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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하는 소설ㆍ04
1. 왜 이런 슬픔이 찾아왔을까ㆍ06 2. 봄은 당연한 것일까ㆍ09 묘비명ㆍ16 3. 특별한 고난은 특별한 신호ㆍ18 제 아픔의 무게ㆍ24 4. 돌아갈 수 있다면ㆍ26 빗방울의 내력ㆍ33 5. 특별한 산에 오르다ㆍ34 하늘 창가에서ㆍ43 6. 마음이 병을 고친다ㆍ44 지푸라기ㆍ67 모과의 등불ㆍ68 7. 그분의 손에 있었다ㆍ70 겨울나무의 온도ㆍ78 8. 내 인생의 에필로그ㆍ80 잡초에게ㆍ93 돌곶이ㆍ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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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밤이 지나 조금 상황이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숨쉬기가 곤란했다. 또다시 왼쪽 가슴이 옥죄어왔다. 사람이 숨을 편히 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적인지 알게 되었다. 심장내과에서 부정맥과 동맥경화진단을 받았지만 가슴의 고통이 끝나지 않았다. 이 통증의 원인을 찾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 여러 검사를 하다가 유방초음파를 통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의사선생님의 뉘앙스가 암처럼 들렸다. 살이 빠져서인지 거울을 통해서도 암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순간 마음이 불안해졌다. 심장도 간도 힘들어 치료받고 있는데 만약 암까지 더해진다면...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 p.11
겉으로 보기엔 똑같이 병에 걸리고 고난을 당하지만 그 겉모습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당장 내 앞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하나님이 나를 위해 내 인생을 이끌어 가심을 믿는다. 내 생명과 내일은 그분의 손안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고통 받을 일이 없이 사는 게 복이라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갑자기 들이닥친 고난 가운데 나를 기억해 줄 하나님이 없다는 게 불행임을 사람들은 모른다. 고난은 하나님이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나와 가까이 계시는지를 눈으로 보게 되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 고난의 창을 열면 보인다. 하늘의 신비가... --- p.32 항암의 현실은 여전히 꿈을 꾸듯 겁이 났다.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나에게 사망의 골짜기로 불려온 느낌... 그 꿈처럼 말씀의 산에 불려왔다는 걸 잊고 현실에 매몰되었다. 어떤 분은 그 힘든 항암을 어떻게 견디겠냐며 같이 울어주었다. 내 뜻대로 되기를 강요할수록 인생은 반대로 흘러갔다. 바다 속이 청소되기 위해서 태풍이 꼭 필요한 것처럼 내 영혼의 결말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이런 고난이 필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 p.47 항암이라는 가장 두려운 순간, 눈앞에 믿음의 그림이 펼쳐지는 건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내가 믿은 대로 보여주시고 행해주신다. 이제 내 인생이 저물 때에도 어둠이 올 때에도 두렵지 않을 이유가 생겼다. 고난이 올 때마다 주님 손잡고 윈드서핑 하듯 파도를 타면 된다. 집채만 한 파도가 덮칠 무렵, 나를 일으키시는 주님의 손을 느낄 때 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답이 있었다. --- p.66 하나님의 신비는 고난의 쓴 약으로 출발한다. 세상에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고난은 인간이 할 수 없어 하나님이 일하기 시작하는 신비로운 시점이다. 고난을 당한 자가 하나님을 구할 때 그분의 숨은 능력과 우리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펼쳐진다.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가 시작되는 고난은 그래서 신비롭다. 고난의 다음 페이지에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펼쳐지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내 인생은 반전으로 들어선 셈이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던 인간이 고난을 당할 때 인간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깨닫는 신비한 통로가 된다. --- p.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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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인생을 쓰고 있었다니! 내 인생을 내가 이끌어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찾아온 암은 인생이 내 뜻대로 흘러가는 게 아님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인생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왜 내가 암에 걸려야 했을까?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고 산다. 죽음이 이렇게 삶의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암에 걸리지 않았으면 알 수 없었을 죽음의 진정한 의미가 고통가운데 깨달아진다. 인간은 우주의 신비도 파헤칠 수 있지만 정작 내 인생에 찾아오는 낯선 고난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지 못한다. 고통을 투약 받고 있는 작가의 아픔 속에서 숨겨진 하늘의 신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풀어내는 항암의 고통은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결국은 햇살에 물든 연둣빛 계절의 심포니로 들려주고 있다. 암환우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작가의 경험은 봄바람 같은 공감을 불러오며 우리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전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