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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저 달은…신비한 힘과 사람을 빨아들이는 기운이 가득해요. 뒤돌아서 저택을 한번 보세요. 창문 하나하나가 은빛 광채로 반짝반짝하네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미지의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방마다 불을 켜놓은 것 같아요.
--- p.23 응. 잔인한 사랑. 내 생명을 원하는 아주 이상한 사랑. 사랑에는 희생이 따르고 희생은 피를 원하지. --- p.70 내면의 눈이 열리자 내 눈에는 다른 세상이 펼쳐졌고 그것은 이 세계의 사물보다 더 선명했다. --- p.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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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탐정, 유령조사관 헤셀리우스 박사가 안내하는 언데드의 세계
유령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일랜드 고딕 소설의 선구자 셰리든 르 파뉴의 또 다른 자아인 헤셀리우스 박사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연구하고 조사하는 일종의 고스트버스터이다.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소설 「카르밀라」와 「녹차」, 「하보틀 판사」 모두 헤셀리우스 박사의 연구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그는 세상의 허황된 소문과 미신에 맞서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심리적,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이교도들의 종교를 연구하던 신부에게 나타난 신성모독적인 존재 원숭이 악령과 사적인 탐욕을 위해 법을 악용하던 악덕 판사 하보틀에게 나타난 죽음의 나라 법집행관 케일럽 서처는 당시의 종교와 사법 제도를 통해 고딕 소설의 주요 특징인 사회의 억압과 공포, 두려움을 드러낸다. 르 파뉴는 오래된 위그노 가문 출신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을 전공했지만 언론인으로 일하며 수많은 미스터리 소설들을 남겼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그의 죽음 역시 묘하게 소설 속 등장인물을 닮아 있다. 으스스한 중세의 고성, 촛불이 흔들리는 어두운 복도,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기괴한 조각상과 섬뜩한 그림들, 그리고 비밀스럽고 기묘한 사람들과 음울한 분위기. 르 파뉴 걸작선 「카르밀라」는 그런 고딕 스타일의 분위기를 흠뻑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판의 미로」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영화 「크림슨 피크」를 통해 셰리든 르 파뉴의 세계를 재현하며 오마주를 바친 바 있다. 경계적 존재와 완벽한 타자로서의 뱀파이어 카르밀라 최초의 여성 뱀파이어인 카르밀라는 다양한 영화와 게임, 연극과 뮤지컬, 만화와 소설 속에서 변주되며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백작과 함께 현대까지 살아남은 가장 유명한 뱀파이어 캐릭터 중의 하나이다. 피를 빠는 흡혈귀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많은 문화권에 존재해왔다. 이 초자연적인 생명체가 갖고 있는 의미와 감정은 공포와 매혹의 경계를 넘나들며 많은 이들을 매혹해왔다. 그중 카르밀라는 아름다운 소녀의 피만 원하는 일종의 레즈비언으로 여겨진다. 그녀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고 동물도 아니고,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 완벽한 타자인 셈이다. 그녀는 인간이 세워 놓은 경계를 깨뜨리며 존재하고 유혹한다. 삶의 실재와 죽음의 비현실을 넘나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