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세계 최대의 교류, 만남, 소통이 중심이 되는 콘택트(contact)화된 국가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전염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가장 높다. 달리 표현하면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이번 ‘코로나19’사태로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이를테면 2020년 5월 5일 이태원 K-클럽(00:30~06:00)에 다녀간 코로나 확진자로 인하여 동일(同日)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에 전파되었으며, 심지어 제주도까지도 확산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인구가 밀집된 지역과 장소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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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뿐만 아니라 여러 지방정부에서 다양한 방안들이 강구되어 ‘코로나19’가 조기에 확산되는 것을 막아내는 소방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도입한 드라이브 스루 검진시스템은 곧바로 전국으로 확산되기도 하였다. 서울시 성동구의 ‘안심출입증카드’, 인천시 부평구의 확진자 및 접촉자 24시간 밀착감시, 전주시와 오산시의 임대료 인하 캠페인 등 여러 지방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였다. (중략)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선진국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우리가 해내고 있는 일에 강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이기심과 불신이 팽배하기도 했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시민들 간에 신뢰사회를 형성하게 되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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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코로나19 이후에 대한민국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 필자는 코로나19 이후에 새로운 단계(STEP)로 도약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STEP’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STEP’은 ‘Social Life, Technology, Education & Economy, Politics & Public Health’의 앞 문자들을 딴 것이다. 코로나19사태 전·후의 모든 분야의 변화 양상을 조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여기서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4가지, 즉 사회생활(S; Social Life), 기술(T; Technology), 교육과 경제(E: Education & Economy), 정치와 공공의료(P; Politics & Public Health)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자주 접하는 것을 중심으로 향후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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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행동양식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가진 자도 못가진 자도, 젊은 세대도 기성세대도, 남성과 여성을 불문하고 전 지구촌 사람들이 예외 없이 생명의 위험에 노출되면서 행복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중략)
지금까지 우리는 인생에서 소득창출(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렸다. 돈을 버는 것은 과정이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삶의 목적인데, 목적은 잊어버리고 돈을 버는 것에만 몰두했다. 이는 수단과 목적이 도치된 것과 같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명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제는 수단과 목적의 도치현상을 바로잡고, 궁극적으로 내 삶의 즐거움, 보람과 만족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인생관을 바꿀 것이다. 이를 필자는 소즐인(소소하지만 즐거운 인생)이라고 명명해 보았다. 특히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람들은 타인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자아(自我)가 상실된 몰아(沒我) 인생(타의인)이었다면, 이제는 자아를 찾고 스스로의 만족과 즐거움을 찾는 삶으로 방향을 바꾸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타의인’에서 ‘소즐인’으로 가치구조 및 행동양식이 바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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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 온라인 수업 시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출결점검이 관건이었다. 왜냐하면 현재는 출석일수가 3분의 2 이상이어야 졸업이 가능하고 졸업증서가 주어진다. 즉 출석 여부가 확인되어야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과연 졸업장이 중요할까? 졸업장보다는 학업에 대한 역량과 성취도가 중요하다. 어느 학교의 졸업장이 아니라 성취도 중심의 검증고시, 분야나 과목별로 수강하고 통과(Pass) 또는 실패(Fail), 상·중·하 등의 등급을 부여하는 등 역량중심의 평가가 대세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채용시장에는 학벌·나이·성별 불문의 블라인드채용이 보편화되고 있어 졸업장의 중요성이 낮아지는 추세이다. 앞으로는 고교학점제 등 교육 정책이 바뀔 것이고, 2025년부터는 고등학교에서도 대학과 같이 학점제로 학업 성취도를 평가할 것이다. 이는 졸업장보다는 개인이 지닌 역량이 중요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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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탈세계화, 지역주의화, 국수주의가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만 미국의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회장인 이안 브레머(Ian Bremmer)는 기존의 G20, G7, G2 등이 세계의 중추역할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글로벌 시대에 중심이 되는 국가가 없는 ‘G0(G-Zero)’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지구촌의 지역주의화 경향이 한층 강해질 것이다. (중략)
또한 글로벌 밸류체인(Value Chain)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의 공장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코로나사태로 인하여 중국 국경이 봉쇄되자 세계무역질서가 와해되기도 하였다. 효율과 이윤극대화를 지향해 온 세계무역질서가 자국 중심으로 가치사슬(밸류체인)이 변화하고 재편될 것이다. 즉 ‘지구촌 이윤극대화Global Profit Maximization’시스템에서 ‘부분이윤극대화(Partial Profit Maximization 또는 Profit Sub-Maximization)’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이는 지역주의화로 나아가는 동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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