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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지 않은 삶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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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며
서문
Ⅰ 한 사람, 그리고 두 갈래 길
Ⅱ 어른 시절의 이야기들
Ⅲ 모든 것이 달라졌다
ⅰ 당신을 사랑하는 신
ⅱ 멋진 인생
ⅲ 속죄
참고 문헌 및 주석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앤드루 H.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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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w H. Miller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인디애나 주립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는 존스홉킨스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있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 문학을 주로 연구하며 문학이 윤리학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문학 비평서 『유리 너머 소설들Novels behind Glass』과 『완벽할 책임The Burdens of Perfection』을 썼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국제학 대학원에서 국제무역 및 국제금융을 공부했다. 현재 펍헙번역 그룹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불평등은 우리 몸을 어떻게 갉아먹는가》 《제대로 연습하는 법》 《플랜B는 없다》 《어머니를 돌보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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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22g | 135*210*30mm
ISBN13
9791197040535

책 속으로

그런 경험들이 곧 나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 그런데 그 경험들은 아주 다를 수 있었고, 그랬다면 나도 지금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중 하나만 달랐어도 나는 다른 방향으로 굴렀을 것이다. 나는 지금 여기로, 이 도시로, 이 집으로, 이 방으로, 이 책상 앞으로, 이 문장으로 이어진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의 내 삶은 기막힌 우연이면서도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삶이다.
--- p.18

“오래도록 서서”라고 프로스트의 화자는 말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고립된 존재로, 우리의 과거를 분리된 것으로 상상하기 전에, 우리에게 감정과 생각이 형성되기 전에,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에게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 우리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확실하게 가늠할 수 없는 곳에서 허구의 인물들은 조용히 우리 자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 p.24

삶과 이야기 모두를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우리의 삶을 이야기로 대하기 때문이다. 소설가이자 사회비평가인 폴 굿맨Paul Goodman은 이렇게 말한다. 이야기가 “시작할 때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중반 정도 되면 가능한 것들이 있다. 끝날 때는 모든 것이 필연이다.” 성장은 배제하고 확정한다.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인다.
--- p.27

내가 시를 인용하는 이유는 또 있다. 시는 의미의 직전까지 다가가는 경험을 제공하는 특별한 힘이 있다. 뭔가 중요한 것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를 만들어낸다. 의미와 같은 시공간에 나란히 머물고 있지만, 그 의미를 완벽하게 소유하지는 못한다. 사람의 기질에 따라서는, 적어도 나와 같은 기질의 사람에게는, 이런 경험이 한없이 매혹적이다. 의미가 영원히 내게로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괜찮다.
--- p.28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왜 굳이 과거를 돌아보면서 후회를 하는지 궁금해했다. (...) 무엇보다 우리가 살지 않은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미래에 나쁜 결과와 마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다. 의미 있는 삶에 대한 갈망은 그 어떤 전략적 고려보다 우선하고, 살지 않은 삶에 대한 고찰은 그런 의미를 만들어내거나 찾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 p.28

신이 사랑이 넘치는 존재라면 그런 신이 당신을 속속들이 안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 데니스의 시에 등장하는 신도 그런 다정한 신이기 때문에 위로가 된다. 그리고 그 신은 부동산 중개업자를 안다. 그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안다. 애덤 필립스의 말처럼 “신의 죽음은 우리가 누구인지 아는 이의 죽음을 의미한다.
--- p.52

행복감이 다소 잦아들 때면 단독성으로 인해 우리는 독방에 감금된 신세라고 느끼기도 한다. 울프는 이런 감정을 찾아내는 데도 재능이 있었다. 나는 이 특정 몸에, 이 습관에, 이 관점에, 이렇게 말하고 쓰는 방식에, 이 망할 날, 이 망할 생각에 갇혀 있다. 마치 내 피부에 구멍이 하나도 없고 내 두개골에 틈새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나는 감옥인 동시에 포로다. 그럴 때면 다른 사람, 다른 삶을 상상하는 것이 탈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탈출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탈출해서 어디로 간단 말인가?
--- p.67

“우리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방식으로 행복해지기보다는 차라리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참해지기를 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해즐릿은 행복과 불행 등 모든 감정들보다 우리에게 더 근원적인 감정은 우리 자신에 대한 원초적인 애착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허영심과는 달라서 더 근본적이며 더 뿌리가 깊다.
--- p.79

경영대학원에서 대안 과거 연구가 성행하는 것도 당연하다. 영국 경제학자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나는 찰스 디킨스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디킨스 소설의 플롯과 등장 인물들의 내면 세계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 경제학자는 학자답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네의 연구가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경영자들에게 도움이 될지도?”
--- p.161

자연은 오래도록 지속되는 표현을 통해 우리의 부분적이고, 불완전하고, 일시적인 삶을 복구한다.
--- p.213

당신의 삶 또한 당신이 예술 작품에 쏟는 관심 못지않은 세심한 관심으로, 내가 지금 여기 이 시에 보여달라고 당신에게 호소하는 그런 관심으로 보상받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 p.233

출판사 리뷰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새 오십이 당신을 노려보고 있다.”
어른 시절의 아름다움과 상실에 관하여

