왜 안녕한가를 자주 묻는지 모르겠다고 친구들과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아마 유교적인 습성 때문인 것 같은데 조선시대의 양반 자제들은 부모에게 밤새 평안 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밤사이 별일 없었는지를 묻는 안부인사가 지금의 안녕하세요로 굳어진 것 같다.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이 말이 외국인이 보았을 때는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문제 아닐까. 물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사말이고 그 나라만의 문화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우리가 배우는 국어는 말의 뜻을 배운다고 하기 보다는 말의 쓰임새와 문학 작품 속에 숨겨진 뜻을 배운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친다고 했을 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많을 것 같지 않다. 현재의 우리도 만약 외국인이 낱말의 뜻을 물어봤을 때는 답을 할 수 있지만 조사나 부사 등의 쓰임새 물어봤을 때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생각만 할 뿐이지 말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 ‘안녕하세요?’를 영어 발음 그대로 가르치며 그 뜻을 물었을 때 Are you in peace?’ 라고 말해 주었다. 학생들은 평안하냐?’는 말을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스타워즈의 요다가 할 것 같은 말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한국인이 한국어를 가르쳤을 때의 상황들이 예상되어 웃음을 몇 번이나 터트렸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초급 한국어는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 때문에 서수진 작가의 코리안 티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코리안 티처가 한국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고학력자 여성들과 그에 얽힌 비정규직에 관련된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다면, 문지혁의 초급 한국어는 뉴욕에서 이민 작가로 활동하고 싶은 한국인 강사가 초급 한국어를 가르치며 그에 얽힌 에피소드와 어머니 그리고 그것으로 비롯된 과거의 기억들이 공존하는 다소 유머러스하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초급 한국어의 화자 문지혁은 작가의 이름 그대로를 가져왔다. 그래선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 여겨졌다. 작가의 경험들이 그대로 드러났고 에피소드 또한 있었음직한 일들이었다. 어머니와 관련된 기억들이 뭉클하면서도 위트 있게 다가왔다. 작가가 뉴욕에서 공부하고 가을 학기 동안 초급 한국어를 가르치는 기간에 어머니가 쓰러졌다. 여동생이 어머니를 보살피는 거를 알고 있어도 학기가 끝나 가지 못했던 그는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어머니와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사용하는 모국어를 가르친다는 건 곧 어머니의 가르침을 떠올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기억 중에서 웃음을 터트린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2점 어디 갔니?’ 였다. 받아쓰기에서 98점을 받아온 아들에게 2점의 부재에 대하여 말하는 부분이었다. 그야말로 파안대소를 하였다. 나도 아이들한테 문지혁의 어머니 같은 말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와 같은 유머를 갖지 못해 안타까웠다.

 

외국인들은 한국어 배우기 정말 어렵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시간을 읽는 방법이다. 나는 시간을 묻고 답하는 부분을 읽을 때까지 그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가령 1010분을 읽을 때, 시간을 나타내는 큰 시간 ‘10’이라는 고유어로 읽고, 분을 나타내는 작은 시간 ‘10’이라는 한자어로 읽는다는 거다. 영어 같은 경우 간단하게 ‘ten-ten’ 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복잡하여 어렵다고 할만 했다.

 


 

 

낯선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도 소설을 잘 쓰고 싶은 주인공은 글 쓰는 것에 대한 고민을 내비치기도 한다. 국립예술학교에 다닐 때 창작 워크숍에서 중견 소설가이기도 한 선생님이 문지혁의 소설의 심사평에서 너무 반듯한 게 탈이라는 말에 큰 상처를 받았다. 내가 보기에도 그는 반듯한 사람 같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외모도, 주일에 교회를 다니는 생활도, 그의 목소리도 반듯했다. 책을 다 읽고 산책길에서 오디오북으로 다시 한번 그의 책을 읽었는데 목소리도 좋고 참 반듯하게 읽는구나, 였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 누구는 그렇지 않겠냐마는, 왜 소설을 쓰는지, 왜 소설을 쓰려고 했는지, 작가로서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졌다. 난 이 작품으로 작가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모국어를 가르치며 한국의 어머니를 떠올리고 헤어진 예술학교에 다닐 때 소설 창작의 고민들이 그는 힘든 기억일 텐데도 상당히 유머러스하게 느껴졌다. 그 또한 계약이 짧은 강사였음에도 삶을 고달프게 여기지 않았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다. 물론 고민이 많았겠지만 다 표현하지 않아서 소설이 더 담백했던 것 같다. 위트 있고, 유머스러운 표현, 담백한 문장이 참 좋았다. 앞으로 출간될 그의 소설이 기대되는 이유다.

 

 

#초급한국어 #문지혁 #민음사 ##책추천 #책리뷰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오늘의젊은작가 #오늘의젊은작가시리즈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6 댓글 7
파워문화리뷰 초급 한국어-문지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돼**스 | 2023.08.0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문지혁의 소설 『초급 한국어』의 주인공은 문지혁이다. 그는 외고를 나와 대학을 갔고 졸업 후에는 직장 생활을 했다. 하다가 원래 자신이 꾸던 꿈을 현실로 이루고 싶다는 결심을 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예술 학교에 들어가 소설을 공부한다. 투고를 했지만 당선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3학기 만에 졸업 논문이 통과되어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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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혁의 소설 『초급 한국어』의 주인공은 문지혁이다. 그는 외고를 나와 대학을 갔고 졸업 후에는 직장 생활을 했다. 하다가 원래 자신이 꾸던 꿈을 현실로 이루고 싶다는 결심을 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예술 학교에 들어가 소설을 공부한다. 투고를 했지만 당선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3학기 만에 졸업 논문이 통과되어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일을 한다. 

