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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법이 될 때
법이 되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변론
정혜진
동녘 20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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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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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우리는 슬픔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_정혜윤
타인의 이름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을까_김민섭

프롤로그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김용균법

매년 2000명이 있었다
전태일, 문송면, 그리고 김용균
인터뷰_“어떻게 모른 척 살 수가 있겠어요”-김미숙
김용균이 법이 되기까지

영원의 시간 속에 살다, 태완이법
법의 한계, 공소시효를 넘다
태완이 없는 태완이법
인터뷰_“태완이가 이룬 정의입니다”-박준영
태완이가 법이 되기까지

부모의 자격, 상속의 자격, 구하라법
흑백 가족사진 속의 법
‘불효자 방지법’이 ‘파렴치 부모 방지법’으로
구하라가 법이 되기까지

어린이가 어른이 되려면, 민식이법
연대의 힘이 만들어낸 어린이보호구역
상정부터 통과까지 단 8분
인터뷰_“그 법이 아이의 분신과도 같았던 거예요”-정치하는 엄마들
민식이가 법이 되기까지

‘아픈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되지 않게, 임세원법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마오
안전의 문제는 치료의 문제
인터뷰_“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겠구나”- 백종우
임세원이 법이 되기까지

태어났기에 당연한 것, 사랑이법
가장 약한 사람의 기본권
친생자 추정과의 충돌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사랑이가 법이 되기까지

의로움에 대하여, 김관홍법
법이 가라앉은 시대의 비명
당연한 규정을 만드는 데 걸린 6년
김관홍이 법이 되기까지

에필로그.
부록_입법 과정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국선전담변호사.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남일보 기자로 15년 일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원하던 2009년 강원대학교에서 법 공부를 시작, 졸업 후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을 거쳐 수원지방법원에서 6년째 일하고 있다. 기획 취재를 좋아하던 기자 시절, 신문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모아 『태양도시』,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 『골목을 걷다』(공저)를 펴냈다. 전 직업의 영향으로 본인을 무엇이든 쓰는 자(記者)로 여기며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무렵 변호사시험 기록형 수험서를 쓰기도 했다. 국선전담변호사로 일하며 피고인이라 불리는 약 2천 명의 이야
국선전담변호사.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남일보 기자로 15년 일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원하던 2009년 강원대학교에서 법 공부를 시작, 졸업 후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을 거쳐 수원지방법원에서 6년째 일하고 있다.

기획 취재를 좋아하던 기자 시절, 신문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모아 『태양도시』,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 『골목을 걷다』(공저)를 펴냈다. 전 직업의 영향으로 본인을 무엇이든 쓰는 자(記者)로 여기며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무렵 변호사시험 기록형 수험서를 쓰기도 했다. 국선전담변호사로 일하며 피고인이라 불리는 약 2천 명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법의 언어로 풀어서 말하고 쓰며 변호사의 길을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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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18g | 135*205*20mm
ISBN13
9788972970033

책 속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자 세 명이 사고로 죽고 직업병까지 포함해서 하루 평균 여섯 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사회를 발가벗긴 ‘무서운 지면’2에서 단 한 명의 이름만이 온전히 드러나 있다. ‘김용균(24, 끼임).’ 그제야 새삼 깨닫는다. 김용균 이전에 산업재해로 죽은 노동자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기억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 걸. 많은 이가 추모한 ‘구의역 김 군’조차 성과 열아홉 살이라는 나이만 알 뿐 이름은 알지 못한다.
---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_김용균법」 중에서

김용균은 ‘구미에서 나고 자라 발전소 하청업체에 취업했다가 석 달 만에 기계에 끼여 죽은, 누구네 외아들 스물네 살 청년’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일하다 죽는 매년 2000명 이상의 노동자들,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있어 혹은 사고가 은폐되어 그 숫자에조차 포함되지 못한 노동자 모두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것이 그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이유다. 매년 2000여 명의 ‘김용균’들이 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
---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_김용균법」 중에서

