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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첫 번째 이야기 / 교외의 흐트러진 풀숲을 걷는 즐거움 : 도시와 자연의 경계선, 그리고 “경험의 멸종”에 대하여 두 번째 이야기 / 동네의 특별한 장소와 동식물, 아이들 : 우리가 잃어버린 빈터를 꿈꾸며 세 번째 이야기 / 너무 달라진 비틀 록에서의 하루 : 국립공원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한 고찰 네 번째 이야기 / 세쿼이아 나무와 말하는 잎사귀 :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대변하는 세상 모든 작가들에게 다섯 번째 이야기 / 미네랄 킹의 미학 : 이 아름다운 계곡에 디즈니가 왔다면 어땠을까 여섯 번째 이야기 / 네이처 매트릭스 : 자연과 긴밀한 연결을 이루는 환경 윤리 패러다임 제안 일곱 번째 이야기 / 또 다른 자연, 대학 캠퍼스에 대한 생각 : 매일 매일 좀 더 나은 자연주의자 되기 여덟 번째 이야기 / 그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버의 이야기였다 : 존 제이콥 애스터 1세의 서부 개척과 모피 사업 기록을 접하며 아홉 번째 이야기 / 야생의 멸종 : 어디까지 야생인가, 거대한 연속체로서의 야생에 대하여 열 번째 이야기 / 칼새와 나비 날개, 돌산과 습지 : 나비를 사랑한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디테일의 개별화” 열한 번째 이야기 / 모두의 도랑은 소중하다 : 경험의 멸종, 두 번째 이야기 열두 번째 이야기 / 사스콰치의 기호학 : 거대한 털북숭이 유인원이 가진 은유적인 힘에 대하여 열세 번째 이야기 / 1년간 새를 관찰하러 떠나는 여행, 빅 이어 : 새 대신 나비를 보러 떠난 나만의 빅 이어 기록 열네 번째 이야기 / 자연 문학의 경계 : 자연과 인간을 나누는 이원주의 개념에 대한 반발론 맺으며 감사의 말 에세이 출처 |
Robert Michael P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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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야생 서식지를 완전히 점유해버리면 일반종의 동식물도 사라져버린다. 그러면 자신의 일상에서 자연과 접촉하는 경험이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레 관심이 떨어져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도 줄어들고 만다. 이것은 순환 효과가 있어서, 멸종의 파도가 확대될수록 인간은 자연과 단절된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나는 이것을 “경험의 멸종”이라고 부른다.
--- p.26 공원은 빈틈없이 손질되고 화학적으로 처리되어 모험심 많은 아이의 관심을 일으키지 못한다. 특별한 장소가 아이들에게 마법을 부리려면 약간 오싹하게 만들고 파괴도 해야 한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나무에 오르고 이리저리 빈둥거리고 뭔가를 잡기도 하고 물에 젖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길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보통 이런 활동은 금지되며 거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나는 희귀한 다양성 요소의 신중한 보전과 관리를 위해 가능한 한 자연을 엄격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보호구역과 마찬가지로 비공식적인 시골-감독 없이 야외 놀이가 이루어지는 영역-도 건축물 즐비한 풍경 속에서 인정받고 보호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마법이 일어나는 작은 장소를 알아차리고 공원과 보호구역처럼 다루고 보존해야 한다. 간섭을 덜 한다면 더 좋다. --- p.54 자연과의 분명한 교감과 실제 접촉의 깊이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새의 목록을 작성하고 장미를 재배하는 것은 해가 되지도 않고 좋은 일이지만, 이것이 꼭 자연과의 깊은 유대감을 뜻하지는 않는다. 발달한 현대 사회일수록 살아있는 세계와의 친밀함이 널리 퍼져 있지 않다. 대개 자연과 관련된 여가 활동은 피상적인 접촉만 가능하게 할 뿐이다. ‘트위칭twitching’으로 알려진 영국의 경쟁 스포츠가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희귀 조류를 관찰하는 것을 말하는데 유기체가 기록을 위한 게임물로 전락한다. 캠핑카로 여행을 다니는 가족이 오수 탱크를 비우지 않고 그랜드 캐니언에서 다음 목적지로 달리는 풍경도 비슷하다. 