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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622g | 140*210*30mm
ISBN13 9791187100911
ISBN10 11871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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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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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걸이를 손안에 쥐었다. 귀걸이의 뒷면이 어린아이의 치아처럼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내가 경찰에 연락하지 않으면 로빈 보이트는 이대로 레이철 브릴런드로 남게 된다. 라스베이거스시는 가족 없는 헤로인 중독자 레이철 브릴런드를 알아서 묻어줄 것이다. 열여섯 살 로빈이 선택한 삶의 길 그대로. 고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땅속에 홀로 묻혀 있기를.
--- p.15

나는 학교 수업이 끝나기 직전에 교장실로 불려 가 어머니를 만났다. 나는 어머니를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어머니는 파마라도 한 것처럼 머리를 바짝 말았고, 광대뼈 위쪽에는 진한 블러셔를 바른 채였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옷감으로 만든 카디건 대신 연청색 치마 정장에 조끼까지 갖춰 입고, 안에는 목과 손목을 꽉 조이는 하얀색 시폰 블라우스를 입었다. 화장 때문인지 어머니의 얼굴이, 마치 텔레비전에서 부연 화면 효과를 넣은 것같이 느껴졌다.
--- p.149~150

낸시의 자매들은 우리 사이를 바로 알아채지 못했다. 아무도 몰랐다. 우리는 서로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섹스를 했다. 낸시는 거의 밤마다, 강박적일 정도로 나를 찾았다. 나를 간절히 원하는 낸시의 마음에는 도저히 싫증이 나지 않았다. 낸시는 나라는 여자애가 아니라, 남자애들 사이에서 도는 무시무시한 이야기 속의 그 여자애가 아니라, ‘나’라는 인간 자체를 원했기 때문이다. 낸시가 맛보는 나는 본연의 나였다.
--- p.186

언니는 별안간 내 머리채를 틀어잡고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갔다. 나는 언니에게 끌려 내려가며 소리를 질러댔다. 언니는 나를 질질 끌고 손님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누인 뒤 내 위에 이불을 덮었다. 그리고 폭력적으로 느껴질 만큼 거칠게 이불자락을 여몄다. 어둠 속에서 언니는 얼굴만큼이나 예쁜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는 너랑 말 안 해.” “우리 비밀 때문에?” 내가 숨죽여 물었다.
--- p.271

메리와 닮은 배우를 떠올려보려던 나는 전에 모텔 객실에서 메리가 했던 말을 기억했다. 사람들은 메리에게 늘 그런 말을 한다고 했다. 자기가 아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얼굴을 메리에게 대입하고, 이리저리 섞어서 비교를 한다고.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오직 나만을 떠올릴 뿐이었다.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지 않는 외모를 가진 게 더 나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나는 유리로 된 투명한 얼굴을 가졌다. 사람들이 나를 보며 내가 아닌 다른 이를 떠올릴 일은 없었다.
--- p.330

“곧 떠나. 다시는 안 돌아와.” “왜?” 낸시는 나를 안고 내 목에 얼굴을 묻었다. “난 네가 여기서 계속 살면 좋겠어.” “난 유령이 되고 싶거든.”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유령은 늙지 않아. 다들 죽을 당시의 모습으로 기억하지.” 그리고 낸시의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너처럼. 나를 영원히 기억해줄 거지, 낸시?”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게 안긴 낸시의 가슴이 숨결을 따라 오르내렸다.
--- p.389~390

임신한 동안에는 정말이지 괴롭고, 모든 게 싫었다. (…) 나는 한번 경험한 뒤로, 임신을 하면 내 몸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몸은 아기를 담기 위한 일종의 그릇이었다. 임신 관련 책자에서도 나 같은 임신부를 ‘그릇’이라고 불렀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일 테지만 내 입장에선 임신부의 수동성을 비하하는 표현처럼 들렸다. 임신을 하면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그런 말을 하면 데이브는 분명 부정했을 것이다. 임신을 위해 노력했던 그 숱한 밤에 그가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봤는지, 아마 그는 기억조차 못할 터였다. 침대 위에서 그는 아버지가 되기 위한 길을 나아가고 있었고, 나는 그 길 위에 놓인 존재에 불과했다.
--- p.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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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빠른 템포의 이야기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 있다.
- 크리스티나 달처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저자)
영리하고 신선하며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는 내용. 마지막 페이지까지 추측을 계속하며 읽어나갔다.
- 캐런 디온 (『집Home』 저자)
밀실 공포증이 느껴질 정도로 숨 막히게 전개되는 대단한 스릴러.
- 크리스토벨 켄트 (『우리가 한 일What We Did』 저자)
영리하고 사악하다.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데뷔작.
- 조실린 잭슨 (『네버해브아이에버Never Have I Ever』 저자)
읽을수록 빨려 들어간다.
- 챈들러 베이커 (『위스퍼네트워크Whisper Network』 저자)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신뢰할 수 없는 세 명의 화자와 얽히고설킨 줄거리를 통해 복잡한 가족 관계를 깊이 있게 파헤친다.
- 제니퍼 힐리어 (『심장 단지Jar of Hearts』 저자)
위대한 스릴러 작가라면 거짓말을 잘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태넌 존스는 단연 뛰어나다. 음울한 가족 관계 이야기를 흡인력 있게 펼쳐놓아 독자들로 하여금 본인의 모습을 투영하며 빠져들게 만들었다. 밤새 읽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다.
- 줄리아 히벌린 (『종이 유령Paper Ghosts』,『검은 눈의 수전Black-Eyed Susans』 저자)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거장이 탄생했다.”
- [북라이엇]
“어둡고 뒤틀린 어느 자매에 관한 이야기. 훌륭하다.
- [커커스리뷰]
“경이로운 데뷔작. 스릴러 소설의 뼈대를 품고 있으면서 순문학 작품처럼 읽힌다. 군살 없이 밀도 높고, 기민하며, 대단히 현실적이다.”
- [엔터테인먼트위클리]
영리하고 흡인력 있으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막판에 드러나는 충격적인 반전에 놀란 독자들은 태넌 존스의 다음 작품을 손꼽아 기다리게 될 것이다.
- [북리스트]
팽팽한 긴장감과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스릴러. 굉장한 작가가 나타났다!
- [퍼블리셔스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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