태완이 사건에서 경찰은 피해자의 진술(예컨대 황산이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다는 진술)을 근거 없이 배척해 성과를 얻지 못했고, 유가족에게도 깊은 상처를 주었다. 박정숙 씨가 가슴의 한을 끝내 풀지 못한 건 경찰이 범인을 잡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이가 고통 속에서 토해낸 진술을 무시하고 소중히 여기지 않아서일 것이다.
--- 「영원의 시간 속에 살다_태완이법」 중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이나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세월호 참사에서도 자식 버린 부모가 십수 년 만에 나타나 보상금을 받아갔다니,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생길 텐데 누군가는 나서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가 호소했던 민식이법이 국회를 통과한 게 얼마 전이었다. 그들도 자신처럼 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열심히 산 동생의 이름을 걸고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 「부모의 자격, 상속의 자격_구하라법」 중에서

특정범죄가중법이 과잉 형벌이냐 아니냐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국회에서 절차를 위반했고, 법안 심사 때 예상 가능한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결과는 유가족을 향한 여론의 가혹한 비난, 불필요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어쩌면 우리는 과실범의 가중처벌 규정을 비판하기 위해서 가장 손쉬운 상대를 고른 것이 아닐까.

--- 「어린이가 어른이 되려면_민식이법」 중에서

출판사 리뷰

“무슨 이익이 있겠어요? 그럼에도 그냥 한 거예요.
그런 비극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비극을 다시 상기하는 게 고단했을 텐데도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이들이 없었다. 태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죽고 나서야 법이 통과되었지만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고 했다.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태완이법 덕에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의 재심과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을 검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만나지 않았다면 듣지 못했을 귀한 증언이다. 민식이의 부모님도 만났다. 선의로 시작한 일이 오해에 휩쓸려 절망스러울 법도 한데 직접 만난 그들은 외려 희망을 잃지 않는 단단한 모습이었다. 어머니 박초희 씨는 언론에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아이의 흔적을 내어주며 법만큼이나 여기 아이가 살아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해주기를 바랐다. 김용균의 어머니, 구하라의 친오빠, 임세원의 동료, 김관홍의 아내 등 산 자들의 고난은 저마다 다른데, 마음은 닮아 있었다.

“아이 이름 딴 법안이 통과된다고 당사자들한테 무슨 이익이 있겠어요? 그럼에도 생업을 팽개치면서 국회에 살다시피 하면서 입법운동을 한 거죠. 그런 비극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136쪽) 헤아릴 수 없는 슬픔 속에서도 타인의 무탈함을 바라는 마음은 그걸 직접 듣는 저자를 때론 아득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건조한 법조문이라도 다 읽고 나면 축축해진 마음으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1.11.18.~2019.9.11. 누군가의 생몰일을 오랫동안 들여다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제대로 말하는 일

책에는 열한 명의 인터뷰와, 일곱 명의 사람들, 그들의 이름으로 만든 일곱 개의 법이 함께 있다. 민식이법 옆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라는 조문은 낯설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대로 적은 것은 정확하게 기억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법조인으로서 여론에 휩쓸려 국회가 허술하게 법을 통과시킨 과정, 그런 탓에 ‘과잉 입법’ 논란이 일면서 유가족에게 얼마나 가혹한 비난이 쏟아졌는지 생생히 지켜보았기에 발의부터 통과까지 입법 단계를 꼼꼼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각 장의 끝 부분마다 정식 법명과 조항들을 법전 그대로 적었고. 이름이 법이 되기까지의 타임라인을 그려 입법의 험난한 과정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부록으로 국회에서 법이 만들어지는 순서들을 쉽게 도식화한 그림도 수록해 한층 이해를 높였다. 이런 충실한 자료들은 법치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 한 명 한 명이 입법 기관임을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각 이름의 출생일과 사망일, 짧은 생애를 적었지만 수식어를 생략해 부러 건조하게 한 것도 우리가 이 일을 정확하게 기억해서 법을 제대로 말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과 법이 교차하는 지점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슬픔에만 매몰되지 않고 법을 바로 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누군가 민식이법이 무어냐고 물으면, 분노와 슬픔으로 심장만 요동칠 뿐 끝내 한 자도 내뱉지 못한 경험 한 번쯤 있었다면 사람과 법이 함께 있는 이야기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체화될 것이다. 예컨대 민식이법이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닌 교통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는 사실,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안전장치가 반드시 설치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원칙 같은 것들이 말이다. 사람의 이야기는 법보다 온도가 높아서 마음을 움푹 팬다. 체화된다.