관광객, 자연 관련 단체의 회원들, 시골에서의 취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개 자연을 겉핥기식으로 스쳐지나간다. --- p.117 하지만 유타주에서의 가장 생생한 기억은 외래 침공이다. 사실, 침략자는 토착민이었다. 오히려 그들의 침략을 알아차린 학생, 직원, 교수들이 외래인이었다. ‘네군도단풍벌레’라는 붉고 검은색의 그 곤충은 적어도 후기 플라이스토세 이후 로키산맥의 협곡에 자주 출몰했으니까 말이다. 녀석들은 초봄에 네군도단풍나무 껍질에 알을 낳는다. 가을이 되면 수백만 마리의 네군도단풍벌레 성체가 피난처로 삼을 동굴과 속 빈 나무를 찾으려고 산에서 내려온다. 인간은 네군도단풍벌레의 활동 범위 안에 난방 시설이 있는 큰 건물을 지을 때, 녀석들이 그곳을 따뜻한 동굴로 삼아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강렬한 색깔의 작은 벌레 수천 마리가 자신의 거주지와 일터를 겨울 숙소로 선택하는 것을 보고 끊임없이 충격 받고 분노한다. 내가 유타주로 간 그해 겨울도 그랬다. --- p.144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임학을 공부할 때, 각자의 야생 등급이 얼마나 되는지 평가하는 시험을 보았다. 나는 야생을 열렬히 옹호하는 사람으로서, 점수가 낮게 나와서 경악스럽고 당황했다. 왜 야생성이 부족하다고 나왔냐 하면, 작은 숲길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을 즐긴다는 항목에 표시했기 때문이다. 음, 지금도 좋아한다. 무척. 하지만 야생, 깊은 야생에서 걷는 것도 좋아한다. 지금까지 그 두 가지 즐거움이 서로 부딪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야생의 연속체에서 서로 약간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둘 다 인간 이외의 생물을 많이 접촉하게 해준다. 나는 도로를 없애 도로 없는 지역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도로 없는 지역에 새 도로를 까는 것도 반대한다. 하지만 동시에, 꼭 필요한 곳을 연결하는 수목으로 둘러싸인 길을, 내 낡고 작은 차로 신나게 달리고 싶다. 그리고 차를 세우고 바퀴 자국이나 장애물, 문 같은 것을 지나 걸어 들어가고 싶다. --- p.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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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는’ 자연과 야생의 경계는 어디일까?
자연과 함께 산다는 것 그리고 자연을 보호한다는 것에 대하여 최근 코로나 상황과 환경문제 대한 이슈가 늘어나면서, ‘자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동식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정원 가꾸기나 등산, 캠핑 같이 자연 속에서의 활동을 즐기려는 이들이 넘쳐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을 ‘느끼고’ 싶어 하고, 자연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이런 게 바로 자연과 함께 산다는 것일까? 우리는 지금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생존하는 최고의 자연철학자 로버트 마이클 파일은 《네이처 매트릭스》를 통해 자연을 주제로 한 14편의 에세이를 풀어낸다. 여기서 그는 자연을 소비하는 행위의 피상적인 접촉을 경계한다. 자연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건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나, 이것이 실제 자연과의 깊은 유대감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네 공원에서 여름 햇살을 즐기는 사람이 이로운 곤충을 보고도 혐오감과 공포를 느끼는 덴 대표적으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우린, 그 곤충이 이로운지 아닌지 모른다. 동네 생태계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연 문맹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는 우리가 받아들이고 좋아할 수 있는 자연과 그렇지 않은 자연을 나누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연을 지나치게 숭배하거나 멀리 두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렇게 묻는다. 황야에 깔린 작은 도로, 아스팔트 틈 사이에 자란 잡초, 가로등 아래 모여든 나방 떼, 교각에 자라난 이끼…, 이중 자연은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냐고. 