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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1부 질병 X 1장 조직화된 무책임 2장 체르노빌이 아니라 우한 3장 2월, 시간과의 싸움 4장 3월, 문을 닫은 세계 2부 유례없는 글로벌 위기 5장 추락하는 경제 6장 또다시,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7장 산소호흡기를 단 경제 8장 리스크 대응 방책 3부 뜨거운 여름 9장 차세대 유럽연합 계획 10장 중국의 모멘텀 11장 위기의 미국 4부 정치 공백기 12장 백신 확보 경쟁 13장 채무 구제 14장 선진국, 재정을 풀다 결론 감사의 글 감수의 글 ― ‘지금 여기’에서 펼쳐지는 팬데믹의 세계사 주석 찾아보기 |
Adam To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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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역사는 개별 역사인 소문자 역사(histories)가 아니라, 개별 역사를 포괄하는 거대한 역사인 대문자 역사(History)였다. 2020년에는 우리가 전에 보았던 그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른 일들이 벌어졌다. 그러므로 이 책은 심지어 《붕괴》보다 더 동시대적이다. 다소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이 대문자 역사의 순간에 ‘이 순간을 놓칠’ 가능성은 머리카락을 쭈뼛하게 하는 심각한 위험이 되었다. 우리가 여전히 겪고 있는 소란 위에 이야기의 프레임을 드리우려는 노력은, 훗날 수정해야만 하는 불완전한 노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것은 감수해야만 하는 위험이다. 한 가지 위안을 주는 사실은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우리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20년은 서로 대화하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논쟁하고 분석하는 1년이었다.
--- p.43 「서론」 중에서 2020년 코로나19 위기는 당황스럽고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예정된 위기였다. 현대인이 살아가는 방식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바이러스의 변이를 엄청나게 가속시킨다. 그럴 뿐만 아니라 우리는 바이러스를 제트기의 속도로 전 세계로 실어 나른다. 전문가들은 이 위험성을 이해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가상 계획을 세워놓았다. 전체 인구로서, 우리는 통제와 예측성에 관한 높은 기대를 품고 있다. 우리 모두의 삶은 집단 감염에 매우 취약한 시스템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럼에도 집단 감염사태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진정으로 의미 있는 대책을 세우기 위해 돈을 내려는 의지가 없었다. (…) 민주 정치는 너무도 쇠약해지고 양극화되어서, 범유행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이것은 해결책을 만드는 공식이 아니라 문제를 만드는 공식이었다. 돌이켜 보면 지난 세기의 역사는 예견된 재앙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 p.73 「1장 조직화된 무책임」 중에서 중국은 지금 과거 냉전 시대에 있었던 일과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며, 중국판 ‘체르노빌 사태’를 겪고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은 지금 새롭고 유례가 없는 사회적·경제적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중국의 정권과 국민은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에는 엄청난 대가가 따랐다. 2020년 상반기 동안 중국은, 경제 체제를 전환하여 새로운 시대를 연 이후 처음으로 경제 성장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책임 소재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렇게 퍼지게 된 것은, 끔찍할 정도로 근시안적인 관점으로 방역을 방해한 후베이성 지도부의 잘못이었다. 2003년에 중국 공산당의 신뢰성을 떨어뜨린 사스 사태와 비교해, 코로나 사태는 분명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2월의 성공적인 억제 작전에도 불구하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는 시진핑 정권에게 커다란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었다. 그 대신, 코로나 사태는 공산당 지도부의 주도하에 중국의 집단적 복원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 결과 “재난 민족주의(disaster nationalism)”라는 적절한 이름이 붙은 민족주의가 등장하게 되었다. --- p.99 「2장 체르노빌이 아닌 우한」 중에서 한국은 단호한 조기 대응이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였다. 한국인들은 2015년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위기 당시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국에 코로나 확진자가 단 4명밖에 없었던 1월 27일에 이미 공중보건 당국은 서울역의 어느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정부는 한국의 생명공학 회사에 치료제나 백신이 아닌 진단 검사 기기를 요구했다. 