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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살무늬토기의 비밀
김찬곤
뒤란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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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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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1968년 전라남도 나주 금천 감나무집 둘째로 태어났다. 감나무보다는 배나무가 더 많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크나큰 감나무를 보고 감나무집이라 했다. 감이 노랗게 익어갈 때쯤이면 장사꾼들이 찾아왔다. 아버지는 흥정을 끝내고 나면 꼭 막걸리를 자셨다. 그 감나무집 아들이 자라, 우리말과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어린이신문 《굴렁쇠》를 발행하고,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우리 민족문화 상징100 ①·②》, 《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 ①·②·③》, 《한국유산답사》, 《조선왕조실록-목숨을 걸고 기록한 사실》, 《삼국유사-역사가 된 기이
1968년 전라남도 나주 금천 감나무집 둘째로 태어났다. 감나무보다는 배나무가 더 많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크나큰 감나무를 보고 감나무집이라 했다. 감이 노랗게 익어갈 때쯤이면 장사꾼들이 찾아왔다. 아버지는 흥정을 끝내고 나면 꼭 막걸리를 자셨다. 그 감나무집 아들이 자라, 우리말과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어린이신문 《굴렁쇠》를 발행하고,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우리 민족문화 상징100 ①·②》, 《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 ①·②·③》, 《한국유산답사》, 《조선왕조실록-목숨을 걸고 기록한 사실》, 《삼국유사-역사가 된 기이한 이야기》, 《인간답게 평등하게 그래서 인권 》, 《짜장면이 오면》, 《이원수 동요동시 연구》가 있고, 엮은 책으로는 대학생 글모음 《우리네 마음속에는 이야기가 산다》가 있다. 호서대학교 창의교양학부에서 ‘글쓰기와 커뮤니케이션’과 여러 교양과목을 강의하고, 또 배우고 있다.

약력
1997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98-2006 어린이신문 굴렁쇠 편집·발행인
2010-2013 동시마중 편집위원
2016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 졸업
2021- 호서대학교 창의교양학부 교수

수상
2000,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우리말 지킴이상
2019, 사단법인 아름나라, 사리랑말꽃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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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16쪽 | 1298g | 173*238*32mm
ISBN13
9791196925178

책 속으로

2018년 여름, 이 일은 한국미술사를 쓰기로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었다. 그로부터 세 해가 지났다. 이 책은 한국미술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한반도 신석기 미술 빗살무늬토기의 디자인과 패턴에 깃든 세계관을 풀어냈다.
--- 첫 문장

신석기 어느 A지역 그릇 무늬와 어느 B지역 무늬가 같다고 했을 때, 한국 신석기학계는 A와 B지역은 서로 ‘영향 관계’가 있다고 정리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비슷한 무늬가 ‘무엇’을 ‘구상’으로 하고 있느냐가 아닐까. 그 구상이 무엇인지 풀지 못한 상태에서 서로 영향 관계가 있다고 하는 것은 말하면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무늬가 무엇이냐, 그 구상을 밝히는 것이고, 그 패턴에 담긴 ‘세계관’을 그려내는 것이다.
--- p.31

신석기인은 하늘에 물이 있고, 그 물이 구름으로 나와 비가 되어 내린다고 여겼다. 그런데 그 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는 이 물을 구상(雨)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하늘 속 물은 비와 달리 짧게 빗금을 그어 차이를 두었다. 그가 하늘 속 물(짧은 빗금)을 지그재그로 새긴 것은 물(빗방울)이 방방하게 차 있는, 곧 이 세상에 쏟아지려는, 동적(動的)인 모양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눈으로 보면 하늘 속 물 같은 것은 ‘추상’으로 볼 수 있지만 당시 그들에게는 실제이고 ‘구상’이었다. 바로 이 지점이 중요하다.
--- p.74

육서통 수(水)에서 하늘 속 물(水)과 경계(파란 하늘) 부분은 갑 골문 위상(二)이다. 이 글자는 한마디로 물(水)의 기원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아래서부터 올라가 보자. 강물(水)의 기원은 비(雨)고, 이 비의 기원은 구름(云), 구름의 기원은 하늘 속 물(水)이다. 그러니까 육서통 수(水) 글자는 물의 기원을 한 글자 안에서 차곡차곡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도 읽을 수 있다. 하늘 속 물(水)이 구름으로 내려와, (중국 신석기인들은 파란 하늘 너머에 은하수가 있다고 보았다. 이 은하수는 하늘 속 물이다.) 그러니까 하늘 속에 가득 차 있는 은하수 물이 천문(天門, 八門)을 통해 구름으로 나오고, 이 구름에서 비가 내려 강을 이룬다는 것. 그래서 이 글자에서 핵심은 물의 기원의 기원을 밝혀주는 위상(二)이 될 수밖에 없다.
--- p.87-88

