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는 화력발전소 멈추고, 경유값 올려 경유 자동차 억제하고, 측정기와 공기청정기 설치하겠다고 한다.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교육은 그것에서 멈추면 안 된다. 아이들 스스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우치도록 도와야 한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지금 하는 환경교육을 새롭게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 학교의 미세먼지 농도를 학생 스스로 측정하고, 다른 지역과 견줘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도 함께해야겠지. 필요하다면 캠페인도 하고, 미세먼지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과 이를 대비한 행동 요령도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교육은 어렵다. 돈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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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만큼 이별이 일상인 직업이 또 있을까. 해마다 아이들이 바뀌고 동료가 바뀐다. 늘 하는 이별이지만 난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엉뚱한 기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땅의 교사들을 안쓰러워하는 따뜻한 눈빛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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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폭력을 왜 학교폭력이라 이름 붙였는지 답답하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제대로 관계 맺지 못하는 책임을 모두 ‘학교’에 떠넘기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은가 의심해 본다. 그리고 ‘학교’를 ‘폭력’과 결부시키려는 나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국가폭력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학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학교폭력이라 해서는 안 된다. 나는 ‘학교폭력 예방’이라는 말조차 폭력적이라 생각한다. 학교는 희망이어야 한다. 모든 학교 구성원들은 학교와 교육을 희망과 행복이라는 말로 바꿔 부를 수 있을 만큼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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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교실과 교과서에서만 무언가를 배운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이웃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다. 이른바 성공했다는 소수의 사람만이 우리 아이들이 가져야 할 꿈이라는 속삭임이 계속되는 한 아이들은 ‘세상’이라는 커다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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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미래의 주인공이 분명하지만, 현재도 삶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린이’를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단계라는 생각에 머물면,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실체를 바로 볼 수 없다. 어린이를 위한다는 일이 오히려 어린이를 삶의 객체로 만들기도 한다. 어린이들이 바라고, 하고 싶고,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어린이를 보호한다는 어른들이 바라는 것, 보이고 싶은 것, 듣게 하고 싶은 것만 주게 된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른들이 바라는 것, 보이고 싶은 것, 듣게 하고 싶은 것만 주면 아이들은 실패를 경험할 기회를 빼앗겨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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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만약 아이들이 병들었다면 그것은 마음껏 놀 수 없는 것에 대한 복수”라 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 아이들이 더욱 행복할 수 있도록,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 아이들은 마음껏 놀 때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 아이들을 놀게 하자.
---pp.68,69
유치원에서는 하루에 한 시간 바깥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놀이 중심 교육과정이라는 말도 참 좋다. 마음 좋은 교사가 한 시간 내내 아이들과 놀이 활동을 하고 아이들한테 칭찬받고 싶어서 이야기를 건넸다.
교사| 얘들아, 잘 놀았지. 이제 교실에 들어가자.
아이| 선생님, 이제 우리 놀아도 돼요?
놀이의 주도성은 노는 이에게 있어야 한다. 어른(교사)이 주도하는 놀이는 아이들한테 놀이가 아닌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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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포함한 교육 전문가들이 외국을 탐방하다가 교육 선진국의 교육제도나 환경에서 좋은 사례를 찾으면 그것이 가능했던 까닭을 분석한다. 그런데 ‘우리도 그렇게 해 보자’ 하면 불가능하고 어려운 이유를 열거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교육 선진국들은
1 모든 조건이 갖춰진 다음에 그 제도를 시행했을까?
2 제도를 시행하면서 조건을 개선해 갔을까?
3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시작하지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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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암이라도 개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고 한다. ‘면역 관여 억제제’, 내 몸의 면역세포로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제인데도 열 명 가운데 두 명한테만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암 치료도 개인 맞춤형 시대가 펼쳐진 지 오래다. 자동차보험도 운전 습관에 따라,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다.
정작, 학교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어쩌면 그 어느 곳보다 먼저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해야 하는데 외면한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학생 개인별 교육과정에 한 발 더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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