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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의 베토벤

인간으로서의 베토벤

: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바라본 베토벤의 삶과 음악

리뷰 총점10.0 리뷰 7건 | 판매지수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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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52g | 140*210*17mm
ISBN13 9791189336318
ISBN10 1189336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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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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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음악의 힘은 보편성에서 나온다. 그 보편성이란 다시 말해, 소리의 카타르시스를 통해 모든 의심과 갈등을 하나로 화합하여 이윽고 죽음에 대한 공포부터 삶에 대한 사랑까지 인간 감정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 p.12

소년은 너무도 어려 발받침 위에 올라서야 비로소 건반에 손이 닿을 정도였다. 루트비히가 조금이라도 주저하는 기색이 보이면 곧 아버지의 매질이 시작되었다. 클라비어 연습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의 양손에는 바이올린이 들리거나 음악 이론 공부가 이어졌다. 몽둥이질을 당하지 않거나 광에 갇히지 않고 넘어가는 날은 드물었다.
--- p.32

어머니는 아들들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어린 루트비히는 제대로 씻기지도 입히지도 않았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같은 집에 살던 체칠리아 피셔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내 진심 어린 충고를 들을 마음이 있다면, 결혼하지 말고 독신으로 살길 바랄게.”
--- p.35

베토벤은 실제 성미가 난폭한 것보다도 그렇게 보이는 면이 더 컸다. 근시로 눈을 찌푸리는 게 버릇이 되어놔서 언제나 언짢은 낯이었고, 커다란 앞니가 입술을 앞으로 밀어내는 바람에 입을 다물어도 부루퉁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정작 그는 시비만 걸지 않으면 온순하고 다정한 사내였다.
--- p.50

베토벤은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일에는 웃지 않고 그만의 독특한 유머 코드가 있었던 모양이다. 쉬는 법 없이 이어지던 말장난은 너무도 썰렁해서 독일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터무니없는 경우가 잦았다.
--- p.51

빈은 게르만의 도시와는 사뭇 달랐다. 말투는 어딘가 느긋했고, 최근의 로코코풍 건축은 흡사 프랑스 냄새가 났으며, 오페라 취향은 이탈리아와 가까웠고, 사회적 감시망과 화려한 가톨릭교회라는 면에서는 살짝 스페인과도 닮아 있었다.
--- p.81

베토벤은 스스로 다짐하는 메모에 이렇게 썼다. “용기…, 올해는 완전한 인간이 되는 해여야만 한다, 미완성으로 내버려두고 넘어가는 일은 하나도 있어선 안 된다.”
--- p.96

베토벤의 장기 가운데 삼중 트릴이라는 기교가 있었다. 벌새의 날갯짓마냥 빠르게 오가는 한 손의 네 손가락과 다른 한 손의 두 손가락을 통해 갑자기 포르테로 부풀어 올랐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거의 들리지 않는 음량까지 숨을 죽이는 아찔한 기교였다.
--- p.100

문득 떠오른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는 습관은 강박에 가까웠다. 나무 둥치에 기대서서, 길을 가다가 멈추고, 밥을 절반쯤 먹다가 일어서서, 면도를 하던 도중에 팽개치고 뭔가를 기록하곤 했다. 그의 외투 호주머니는 한 움큼의 악보 뭉치나 커다란 잡기장이 들어 있어 늘 아래로 축 처져 있었다. 비상시에는 아무 벽이나 덧창문에 쓱쓱 휘갈기기도 했다.
--- p.124

“거의 2년 동안 사교파티에는 발을 끊었어. 그런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 귀가 먹었소” 하고 말하고 다닐 순 없는 노릇이니. 다른 직업을 가졌었더라면 이런 질환쯤 적당히 대처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음악가에게는 끔찍한 장애가 아닌가.”
--- p.136

“나는 운명의 목덜미를 움켜쥘 작정이네. 운명이라는 놈이 나를 굴복케 하거나 완전히 으스러뜨리진 못할 거야.”
--- p.140

베토벤은 음악사에서 달리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메모광이었다. 그의 펜이 닿아 켜켜이 쌓인 스케치북과 악보 묶음은 엄청난 분량으로 늘어나 매번 이사할 때마다 어지간한 자료 보관소를 옮기는 것만큼이나 골머리를 싸매야 했다. 그럼에도 베토벤은 자신의 난필로 채워진 종잇조각 하나하나의 소재와 행방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완성된 필사 악보보다 스케치를 더 소중하게 다뤘고, 일단 작품이 출판되고 나면 완성된 필사보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덤처럼 간주했다고 한다.
--- p.162

“괴테는 궁정의 분위기가 너무도 좋은 모양입니다. 시인으로서 품위와 체통에 어울리지 않게 말이지요. 동포와 국민을 계몽하는 지존의 존재여야 할 시인들이 상류사회의 화려함에 홀려 모든 걸 내팽개치다니, 그런 그들에게 비르투오소의 어리석음을 조롱할 자격이나 있겠습니까?”
--- p.232

예술의 세계에서는 그처럼 거창한 감상을 피력했던 베토벤도 일상사의 세계에서는 비이성적이고 옹졸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자신은 오히려 더 가난해지고 말았는데 같은 기간 동안 오히려 동생은 더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루트비히는 납득할 수 없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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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생생하기 그지없다. 솜씨 좋게 베토벤의 삶을 정리했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눈부시다. 이 책의 주제와 저자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결합되어 있다. 모든 단어가 베토벤의 음표만큼이나 능수능란하다.”
- [포브스]
“단순한 비평이 아니라 그 자체로 시이다.”
- [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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