 

지혁은 미국에 자리를 잡아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 한국에서는 그럴 수 없었을까. 그럴 수 없었기에 미국으로 왔다. 그렇다면 미국이라면 가능할까. 모국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소설은 쓰일 수 있을까. 많은 의문이 따르지만 일단 지혁은 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 최근에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이것저것을 알아보고 있다. 그냥 하면 될 텐데 둘러보고 알아보는 시간에.

 

『초급 한국어』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보면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잘하겠다는 결심 대신해본다는 마음으로. 인사를 배우고 나를 소개하고 길을 묻는다. 상대의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사를 표하는 정도의 실력을 갖자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서. 공항에서 숙소까지 안전하게 가기 위해서. 

 

강의를 준비하는 지혁은 외국인들에게 안녕하세요를 먼저 가르친다. 만나서 반갑습니다의 말도. 우리말이 어려운 게 높임말,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를 같이 알아야 한다. 안녕에서 파생되는 말도 여럿이라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지혁은 안녕하세요를 영어로 Are you in peace라고 직역해 준다. 그 말을 듣고 학생들은 웃는다. 당신은 평안하냐가 보통의 인사로 한국에서는 쓰이냐면서. 

 

누군가를 만나면 쓰라고 배운 말 안녕하세요의 의미를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래도 중요한 말이라는 걸 안다. 당신은 안녕하냐고. 처음 만나거나 다시 만날 때 꼭 물어야 할 말이다. 『초급 한국어』는 우리에게 당신은 평안한지 혹은 평화 속에 있는지 묻는 소설이다. 당신의 안녕이 궁금해서 쓰인 소설이다.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말 엄마, 아빠, 밥에 이은 안녕하세요의 쓰임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새삼 어떤 단어들이 낯설어질 때가 있다. 일상적으로 썼던 말인데 갑자기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할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무슨 뜻이었지. 사전을 찾아본다. 언어를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화를 하다가도 특정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답답해한다. 인생의 사건 때문에 어떤 언어는 일부러 쓰고 있지 않기도 한다. 대체어를 찾지 못해 입을 다무는 식이다. 지혁과 내가 앞으로 쓰지 못하는 그 말 뒤에 안녕을 덧붙일 수 있는 후일의 시간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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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초급 한국어] 나는 뉴욕의 한국어 강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3.07.2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올해 3월에 출간된 문지혁 작가의 장편 소설 <중급 한국어>의 전편이다. 나는 이 책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중급 한국어>가 나왔을 때 <초급 한국어>도 있다는 걸 알고 뒤늦게 사서 읽었다. 작가 스스로 자전적 소설이라고 밝힌 데다가 주인공 이름부터 문지혁인데, 그렇다고 해서 에세이 느낌은 전혀 아니고 제대로 소설이다.    주인공 문지혁은 외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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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에 출간된 문지혁 작가의 장편 소설 <중급 한국어>의 전편이다. 나는 이 책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중급 한국어>가 나왔을 때 <초급 한국어>도 있다는 걸 알고 뒤늦게 사서 읽었다. 작가 스스로 자전적 소설이라고 밝힌 데다가 주인공 이름부터 문지혁인데, 그렇다고 해서 에세이 느낌은 전혀 아니고 제대로 소설이다. 

 

주인공 문지혁은 외고-명문대 영문과 졸업 후 미국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학위를 받고 뉴욕의 한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사로 커리어를 시작한다. 지혁은 소설가가 자신의 본업이고 한국어 강사는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한국어 강사 일을 해보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구개음화 같은 한국어 발음 규칙부터 '한 시 일 분'은 왜 '한(우리말) 시 일(한자) 분'인지, '삼촌이 좋아'와 '삼촌은 좋아'가 왜 다른지 등 한국인도 설명하기 힘든 한국어의 기초를 외국인이 알기 쉽게, 심지어 외국어로 설명하기가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혁은 열심히 수업에 매진하는 한편, 이방인이자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불안하고 위태로운 자신의 삶을 계속해서 의식한다. 심지어 지혁은 오래 사귄 애인과 헤어진 직후이고,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의 간병을 여동생에게 맡긴 상태다. 기왕 외국에 왔으니 뭐라도 되어서 귀국하고 싶은 욕망과 무엇도 되지 못할 것 같은 불안 사이에서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무엇 하나 겪어본 적 없는 상황인데도 몰입이 잘 되었고, 얼른 <중급 한국어>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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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5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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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어쩌면 우린 모두 초급반 과정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골드 혀* | 2022.11.02
구매 평점5점
전개방식이 좋았다. 한국어 수업과 함께 진행되는 주인공의 이야기.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롱**당 | 2021.08.17
구매 평점5점
휴가지에서 읽은 책 중 가장 시간가는지 몰랐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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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s*****l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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