법이 되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변론

“명색이 변호사이지만 입법 분야에는 문외한인” 저자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주 좌절하고 수시로 그만두고 싶었다. “그럼에도 부족한 글을 세상에 내놓는 건 이 작업을 하면서 우연히 접한 한 논문이 용기를 준 덕이다. 〈환자운동을 통한 환자안전법(종현이법) 제정 과정 연구〉의 저자 김영희 씨는 법의 이름이 된 ‘종현이’의 어머니다. 평범한 주부던 그는 2010년 의사의 실수로 아홉 살 아들을 잃은 후 의료인들이 실수를 통해 배움으로써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제도 도입을 호소했고, 그 결과 병원의 ‘자율보고학습시스템’ 구축 방안을 담은 환자안전법안(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는 이익단체가 반대하는 법을 평범한 시민들이 연대하여 만들어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다. 아들의 죽음이 계기가 된 법 제정에 대해 논리 정연한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저자에게 종현이법 이야기는 “능력의 한계가 보이더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들게 했다.

기실 이 책의 일곱 개의 법 모두와 미처 싣지 못한 이름법들이 한 사람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었다. 켜켜이 쌓인 수많은 무명들, 시위를 함께한 시민단체들, 그리고 1초의 찰나라도 청원으로, 서명 운동으로 마음을 보태준 익명의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저자는 유가족들과 박준영 변호사, 백종우 교수 등 인터뷰이들은 물론 불특정다수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 저자가 이 법들의 이야기를 다른 형태가 아니라 책으로 남긴 이유가 있다. 그가 원고를 쓰는 데 가장 많이 참고한 자료가 누군가의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김영희 씨가 쓴 논문, 김용균의 죽음을 조사한 특조위 보고서뿐 아니라 김탁환의 소설 등 “어떤 형태로든 남긴 기록이 갖는 가치를” 책을 쓰며 새삼 깨달았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뒤늦게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름들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추천평

어떤 이름은 영영 남는다. 김용균, 태완이, 구하라, 민식이, 임세원, 사랑이, 김관홍……. 이 책은 우리가 지키지 못한 사람들의 명부이자 그 이름들이 비추는 사회를 투명하게 기록한 보고서다. 세 음절을 가만히 불러보면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이 메아리처럼 되돌아오지만 귀를 좀 더 기울이면 그 호명의 끝에 이름의 주인들이 바라던 세상을 위한 노력의 소리도 들린다. - 남궁인 (응급의학과 의사, 『제법 안온한 날들』 저자)
‘이름과 법’이 만나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고 현재와 미래가 만나고 슬픔이 변화와 만나고 자신의 이름을 가졌던 한 구체적인 개인에게 일어난 일이 우리 모두의 운명과 만나는 이야기다. 우리는 슬픔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이름이, 이야기가, 우리의 삶으로, 사회로, 미래로 들어와야 한다. - 정혜윤 (라디오 PD,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저자)
한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책이 있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단단케 하고, 내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그런 책. 그래서 읽는 내내 저자에게 고마웠다. 독자로서뿐만 아니라 작가로서도 그랬다. ‘이런 필요한 책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에 더해, ‘아, 내가 쓰고 싶었던 책이 이것이었구나’ 문득 알게 된 것이다. 누군가의 책임을 대신 져준 저자에게 감사를 보낸다. - 김민섭 (작가,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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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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