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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__소통
1. 르 귄의 시 쓰는 동물들 2. 그림과 말 사이 3. 새로운 말을 찾아서 4. 말없이 눈으로 생각하기 5. 말없이 소통하기 [어벤져스] 그리고 ‘우주의 절반’ 2장__관계 1. 새로운 관계의 탄생 2. 동물 윤리의 세 가지 시각 3. 인권에서 동물권으로 4. “기분 나쁘지 않게” 5. 인간을 위한다는 착각 6. 위계적 관계에서 기생적 관계로 7. 다시 [쥐의 탄생]을 생각한다 [인셉션]에서 기억되지 않는 것들 3장__환경 1. 액컬리의 『나의 개 튤립』 2. 스마트시티와 생명다양성 3. 유토피아적 도시, 린치의 불모지 [월-E]의 마지막 생존자 4장__세계관 1. 소세키의 고양이 2. 카프카의 동물들 3. 움벨트 4. 엘리자베스의 “동감적 상상력” 5. 보파와 과학적 상상력 6. 동물을 위한 과학적 상상력 [부산행]의 생존자처럼 5장__육식 1. 육식이 없는 세상 2. 육식의 문제점 3. 다양한 “입질” 4. 육식이라는 “문제와 함께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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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인 존재를 상정하지 않아도 우리는 우주의 신비, 자연의 신비, 지구의 신비라는 말을 이제 당연하고 적절하다고 받아들인다. “예술적 모험”은 자연과 비인간 존재로부터 영감을 받은 예술가의 작품을 나열하기만 해도 낯선 모험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식물과 동물처럼 익숙한 존재뿐만 아니라 이제는 기계와 컴퓨터시뮬레이션까지도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 작동한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근 200년 넘게 분리되었던 과학과 예술은 20세기 전반에 걸쳐 공조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의 미디어아트나 바이오아트 등은 둘의 공조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끔 한다. 르 귄의 이야기에서 요구된 방식대로 상상하는 일이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동물과 식물과 대지의 예술을 상상하는 일도 다시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과학이 밝혀내는 세상의 신비가 과학자의 것이 아니듯 예술이 담아내는 이들의 아름다움도 예술가의 것이라고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 p.25 어쩌면 인간으로서 기억과 사고가 언어적 행동이라는 시각을 버리기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인간에게 언어가 후천적으로 생겼더라도, 그전에는 언어 없이 기억과 사고를 했더라도, 언어는 이미 인간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소통 수단이다. 문제는 동물에게도 언어를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단정하는 데서 온다. 언어가 없는 동물은 소통능력이 없다고 무시하고, 소통하는 동물은 꼭 언어로 할 거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동물의 언어를 발견한다고 해도, 인간의 언어와 비교해서 추상적이지도 못하고 따라서 이성적이거나 창조적이지 못한 언어라는 점을 재확인할 뿐이다. --- p.42 이처럼 절대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기준들로 인간을 정의하고 그에 따라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정했음에도 둘 사이의 위계질서는 언제나 변함없었다. 그리고 그런 위계질서로 동물을 비하하고, 착취하고, 죽이는 인간의 행동은 정당화되어 왔다. 물론 인간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동물을 측은하게 여기고 도와야 한다는 생각도 가능했지만, 언제나 소수의 생각이거나 소수의 동물에게만 해당하는 혜택이었다. 위계질서가 항상 동물에게 폭력적으로 작용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폭력적인 위계질서가 없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과연 가능할까? 인간과 동물의 비교로 폭력적 위계관계가 옮지 않음을 입증할 수는 없을까? 관계에 대한 이런 질문이 동물윤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 p.68 살처분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그렇게 위계적인 구조가 다층적이고 불안정하며, 심지어 뒤집힐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유기동물이 누군가의 반려동물이었을 수도 있는 것처럼 가축도 누군가에게 반려동물처럼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 살처분에 준하는 방식으로 길고양이를 잡아 죽이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하는 것처럼 가축의 살처분도 비윤리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 p.86 이 과정에서 인간이 과연 얼마나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변하지 않은 인간은 언제든 동물에게 나누어준 것을 기분 나쁘다고 다시 빼앗을 수 있다. 동물은 항상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은 동물이 그럴 정도로 의식이 있거나 기억하지 못하다고 말하며, 쓸데없는 걱정은 말라고 한다.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우리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의식하고 기억할 것이다. 잠깐 보았더라도 기분 나쁘다고 돌린 TV 채널을 암묵적으로 기억하듯, 그리고 그 채널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피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이미 우리가 본 것에 영향을 받고 산다. 만일 그렇다면 항상 불안에 떨면서 사는 쪽은 동물만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우리 인간도 불안해하며 살고 말 것이다. --- p.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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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와 경외의 대상에서 반려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고민한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06〉 《다르게 함께 살기: 인간과 동물》 서울대학교 영문학 교수로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를 함께 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소통, 관계, 환경, 세계관, 육식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한다. 언어를 벗어나 인간과 동물이 정말 소통할 수 있는지, 인간과 동물은 어떤 관계인지,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고민하고, 인간과 동물의 세계관에 이어 국내에서 여전히 첨예한 문제인 육식 문제를 지적한다. 20세기 후반부터 동물윤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동물해방 운동이 펼쳐지기 시작했으며, 이는 동물권 논의로 이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함으로 인간 정신의 우월함에 대한 환멸이 깊어지고, 사이버네틱스와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간 신체의 변형이 가능해지자, 자연스럽게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은 새로운 답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과 비교해 특별하거나 우월하지 않은 존재로, 기존 인간과 동물의 관계,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관계는 인간중심주의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통, 관계, 환경, 세계관, 육식으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사유하고 그 안에서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찾는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경계와 경외에서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듯 다르지만 함께 어울리고 함께 사는 관계로 변화했다. 더구나 인간만큼 혹은 인간보다 우월한 비인간 존재마저 가능해진 21세기에 인간과 동물은 경계를 넘어 소통과 공존의 관계가 되었다. 여러 연구자와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부해온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인간중심주의로 이어온 인간과 동물 관계의 흔적을 돌아보고, 광범위하면서도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진지하게 바라본다. 영문학자인 저자는 문학작품, 철학적 논의,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사유한 저자는 특히 과학적 상상력으로 이어온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문학적 상상력을 덧붙인다. 동물을 의인화하거나 동물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 속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져 왔고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