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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005
왼쪽 또는 오른쪽 - 진소영 011 파스피에 - 황윤정 041 미사일이 떨어진다 - 정남일 077 제로니모 카페 핫초코 - 김미정 113 파잔 - 박소정 145 굿바이 늑대인간 - 팽이언 177 능소화가 핀다는 것 - 정경진 211 나쁜 시간 - 이병욱 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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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평범하지만 동시에 특별하다
오랜 습작기를 거쳐 스스럼없이 새 길을 여는 작가들 기존에 대한 호소가 아니라 일종의 도전, 서로를 일깨우는 상생이 되길 이 책의 작가들은 당신과 같은 평범한 보통사람들이다. 그저 책읽기를 좋아하다가 나도 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기꺼이 매일매일 소설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나이, 직업, 성별 등의 구성도 편중 없이 다채롭다. 의사, 경찰관, 입시강사, 공인중개사, 온오프유통사업자, 심리상담전문가, IT플랫폼기획자, 경제분석연구원. 이 점은 각 작품이 지닌 하나하나의 개성들만큼이나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은 이처럼 다양한 직업에 성실하게 종사하면서도 수년간 누구보다 치열하게 소설을 써왔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보다 간절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나온 작품들이기에 소설이 갖춰야할 문장, 완성도, 새롭기, 감동 등에서 거의 손색이 없다. 이들이 쓴 작품과의 만남이 소설을 읽는, 소설을 쓰고자하는, 또 소설을 쓰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지표가 되어 희망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더불어 내가 그래도 등단한 작가인데, 하는 마음 없이 등단하지 않은 습작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작품을 응모해 주신 작가들께 감사드린다. 선정과정에서 함께하지 못한 작품의 작가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건넨다. 다행히 각자에게 왜 이 작품이 수록되기 어려운지 상세한 설명을 드리는 과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 이유를 수용해준 응모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서로를 일깨우는 상생이 되길. 문학의 본령을 향해 서는 스스럼없음에 박수를...... 왼쪽, 또는 오른쪽 성기의 방향을 묻는 항목에 답을 달아야하는 남자를 통해 사이버세계의 폭력성과 어느 한쪽을 강요하는 사회의 불합리성이 들춰진다. AI가 인간의 실상을 증명하는 웃픈 모순의 미학! 파스피에 죽은 딸로부터 온 편지를 화두로 조근 조근 존재의 상실과 절망을 풀어내는 스토리가, 드뷔시의 파스피에 선율을 타면서 ‘느린 우체통’의 의미와 만나 품격 있는 문학성을 획득하고 있다. 미사일이 떨어진다 혼혈이자 미군기지 근처에 사는 남매의 갈등이 특유의 코믹성에 담겨 펼쳐지고, 그로인해 ‘우리 모두 미사일을 품고 살지도 모른다.’는 묵직한 화두로 귀결되는 작가의식의 표출. 제로니모 카페 핫초코 서로 모르는 서양남자와 동양여자의 교차시점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답을 구하고자하는 내용이 나른한 오후의 햇살처럼 리스본 광장의 풍경에 담겨 유려한 문체로 흐르고 있다. 파잔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나와 현재 연예인인 가해자 ‘너’의 갑작스런 대면으로 증폭되는 이야기가 ‘파잔’이라는 소재에 치밀하게 녹아있다. 치기와 유니크한 문장에 내일을 기대해 본다. 굿바이 늑대인간 수락산에 늑대인간이 나타났다, 이 첫 문장에서 직설로 시작되는 소동은 시대의 이슈를 들춰내며 인간의 온갖 속성을 거침없이 부각시킨다. 코로나19가 어디서 왔을까? 질문을 던지듯. 능소화가 핀다는 것 여자의 어머니는 능소화로 각인되어 남아있다. 이제 아이를 키우며 중년이 된 여자는 촘촘하게 짜인 장면들로 속 깊은 말을 건넨다. 인생이란 능소화가 피고 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나쁜 시간 / 이병욱 감염으로 거리두기를 해야 하지만, 민호는 당일여행 중 나쁜 시간(충격적인 죽음)을 접하고 귀가한다. 그로서 ‘안녕히’라는 인사말이 무엇보다 소중한, 위험한 시대임을 상기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