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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의 파리

벼랑 끝의 파리

: 보부아르, 피츠제럴드, 장 르누아르, 달리와 친구들

예술가들의 파리-04이동
리뷰 총점9.4 리뷰 5건 | 판매지수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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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52쪽 | 710g | 140*220*35mm
ISBN13 9788932321226
ISBN10 89323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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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초등학교에 다니다 그만둔 후 달리는 자신이 나중에 “가짜 기억”이라 부르게 될 것을 만들어내며 시간을 보냈다. “가짜 기억과 진짜 기억의 차이는 보석에서와 같다. 항상 가짜가 더 진짜처럼 더 찬란하게 보이는 법이다.”--- p.31

이제 아무도 모던아트를 사지 않는 데다 수집가들은 소장품들을 팔아치우기에 나섰으므로 미술 시장은 한층 더 침체되었다. 폴 로젠베르그마저도 모던아트를 사는 대신 좀 더 안전한 투자로 보이는 인상파 및 후기인상파 작품으로 구매를 한정하고 있었다.--- p.46

“그 시절까지만 해도 우리는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라고 보부아르는 회고했다. 두 사람 모두 공산주의자들 에게 점점 더 공감하게 되었지만, 사르트르는 공산주의자에게든 다른 누구에게든 투표하지 않았다(보부아르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녀로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으니 프랑스 여성에게는 아직 투표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p.66-67

말로는 한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열여덟 살에서 스무 살 사이에, 인생이라는 장터에서 가치 있는 것은 돈이 아니라 행동으로 사야 한다. 대개의 사람은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 p.186

르누아르는 이렇게 덧붙였다. “패배가 독일을 타락시켰지만, 이른바 승리라는 것이 프랑스를 타락시킨 이상으로는 아니었다.” 그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이기든 지든, 어떤 나라도 전쟁으로 야기된 퇴폐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p.204

장 르누아르와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때로 그렇게 짜증 나기는 해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한 동료는 이렇게 회고했다. “세트장에서 르누아르는 진짜 훌륭했다. 배우들로부터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그보다 더 탁월한 사람은 또 없었다.” 연극 에이전트인 룰루 바티에는 언젠가 “르누아르는 장롱이라도 연기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p.226

그러나 피츠제럴드에게 가장 낙심이 되었던 것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이 작품에 대해 일언반구도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마침내 출간 한 달 후에, 피츠제럴드는 헤밍웨이에게 편지로 물었다. “그 책이 마음에 들었나? 부디 가타부타 한 줄만 써 주게. 뭐라고 해도 기분 상하지 않을 테니까.” 마지막 한마디는 아마도 사실이 아닐 터였으니, 헤밍웨이가 “좋기도 했고 안 좋기도 했다”라고 대답하자 그는 참담한 기분이 되었다.--- p.275-276

여전히 굳건한 평화주의자였던 그는 스페인 파시즘에 맞선 공산당의 투쟁에 관한 언급은 일체 피하기로 하고, 대신에 몰살당한 마을 사람들의 개인적인 비극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그림으로 끔찍한 문제를 겪게 되리라는 건 알아”라고 그는 당시 애인이던 사진작가 도라 마르에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꼭 해내고야 말 거야. 다가오는 전쟁을 위해 반드시 해내야만 해.” 그해에 그는 또 이렇게 선언했다. “정신적인 가치를 가지고 살며 작업하는 예술가는 인류와 문명의 최고 가치들이 위기에 처한 갈등 상황에 무관심할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p.330

“난 그가 늘 마땅치 않았어.” 피카소는 경멸 어린 어조로 말했다. “그는 스페인 사람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투우를 진짜 이해해본 적이 없어. 헤밍웨이라는 작자는 가짜야.” 피츠제럴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 항상 그를 좋아했지. 우리 모두 진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건 그였어.”--- p.349

사르트르와 보부아르가 파리로 돌아와 보니, 사람들은 파가 갈려 있었다. 우익에서는 또다시 인민전선 비슷한 것을 겪느니 차라리 파시즘이 낫다고 은밀히, 아니 그다지 은밀할 것도 없이 바랐고, 좌익의 상당수는 스탈린에게 배신당했다고 느끼고 있었다. “허풍과 비겁함, 절망과 공황이 뒤섞인 공기가 우리를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었다”라고 보부아르는 썼다.--- p.409
---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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