진단 검사 기기만 있으면, 코로나19 감염이 일어나자마자 추적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 생명공학 기업의 우선순위는 진단 검사기기의 절대적인 신뢰성이 아니라 속도였다. 2월 4일, 코젠(Kogene)의 진단 기기가 최초로 승인되었다. 두 번째 진단 기기는 2월 12일에 승인되었다. 진단에 실패할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이 진단 기기들은 대량 생산이 가능했다. 2월 중순 유행병이 진짜로 강타한 바로 그 순간에 한국이 이미 유행병을 추적할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조기 대응의 의의를 잘 보여준다. (…) 만약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한국과 같은 방식으로 도전에 대응했더라면, 코로나 발생 초기에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검사를 시행하고 선택적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했더라면, 어쩌면 2020년의 역사는 크게 달랐을지도 모른다. --- p.114~116 「3장 2월, 시간과의 싸움」 중에서 3월 11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텔레비전에 출연해 유럽 대륙에서 온 여행객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유럽 정부들에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 그는 귀국하는 미국인들이 어떤 취급을 받을지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영국과 아일랜드는 입국 금지 조치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절박한 미국인 군중이 샤를드골공항에 모인 가운데,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부 장관은 트럼프의 행동은 “정신착란(aberration)”이라며 거침없이 비난했다. “유럽과 미국 사이에는 더는 어떤 조정도 없다.” 르메르는 더 광범위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유럽은 홀로 유럽을 지켜내야 한다. 유럽은 홀로 유럽을 보호해야 한다. 유럽은 그 무엇이든 홀로 맞설 수 있어야만 한다. 유럽은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주권연합(sovereign bloc)으로서 뭉쳐야 한다. 미국을 포함한 그 누구도 우릴 돕지 않을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다중위기(polycrisis)가 되어가고 있었다. --- p.126 「4장 3월, 문을 닫은 세계」 중에서 우리는 경제 데이터에서 이런 자기 보호적인 행동을 살펴볼 수 있다. 영국 정부가 마침내 전국 봉쇄령을 내리기 몇 주 전이었던 3월 초, 가계재량지출(household discretionary spending)은 주당 300파운드에서 180파운드로 급감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수치가 갑작스럽게 요동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3월 9일 주식시장이 폭락했는데, 코로나 회의론자들에게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전달할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주축이 된 셧다운은 정부가 지시한 록다운보다 훨씬 일찍 일어났다. 이런 일이 어디서나 일어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전체 인구가 얼마나 낙관적인가, 그리고 정부가 얼마나 급하게 행동하느냐에 달린 문제였다. --- p.146 「5장 추락하는 경제」 중에서 4월에 미국이 직면한 경제위기는 종말을 일으킬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다. 3개월 만에 25세 이하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평소 의연한 성격으로 유명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만약 록다운이 필요한 만큼 지속된다면, 미국의 전체 실업률이 30%에 달할 것이라 경고했는데,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보다 높은 수치였다. --- p.161 「5장 추락하는 경제」 중에서 3월 11일 저녁, 대통령은 유럽 여행자들로부터 미국 국경을 폐쇄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전 스위스 국립은행 총재이자 거대 펀드 운용사 블랙록의 현 부회장인 필리프 힐데브란트는 다소 가시 돋친 발언을 했다. “이것은 지금 당장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리더십은 어디 있는가? 2008년 위기 때 분명하게 드러났던 미국의 리더십은 대체 어디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한 것은 백악관이 아니라 연방준비제도였다. --- p.181 「6장 또다시,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중에서 2020년 봄에 미국인들은 누구보다도 씀씀이가 컸지만,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다. 4월, IMF는 전 세계에서 이루어진 온갖 형태의 재정적 노력이 8조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5월에는 이 수치를 9조 달러로 수정했으며, 10월에는 믿기 어려운 금액인 12조 달러로 수정했다. 그리고 2021년 1월 무렵, 이 수치는 무려 14조 달러에 이르렀다. 이것은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부양책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이다. 