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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하는 습관

예술하는 습관

: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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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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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94g | 148*210*30mm
ISBN13 9788901239156
ISBN10 8901239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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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언제나 이런 질문을 받는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나요? 아니면 펜이나 타자기를 쓰나요? 매일 글을 쓰나요? 하루 일정은 어떻게 되죠? 이런 질문들은 결정적인 핵심을 더듬어 찾으려는 본능이다. 그 핵심은 바로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절약하는가이다. 누구나 제한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잘 사용하는 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 방법은 작가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마다 다르다. 매일 밤 파티에 갔다가 녹초가 되는 게 아니라 기운을 얻어 와서 하루 종일 행복하게 글을 쓰는 가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밤늦게까지 사람들과 있다가 오면 다음 날 일을 잘 하지 못한다. 어떤 작가들은 가능한 한 이른 시간부터 글을 쓰기 좋아하는 한편, 나한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오후나 밤에 쓰기를 좋아하는 작가들도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과 일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을 읽어내는 방법」중에서

다른 작가들이 무엇을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다른 작가의 방식을 따라 하라는 말은 아니다. 남의 방식을 살피다보면 그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 천천히 나아가다가 결국은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에 일어난다. 그때 글이 가장 잘 나오기 때문이다. 이것도 우연히 알아낸 사실이다. 다른 일로 돈을 벌어야 했을 때는 낮에 글 쓸 시간을 내지 못했다. 주로 몸을 많이 쓰는 일을 했기 때문에 밤에는 지쳐서 곯아 떨어졌다. 게다가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사람들과 한동안 부대끼고 나면 조금이라도 잠을 자야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래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새벽 2시쯤에 일어났는데 지나치게 이른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그때는 야망이 대단했다. 일하러 나갈 준비를 해야 할 때까지 앉아서 계속 글을 썼다.
---「기분이 어ㄸ?ㅎ든 매일 써라」중에서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지만 계속 글을 쓴다.” 울프는 1936년에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나처럼 글쓰기로 고통받는 사람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아마 그런 사람은 플로베르Flaubert밖에 없을 거다.” 울프는 플로베르처럼 규칙적이고 질서 정연한 집필 습관을 유지했다. 거의 평생 동안 아침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일 글을 썼다. 진행 상황을 매일 일기에 기록했고, 생산적으로 일하지 못한 날에는 자신을 채찍질했다. 전기 작가 헤르미온 리는 이렇게 썼다. “울프는 자신에게 필수적인 일정을 세워서 집필 활동을 구조화했죠. 글쓰기(소설이나 리뷰)는 아침에 제일 먼저 했고, 점심식사 직전이나 직후에 원고를 수정했죠(아니면 산책을 하거나 인쇄를 했어요). 차를 마시고 나서는 일기나 편지를 썼고요. 저녁에는 독서를 했어요(아니면 사람들을 만났죠).” 울프는 밤에는 글을 쓰지 않았다. 밤에 작업하는 일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작가들이 어떻게 밤에 글을 썼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시도해 봤는데 폭삭 늙는 것 같았죠. 머릿속이 베개 솜으로 가득 차고 뜨거워지면서 뒤죽박죽이 돼요.”
---「극히 조용하고 규칙적인 삶」중에서

점심시간에는 잠시 일을 멈추고, 샌드위치와 코카콜라 같은 먹기 편한 음식을 먹는다. 저녁에는 친구를 만나 식사를 하거나 다른 사교모임에 참석한다. 이처럼 글쓰기에 완벽한 하루의 핵심 요건은 다음 날도 오늘과 똑같을 거라는 확신이었다. 웰티는 매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의무를 강요받지 않는 하루를 원했다. 물론 세계적으로 칭송받는 작가가 되면서 그런 하루를 온전히 누리기가 점점 더 불가능해졌지만. 설령 글쓰기 좋지 않은 날이 있었다 해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날도 날마다 지속되는 보다 더 큰 과정, 즉 최상의 글을 이끌어내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글을 쓰기에 가장 완벽한 하루」중에서