저자는 자연과 인공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와 자연을 평가하려는 태도를 경계하며, 연속체로의 야생 개념을 전한다. 이를 통해 자연과 함께 산다는 것, 그리고 자연을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들여다볼 계기를 제공한다. | “개울, 공터, 뒷산… 우리가 뛰어놀던 그 특별한 장소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어린 시절의 빈터를 잃어버린 모든 이들에게 또 하나 저자가 책을 통해 계속해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저자가 처음 내세워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경험의 멸종’ 개념이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개 동네에는 개발이 덜 된 빈터들이 있었다. 탐험하고 샐쭉거리기도 하고 생각에도 잠겼던 곳. 요새를 만들고 이런저런 생물을 잡고 물과 식물 속에서 장난도 치던 특별한 장소. 이런 공터는 우리 가까이 있었기에 접근하기가 쉬웠고, 정리되지 않은 일종의 야생이었으며, 어른들의 눈을 피해 모험과 놀이를 할 수 있는 비밀스런 공간이었다. 우리는 대개 그런 빈터에서 자연을 경험했고, 그 속에서 깊이 있는 교감을 이루곤 했다. 하지만 도시가 개발되고 빈터가 건물로 채워지거나 아스팔트가 깔린 공원으로 바뀌면서, 그곳에 살던 많은 생명체들이 점차 사라져갔다. 희귀종들이 먼저 사라졌고, 풍부하고 다양했던 생명체들이 살아남은 몇 가지 종으로 단일화되었다. 한 지역에서 어떤 생물이 사라진다는 건, 그 지역에 사는 도달 반경이 좁은 사람들에게는 완전한 멸종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지역적인 멸종이 계속되면 점점 주변 환경이 평평해지고 메말라지면서 깊은 고립이 초래된다. 도시가 개발되면서 생명체가 단일화될수록, 그를 통해 우리가 얻었던 ‘경험’ 역시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경험의 멸종’은 빈곤이 더 큰 빈곤을 낳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과 여러 사례, 연구 결과 등을 통해 ‘경험의 멸종’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경험의 멸종을 막기 위한 환경 윤리 패러다임 ‘네이처 매트릭스’를 함께 제안하여, 자연과의 긴밀한 연결을 꽤하고 있다. | 인디언 추장 세쿼야의 문자 발명부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디테일의 개별화’까지,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대변하는 자연주의적 글쓰기에 대한 고찰 로버트 마이클 파일은 유명한 자연철학자이자 생태학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연문학에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을 펴내고 강의를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에 저자는 이 책에서 생태학적 글쓰기와 자연문학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함께 풀어낸다. 백인들의 문자를 보고 직접 문자를 발명하고자 했던 인디언 추장 세쿼야의 일화, 처음 발견된 동물이나 식물에게 학명을 부여하는 분류학자 이야기, 《롤리타》로 유명한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자신의 글쓰기에서 중시했던 ‘디테일의 개별화’ 개념, 자연문학의 이원론에 대한 생각 등 자연주의 작가로서 강조하고 싶은 자연과 글쓰기의 상관성을 세심히 담고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저자가 처음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자연 보호에 대한 소박한 열정 때문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대학원생이 영향력을 가지고 변화를 일으키고자 선택한 차선이었으나, 그런 열정이 어느덧 50년을 넘어섰다. 한 노학자가 자신의 평생을 담아낸, 자연과 자연주의적 글쓰기에 대한 진솔하고 따뜻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생명애가 샘솟지 않는다면 살아있는 게 맞는지 맥박을 한 번 짚어보길. - 《커커스》 리뷰 이 사려 깊은 에세이집에서, 생태학자인 저자는 자연 세계와 그 안에 있는 인류의 위치를 살핀다. 각각의 에세이는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이 지금보다 더 우리 곁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독자들에게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