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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의 시작
쿠알라룸푸르, 진흙으로 빚은 도시 _첫걸음 어디에서 왔소? _민족 만약 당신이 _갈등 나의 뒤를 바라봐준 그대가 있어 _만남 2. 수도와 사람 그래도 젓가락은 여전히 _차이나타운 말이 전부가 아니기에 _르부 푸두 알고 보니 속속들이 _브릭필즈 세상에 흥미를 잃지 않은 눈으로 _케이엘센트럴 따로 그리고 함께 사는 말레이시아 _깜뿡바루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_케이엘씨씨 별이 빛나는 언덕 _부낏빈땅 3. 종교와 생활 여행의 방법 _공연 기억할 것, 그리고 기회를 노려 즐길 것 _기념일 취하지 않는 말레이시아 _라마단과 할랄 흑백사진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나라 _전통 옷 수다 마깐? 밥 먹었어요? _말레이어 4. 음식과 시장 부드럽고 새콤하게 _뇨냐 음식 마막 갈까? _인도 음식 말레이시아 로작이에요! _말레이 음식 마깐 라! _중국 음식 탐스러운 선물 _열대과일 먹고 떠들고 꼬이고 혹하고 _재래시장 5. 자연과 산책 땅에 내려앉는 첫 햇살 _쿠알라룸푸르 등산 끊임없이 끌어안고 _쿠알라룸푸르 공원 잘란잘란 짜리 마깐 _끌랑과 믈라까 외 나비처럼 팔랑팔랑 _삐낭과 랑까위 이끼 숲과 안내인, 그리고 딸기 _캐머론하일랜드 행동만이 변화를 _플랜테이션 야생이 덮고 덮친 _따만느가라 평화의 순간 _꼬따끼나발루 아이처럼 숨김없이 _말레이반도 동부 닫는 글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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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영화 속 주인공이 비단 나뿐이었을까? 모두가 저마다 자기 삶을 찍고 있었다. 조명만 자연이 맡아줬을 뿐, 각본도 감독도 코디네이터도 자신이다. 손을 잡지 않아도 수줍은 웃음꽃이 절로 피는 말레이 연인이 한 남자 연인을 스쳐 지나간다. 서로에게 다정한 두 남자는 방콕에서 본 만큼은 아니어도 서울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눈마저 검은 천으로 가린 여인 곁에는 반바지 차림을 한 남자가 있고, 그는 지나가는 여자들을 뚫어지도록 쳐다본다. 한 무리의 인도 청년은 똑같은 모양의 선글라스를 쓰고 서로 비슷하게 멋을 냈는데, 쌍둥이 건물을 배경으로 친구를 사진에 담아내려는 별별 노력이 우습기 그지없다. 매일 등장인물이 바뀌는 무대, KLCC 공원에 앉아 수많은 단편 영화를 감상한다.
--- p. 103 잠시만, 그런데 정말 잘한 선택일까? “마지막 식사는 아쌈락사로 하지!”라고 잘라 말하려니, 깜찍한 돼지고기 만두를 얹은 완탄미가 자기는 어쩔 거냐며 한숨 쉰다. 단출하지만 든든한 로띠차나이도 눈앞에 아른아른, 이처럼 싼값에 탄두리치킨과 코리앤더 난을 언제 또 먹겠는가? 무엇보다 고추 양념에 쓱싹 비비면 향긋한 코코넛 냄새가 올라오는 나시르막은 기필코 배에 담아가야 한다. 아! 배불러서 더는 못 먹겠으니 바나나 튀김은 포장이라도 해서 공항버스에 올라야겠다. --- p. 185 하루해가 마지막 볕을 거두고 대기는 푸르스름해질 즈음, 옛날처럼 밥 지으려고 아궁이에 불 지피는 것도 아닌데 아파트 사이로 옅은 연기가 설핏하다.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엄마를 찾고 모두가 휴식을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이때, 쿠알라룸푸르 곳곳에서는 야시장이 열린다. 보고만 있어도 좋은 자연인데 그중에서 특별히 먹음직스러운 것만 모은 곳. 게다가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붙들고 꼬이고 혹하고 흥정하는 사람 살이 구경까지 할 수 있으니 시장이 어이 좋지 않겠는가! 살기 위해 먹고 먹기 위해 장 보는 풍경이 좋아 야시장을 향해 일주일 시계가 돌아간다. --- p. 263 따뜻한 나라 사람처럼 숲도 너그러울 줄 알았다. 그러나 열대의 산은 거칠다. 나무는 굵직한 몸통을 곧추세우고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줄기와 뿌리는 힘이 넘치다 못해 서로를 칭칭 감거나 허공이라도 휘감을 기세로 발버둥 친다. 거센 빗줄기에 흙이 깎여서 나무뿌리가 드러나고, 그 뿌리들이 모여서 자연 계단을 이룬다. 이 뿌리에서 저 뿌리로 오르려면 때로 두 손을 써야 한다. 숨은 턱까지 차고 얼굴의 후끈한 열기가 안경을 뿌옇게 흐린다. 잠시 숨을 고르고 나무에 기대어 단단한 몸통을 더듬어 본다. 눈으로 나무의 키를 훑어 올라가다 보니 뒤통수가 어깨에 닿을 것만 같다. 매일 쏟아지는 빗물과 넉넉한 햇살을 먹으니 잘도 클 테다. 아무래도 열대 사람들의 너그러운 품성은 자연의 위력을 몸소 겪으며 체화한 겸손의 일면 같다. --- pp. 278~2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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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는 말레이, 중국, 인도계를 비롯한 여러 토착 소수 민족이 함께 사는 나라다. 국어는 말레이어인데 영어가 통용되고, 이슬람이 공식 종교지만 말레이계를 제외한 다른 민족은 종교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 또한, 동남아와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그리고 호주를 연결하는 경유지로서 많은 여행자가 찾는다. 지난 3년간 말레이시아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평균 45만 명 이상으로 그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잘란잘란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명소를 따라가면서 다민족 사회상을 짚어 보고, 말레이시아의 종교와 생활, 음식과 시장, 자연과 기타 여행지를 소개한다. 글도 사진도 화려하지 않지만 사람 냄새, 음식 냄새가 물씬 풍긴다. 말레이시아를 ‘어떻게 즐길 것인지’보다 ‘어떤 나라인지’를 말하고, 여행지를 누리기보다 ‘그곳’과 ‘그들’을 알고 싶은 여행자를 위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