암사동 신석기인은 아가리 쪽에 하늘 속 물(水)을 층층이 새겼다. 이 그릇은 물 층을 7층으로 새겼지만 암 사동 그릇에서는 4층과 5층이 압도적으로 많다(3장 도1 ? 9 참조). 이는 동서남북 또는 사방오주의 방위 개념이 그들에게 벌써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5장에서 논할 것이다.) 암사동 신석기인은 하늘 속 물 층을 층층이 세밀하게 새긴 다음 ‘삼각형 구름’과 물 층 사이에 경계를 둔다. 이 경계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파란 하늘이다. 이 그릇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 삼각형 구름 속 빗금이다. 이 빗금은 삼각형 구름 속 물(水)인데, 다시 말해 이제 곧 비(雨)가 되어 내릴 물(水) 또는 수분으로 보면 되겠다. 이 그릇을 빚은 암사동 신석기인은 이 빗금을 하늘과 수평이 되도록 애써 새기려 한 흔적이 보인다. 나중에는 완벽한 수평이 되는데(6장 도48 참조), 이런 사례는 신석기에는 몇 점 보이지 않고(5장 도16) 청동기에 오면 청동거울 다뉴세문경 무늬에서 볼 수 있다. (사실 다뉴세문경은 암사동 빗살무늬토기 패턴을 모르면 해석할 수 없는 디자인이다.) 그다음 삼각형 구름에서 비가 내리고 그 비는 이 세상(땅·地)을 촉촉이 적시고 알 수 없는 심원[歸墟]의 세계로 스며들고 흘러간다.
--- p.89

구름이 나오는 구멍 천문은 괴베클리 테페 신석기인과 아주 다른 지점이다. 하늘 속 물이 어느 시기에 스스로 구멍을 통해 구름으로 나오고, 이 구름에서 비가 내린다는 것, 그리고 그 비를 맞고 이 세상 모든 만물이 태어난다는 우운화생(雨云化生)의 세계관인 셈이다. 물론 괴베클리 테페 신석기인들의 세계관도 우운화생의 세계관인 것은 같다. 다만 물(雨)의 기원인 구름, 이 구름의 기원을 풀어내는 방법이 달랐다. 암사동 신석기인들은 구름의 기원을 ‘하늘 속 물(水)’로 봤고, 괴베클리 테페 신석기인들은 클라우드백cloud bag으로 해결했다. 여기까지는 같다. 그런데 하늘 속에 있는 물이 어떻게 파란 하늘로 구름이 되어 나오느냐가 다르다. 암사동 신석기인들은 하늘 속 물이 스스로 구름이 되어 나온다고 보았고, 괴베클리 테페 신석기인들은 신이 클라우드백을 파란 하늘과 인간 세상으로 내려 준다고 본 것이다.
--- p.121-122

반타원·반원형 구름(云)은 세계 신석기 미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이다. 또 반타원형 구름 속에 점을 찍어 구름 속의 수분을 표현한 것도 세계 신석기 미술에서 일반적인 패턴이다. 그런데 암사동 빗살무늬 디자인은 다른 세계 신석기 미술과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구름(云)의 ‘기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구름의 기원 하늘 속, 그 하늘 속 물(水)을 파란 하늘 위에 새겨 구름이 거기에서 온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 신석기 미술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한반도 암사동 신석기 빗살무늬토기 디자인과 패턴을 해석하게 되면 세계 신석기 미술이 한눈에 보인다.

--- p.207

출판사 리뷰

* 세계 신석기 미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초가 암사동 빗살무늬토기에 담겨 있다

김찬곤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 암사동 빗살무늬토기는 세계 신석기 미술을 풀 수 있는 단초가 된다. 한반도 신석기인을 비롯하여 세계 신석기인은 그릇에 자신의 세계관을 새겼다. 그들은 이 세상 만물의 기원 물(水), 이 물의 기원 비(雨), 이 비의 기원 구름(云)을 새겼는데, 암사동 신석기인은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 바로 구름의 기원 ‘하늘 속 물’과 이 하늘 속 물이 나오는 통로(구멍) ‘천문(天門)’까지 새긴 것이다. 이 세계관은 ‘기원의 기원’까지 담았다는 점에서 당시 세계 신석기 세계관 가운데서도 가장 완벽한 세계관이었다.