밀러는 살지 않은 삶은 중년의 관심사라고 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아서 선택이 의미가 없는 유년 시절, 가능성이 있다는 느낌만으로 충만한 청년기를 지나 “깨달음의 시기, 자신의 삶의 형태가 이미 정해졌으며 (...) 대통령이나 백만장자가 될 리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이다. “살지 않은 삶이 있으려면 먼저 삶을 어느 정도 살아야만 한다. 미래에 다른 삶을 살 가능성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느낄 때면 어김없이 과거에 선택하지 않은 길들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 이 삶에 딱히 불만이 없다 해도 어쩐지 억울하다. 우리가 “이런 사람으로, 이런 삶을 살아야만 할 절대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상상함으로써 길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이해한다. 이 사건과 저 사건의 관계를 발굴하고 대안을 고안한다.” 그리고 “의미 있는 삶에 대한 갈망은 그 어떤 전략적 고려보다 우선하고, 살지 않은 삶에 대한 고찰은 그런 의미를 만들어내거나 찾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책은 우리가 가지 않은 길, 우리가 살지 않은 삶의 무게를 끌어안고 맞설 때 지금 이 순간의 의미와 아름다움에 대한 자각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지금 이 한순간은 우리가 포기한 모든 것이라는 자각의 순간이자 중년, 어른 시절의 자유와 고독이다. 그럴 때 세상은 한없이 평범하면서도 한없이 유일하고 특별한 모습으로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한다.

삶에 가장 가까운 것
예술의 언어로 확장하는 생의 비평

“내가 갈 수도 있었던 다른 길들을 상상하는 것은 나를 위한 더 많은 삶들을 상상하는 것이다. 이것과 저것, n+1, 우리는 이 세계의 안에서 또 다른 세계, 내가 거의 만질 수 있고 거의 맛볼 수 있는 세계를 본다. 그 다른 세계는 이 세계의 일부다. 그림자가 사물의 일부이듯, 기억이 인식의 일부이듯, 꿈이 일상의 일부이듯.”
버지니아 울프의 리듬, 이언 매큐언의 정교한 속임수, 로버트 프로스트의 갈림길, 헨리 제임스의 쓰지 않은 글, 페소아의 불면, 에밀리 디킨슨의 후회, 칼 데니스의 순응, 필립 라킨의 이중 소거, 샤론 올즈의 가정법과 직설법, 하디의 정원, 제니 오필의 깨진 언어, 제인 허시필드의 덧칠. 이것들은 문학의 언어이고 삶의 언어이다. 우리가 예술 작품을 대할 때처럼 우리 삶을 대할 때, 우리가 예술 작품의 작은 의미들을 해석하려 애쓰는 것처럼 삶을 해석할 때 생은 잠시나마 그 의미를 갖는다.
“‘예술은 삶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고 조지 엘리엇은 말했다. 그렇다, 그리고 예술은 때로는 ‘가장 소중하고 가장 끔찍한,/삶에 가장 가까운 삶/잃어버린 삶’이다. (...) 나는 그 삶을 여기, 내 무릎 위에 붙들고 있다. 나는 그것을 여기, 이 묘지에서 본다. 나는 그것을 내 안과 밖에서 느낀다. 한없이 가깝게, 한없이 멀게.”
앤드루 밀러의 이 아름다운 에세이는 예술처럼, 그리고 우리의 삶처럼 ‘의미와 같은 공간에 머물지만 소유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그것을 명확하게 그려내려고 노력한다. 단어들을 반복해서 덧칠하며 손본다.” 그리고 말한다. “이것”이라고.

추천평

“독서와 글쓰기를 소재로 산다는 것에 대해 고찰하는 아주 매혹적인 책.” - [커커스 리뷰]
“문학 전공자는 밀러가 인용하는 글의 다채로움에 감탄할 것이고, 일반 독자는 이 책이 다루는 보편적인 주제들에 공감할 것이다.” - [퍼블리셔 위클리]
“나는 내가 이 책을 썼기를 바란다. 그런 바람이 이 책에 대한 가장 훌륭한 대답일 것이다. (...) 이 책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 제인 오그레이디 ([타임 하이어 에듀케이션])
“밀러는 인간적으로도, 지적으로도 멋진 길동무다. 그는 중요한 것을 알고 있다. 경험하지 않은 삶이라는 주제도, 허구가 모든 인생에 적용되는 잠정성을 심화한다는 그의 지적도 모두 매력적이다. “ - 제임스 우드 (『소설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저자)
“다양한 관점으로 후회와 질투를 탐구하는 독창적이고 뭉클한 책. 작가의 관점이나 그가 수집한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슬쩍 부드러운 위로를 건넨다. 그렇다,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가능한 삶들 중에 단 하나의 삶을 산다. 그리고 우리가 살지 않은 삶은 우리 앞에 유령처럼 출몰한다. 그러나 밀러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마침내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삶을 살 기회를 얻었다.” - [월스트리트 저널]
“이 책은 우리 각자의 특이성이 얼마나 매혹적이고 복잡한 개념인지를 환기한다. 그리고 문학을 통해 우리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보여준다. 누군가로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밀러는 독창적인 논리로 이 사실을 완벽하게 설득할 뿐 아니라 그 이상을 해낸다.” - 애덤 필립스 (『멀쩡함과 광기에 대한 보고되지 않은 이야기』 저자)
“깊이가 있으면서도 드물게 잘 읽히는 책. 문학비평이 끝내주게 재미있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 책이 거의 가까이 갔다.” - [초이스Choice]
“될 수도 있었던 것에 관한 경이로운 표현 개론서” - 조슈아 로스먼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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