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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머리말 정우민
이젠 필터를 벗을 시간 이재욱 불량한 미술부원, 맹자를 만나다 손나영 좌충우돌 PD 일기 김은송 맹자란 색을 더한 디자인 이현수 맹자로 본 UN 통역사 김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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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광역시교육청은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 책을 읽기만 하는 소비자로서의 학생에서 책을 생산하는 저자가 될 수 있도록 책쓰기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학생들이 책쓰기 교육을 통해 학생저자로 탄생하고 있다.
■ 머리말 대한민국 인문계 고등학생은 참 바쁩니다. 내신 시험 준비를 위해 수업 시간에 열중합니다. 생활기록부 관리를 위해 교내 대회를 준비하고 학교 행사에 참여합니다. 자율 학습을 하고 학원을 갑니다. 늦은 밤 집에 돌아오면 수행평가와 과제가 기다립니다. 숨 돌릴 틈 없는 하루가 내일도, 모레도 이어집니다. 떨어지는 나뭇잎에도 웃는다는 고등학생입니다. 가슴 설레는 진한 사랑을, 입이 귓가에 걸릴 만큼 큰 웃음을, 쏟아지는 비처럼 눈물을 흘려봐도 좋을 나이인데. 고생한 만큼 저마다 결실을 얻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항구 연안을 빙글빙글 수 십 년 돌기만 한 선박과 바다 멀리 풍랑을 거치며 항해한 선박이 있습니다. 같은 시간이지만 두 선박이 살아온 삶의 질감과 밀도는 다를겁니다.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는 아이들이 항구 연안만 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지 못하고, 자기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깨닫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말이지요. 유달리 싱그럽고 따뜻한 봄날이었습니다.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는 설렘과 코로나 19로 인한 답답함, 미래에의 두려움과 기대, 화단을 수놓는 햇볕의 반짝거림과 봄바람이 살랑대는 소리의 사이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얘들아, 우리 〈맹자〉 한 번 읽어보지 않을래?”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도’를 아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아니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따뜻한 에세이도 아니고. 〈맹자〉라니. “에이, 선생님. 〈맹자〉를 우리가 어떻게 읽어요.” “어렵고 재미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뜨거운(?) 반응이 돌아옵니다. 아랑곳하지 않고 더 건네봅니다. “우리 〈맹자〉 읽고 책쓰기까지 한 번 해보자. 〈맹자〉를 읽으면서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히고 마음의 힘을 키울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얼굴을 마주하기가 어려워 비대면 화상 플랫폼을 활용해 늦은 시간에 만나더라도, 과제에 치이고 때로 텍스트의 부담감에 먹먹하더라도 우리는 〈맹자〉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2000년 전, 드넓은 중국 대륙을 종횡한 맹자라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가 바라본 세상 속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이야기했습니다. 그가 바란 군주와 군자의 모습에서 친구들과 나와의 관계를 돌아봤습니다. 때로 맹자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마음은 어떠니?” 가족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은 이야기를 합니다. 재능이 부족해 보여 작아지는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넓기만 한 세상에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을 내놓습니다. 시나브로 맹자는 우리 옆에서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맹자는 인의예지가 모두 마음에 있으며 그 본성이 겉으로 드러난다고 했습니다. 맹자를 만나면서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 한 조각이, 자신감 한 뭉치가 새겨진 것이 제 착각이 아니라 믿습니다. 맹자를 말하고 맹자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생각과 느낌과 감정과 성찰을 책쓰기로 그려냈습니다. 새하얀 도화지 위 청춘의 수채화를 기껍게 감상해 주셨으면 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2022년 1월 정우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