세계 신석기인은 이 세상 만물의 기원이 비(雨, 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 비는 구름(云)에서 내린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구름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제는 화창하게 맑았는데 오늘 갑자기 먹구름이 끼고 하늘이 어두컴컴해지면 두려웠다. 그것은 ‘공포’였다. 그들은 물이 수증기로 변해 하늘로 올라가면 구름이 된다거나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났을 때 구름이 생긴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그들 세계관 속에서 이 구름의 근원을 어떻게든 풀어야만 했다. 대체로 세계 신석기인들은 구름을 만들고 주관하는 신(God)을 상정한다. 그에 견주어 암사동 신석기인들은 하늘 속 물이 스스로 구멍(통로)을 통해 구름으로 내려온다고 보았다. 김찬곤은 이것을 터키 괴베클리 테페의 핸드백(stone bag) 분석을 통해 서아시와 동북아시아 신석기 세계관의 차이를 드러낸다(9장 괴베클리 테페의 클라우드백에서 아시리아의 워터백까지). 그의 분석에 따르면 한반도 신석기 미술에서 종교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까닭은 바로 이러한 세계관의 차이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는 ‘기원의 기원’까지 담고 있는 세계관에는 신이 비집고 들어올 여지가 없다고 한다.


* 빗살무늬토기의 디자인과 패턴을 밝히다

빗살무늬토기 디자인과 패턴을 본격으로 풀어내는 장은 3장이다. 3장에서는 구름과 하늘 속의 경계인 ‘파란 하늘’ 패턴과 하늘 너머 ‘하늘 속 물’ 패턴을 다룬다. 4·5·9장은 하늘 속 물이 어떻게 이 세상에 구름(삼각형 구름과 반타원·반원형 구름)으로 나오는지 밝힌다. 4장에서는 중국 한자 위상(上)과 아래하(下)에 담긴 세계관을 풀었다. 이 두 글자의 기원을 찾는 일은 중국 신석기 세계관을 그리는 일이고, 더 나아가 중국 한자의 기원을 밝히는 일이기도 하다. 5장은 암사동 신석기인의 독특한 세계관 천문(天門)을 중국과 세계 여러 신석기 미술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풀어낸다. 9장은 세계 신석기 미술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터기 괴베클리 테페 신석기 세계관을 밝힌 장이다. 우리는 이 장을 읽으면서 서아시아 신석기인이 구름의 기원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관이 암사동 신석기인과는 어떻게 같고 다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신석기 미술과 세계 신석기 미술의 관계를 밝히다

김찬곤의 연구 성과는 아주 치밀하고 놀랍다. 그는 우선 우리가 ‘자명하게’ 알고 있는 개념이 처음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 학계가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개념이 사실은 어느 시기에 전도(뒤집힘)된 개념이거나 관념이라는 것이다. 이런 일은 이론사에서 늘 있는 일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도가 일어났을 때 본래 그 기원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는 점이다. 허신이 중국 한자를 ‘주역의 세계관’으로 정리했을 때 한자에 깃들어 있는 중국 신석기 세계관이 한순간에 증발해 버리듯이 말이다.

한국미술사에서 신석기 미술은 ‘공백’이다. 그래서 그간 나온 한국미술사를 살펴보면 신석기 미술은 10페이지 남짓밖에 안 된다. 그것도 어떤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을 사진과 더불어 정리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미술사에서 신석기 미술이 공백이듯 세계미술사에서도 신석기 미술은 공백이다. 곰브리치는 《서양미술사》에서 신석기 미술을 아예 다루지도 않는다.

김찬곤은 한반도 빗살무늬토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은 한국미술사에서 공백인 신석기 미술을 풍성하게 채워내는 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일은 지금까지도 정리하지 못한 ‘한국미술의 기원’을 밝혀내는 일이라고 한다. 더구나 그는 이 책에서 한국 신석기 미술뿐만 아니라 세계 신석기 미술을 아주 꼼꼼히 다루고 있다. 아프리카와 유럽, 서아시아와 동남·동북아시아, 남·북아메리카와 메소아메리카 신석기 미술까지 두루두루 사례를 들고 낱낱이 풀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미술사학에서 ‘기하학적 추상무늬’ ‘기하학적 패턴’이라 하면서 그 어떤 해석도 내놓지 못했던 신석기 미술을 말이다. 어쩌면 이 책 《빗살무늬토기의 비밀》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나온 세계 신석기미술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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