코인의 평일 식사 메뉴는 항상 똑같이 아침에는 오트밀과 딸기, 점심에는 샐러드, 저녁에는 미소국이다. “무얼 먹는지는 저의 관심사가 아니에요.” 이와 마찬가지로 코인의 의상도 한정되어 있다.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지독하게 똑같은 옷들을 갖고 있죠. 매년 똑같은 터틀넥 셔츠 다섯 벌과 똑같은 검정바지 다섯 벌, 검정 양말을 주문해요.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도 않죠.” 코인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위의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 토요일에는 남편과 아침식사를 하고, 반나절을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보내고, 박물관이나 화랑에 간다. 토요일 밤에는 남편과 제대로 된 저녁식사를 하고, 함께 영화를 본다. 일요일은 완전히 자유다. 일요일에는 다른 사람 뒤치다꺼리를 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를 읽고, 남편과 영화 두 편을 본다. 일요일은 잠옷 차림으로 빈둥거리는 날이다.
---「오차 없는 시간표에 중독되다」중에서

전 독신을 충실하게 숭배하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독신을 유지할수록 그 생활이 점점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설령 마음이 끌린다 해도 예술가는 결혼해서는 안 돼요. 남자라면 결혼해도 괜찮을지 몰라요. 하지만 여자는 결혼하면 남자보다 더욱 무거운 의무를 져야 하고, 돌봐야 하는 일이 더욱 많아지죠. 이건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에요. 결국 결혼한 여자는 일과 가족 중 하나를 등한시할 수밖에 없어요. 좋은 아내와 어머니가 되거나 훌륭한 예술가가 되거나 둘 중 하나죠. 제 야망은 후자예요. 그래서 부부의 연을 맺는 일을 영원히 적대시하는 거죠.
---「낭만적인 관계는 해롭다」중에서

“내게는 반복적인 일상의 의식이 없다. 『파리 리뷰』에서 읽었던 다른 많은 작가들처럼 완벽한 일정과 규율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전혀 살지 못하는 내가 실패했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다.” 캐나다인 소설가이자 단편소설 작가 헤티는 2016년에 이렇게 말했다. “작가가 되려면 규율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운동 일정과 식이 프로그램 등 어떤 한 가지를 아주 오랫동안 고수할 수 있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다. 내 열정은 아주 빨리 식어버린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헤티는 다소 느슨한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글쓰기와 삶이 하나가 되기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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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는 역할과 엄마라는 역할을 어떻게 병행하셨나요?’ 독자들을 만나면 흔히 듣는 질문이다. 내 대답은 이랬다. 첫째, (일이라는) 우선순위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을 과감히 포기했으며 둘째, 오래도록 글을 쓰고 싶기에 나에게 맞는 특정 작업 방식으로 꾸준히 습관을 들였다고.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스스로 정해서 실천하는 극기에는 분명 가치가 있었다.

인생에 있어서 ‘일’은 누가 뭐래도 가장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가장 오랜 시간을 일을 하면서 보내기도 하거니와, 취미나 여가가 아닌 ‘일’이 삶의 질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고 믿는다. 그러니 보다 나은 방식으로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우리가 가진 지극히 자연스러운 본능인 것이다.

『예술하는 습관』에는 무수히 많은 ‘자기 일을 사랑한 예술가’들이 등장하여 영업기밀과도 같은, 각자의 ‘일하는 방식’을 가감 없이 밝힌다. 무시무시한 자발성과 몰입. 제한된 자원으로 최적의 성과를 내는 법. 에너지의 효율적 배분. 엄격한 루틴. 자기규율과 자기반성. 스스로와 맺는 약속과 원칙. 이야기를 듣다보면, 까탈스럽고 지독한데,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뜨겁다. 그리고 다름 아닌 ‘내’가 ‘나’를 만들어간다는 당연한 이치를 새삼 깨닫게 한다.
- 임경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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