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리우의 『도덕경』은 그간 내가 읽은 그 어떤 『도덕경』과도 달랐다. 켄 리우 자신이 “중국인으로 자란다는 것은 공기 중에서 노자를 들이마시는 일과 같았다”고 말할 만큼 도덕경 원문과 친숙한 작가라는 점에서 신뢰할 수 있었고, 텍스트에 대한 자신감과 장악력을 느꼈다. (...) 그의 『도덕경』은 끊임없이 생생히 말을 걸고, 우리는 자연히 더듬더듬 한마디씩 읊조리게 된다. 점점 말이 줄어들어 언젠가 편안한 무의의 상태에 이를 때까지.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특히 이 책을 읽는 데는 정해진 답이 없다. 중요한 것은 알 듯 모를 듯한 『도덕경』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실제로 변화하는 일일 것이다. “바다처럼 평범하면서도 보이지 않을 만큼 아득히 넓어지는” 일일 것이다. 켄 리우가 말하듯 “이해는 독자의 정신이 죽은 텍스트를 살아 있는 이야기로, 자기 고유의 이야기로 변형시키는 순간 발생”한다. 『도덕경』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만드는 일은 노자도 번역자도 아닌, 순전히 독자 자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