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잠든 사람”이다. 이 시인은 꿈을 채집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꿈의 자동기술법을 내세웠던 초현실주의자와는 전혀 다른 자세로 잠든 사람이다. 잠은 우리에게 “기억나지 않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시인은 “언어가 잊은 것들”을 시적 질료로 삼아 미지의 얼굴이 된다. 망각의 검은 구멍을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 나는 내 안에서 나를 범람하여 ‘비인칭’의 상태로 출렁인다. “모든 침대는 일인용”이지만, 이 일인용의 장소는 나르키소스의 연못이 아니라 “일인칭과 이인칭과 비인칭”이 한없이 텍스트를 짜면서 해체하는 이상한 이야기 속으로 “쪼개진 석류의 아름다움처럼” 뻗어 간다. 독자여, 뱀처럼 스르르 사라지는 이야기 속에서 당신의 살갗이 낯설게 깨어나고 있다. 자, 이제 당신은 꿈속으로 깨어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