셧다운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재앙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2020년의 대규모 지출과 감세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 이는 전시 경제나 새로운 사회 계약급의 규모라 이야기해도 손색이 없는 규모였다. 각 정부의 예산이 급증하고 중앙은행들이 지원을 위해 개입했다는 점에서 볼 때,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이 맞물렸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 p.198~199 「7장 산소호흡기를 단 경제」 중에서 세계 각국 정부는 노동시장과 기업을 지원하고자 수조 달러를 지출했다. 가장 위태로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 수천만 명이 이 돈에 의지하고 있었다. 2020년의 특이한 점은 이런 지출의 목적이 경기 부양이 아니라 생명 유지였으며, 사람들에게 일이나 생산 활동을 하지 말라고 돈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예외적인 위기였기 때문에 거대한 규모의 지원금을 넓고 깊게 지원하기로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졌다. 수많은 돈이 현금으로 간단하게 전달되었다. 이것은 바로 복지 제도 없는 복지였다. --- p.225 「7장 산소호흡기를 단 경제」 중에서 중국은 본래 2030년대 중반이 되기 전까지는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예측되지 않았다. 이것은 2020년 전에 있었던 예측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의 영향이 국가별로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에 예측가들은 예측을 수정해야만 했다. 연말이 되자, 중국이 이르면 2028년에서 2029년에, 즉 기존의 예측보다 5년 빠르게 미국의 GDP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2030년대에는 중국이 동아시아에 군림할 것이 틀림없었다. 중국 경제는 일본과 미국 경제를 합친 것보다 더 커질 것이다. --- p.312~313 「10장 중국의 모멘텀」 중에서 백신의 등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퇴진이 주는 특별한 안도감을 고려할 때, 2021년 1월을 절정의 순간으로 여기는 것은 매력적인 생각이었다. 바이든 팀은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았다. 그들은 단순히 사고가 난 열차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열차 사고가 나는 중간에 열차를 물려받은 것이었다. --- p.429~430 「결론」 중에서 2020년에 대한 우리의 첫 번째 반응이 불신이었다면, 미래를 향한 우리의 표어는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 p.455 「결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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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코로나밖에 보지 못했다면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 그 너머의 세계를 보여준다! 2008년 금융위기를 압도하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위기,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무엇과 싸워야 하는가? ‘글로벌 위기 분석의 스페셜리스트’ 애덤 투즈는 ‘2020년’을 유례없는 글로벌 위기가 촉발된 ‘거대한 역사’의 순간들로 기록하고 그 의미를 낱낱이 파헤친다. 모두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당면한 이슈 해결에만 급급하고 있을 때, 투즈는 코로나 팬데믹 그 너머의 세계까지 직시한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전 지구적 관점에서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코로나 팬데믹 위기 속에서,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에 맞서 싸워야 하는가? 《셧다운》은 코로나 팬데믹이 야기한 글로벌 위기의 본질에 천착하는, ‘지금 여기’에서 펼쳐지는 팬데믹의 세계사를 다루는 유일한 책이다. 자본주의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 위기가 닥친 2020년은 ‘소문자 역사(history)’가 아니라 ‘대문자 역사(History)’의 해 《셧다운》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발발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2020년 1월부터, 조 바이든이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2021년 1월까지, 1년간 벌어진 ‘팬데믹의 세계사’를 다룬다. ‘글로벌 위기 분석의 스페셜리스트’ 애덤 투즈는 코로나 팬데믹 발발 이후 가장 많이 호출되는 학자다. 동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아프리카 역사에 몰두하고 있던 투즈는 미국으로 돌아오는 중이던 2020년 3월 6일, 이스탄불 신공황에서의 혼란을 직면하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엄청난 공포를 처음 느꼈다. 그 주말, 뉴욕에서는 아수라장이 펼쳐졌고 그는 쇄도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이 책의 그 숱한 질문들에 대한 투즈의 답변이다. “갑자기 기자들이 내게 질문을 쏟아내며 답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에 관한 내 책 《붕괴》에서 일어난 사건의 재림처럼 보이는 이번 사건을 이해하는 데 내 도움을 받고 싶어 했다. 알고 보니, 2020년의 역사는 개별 역사인 소문자 역사(histories)가 아니라, 개별 역사를 포괄하는 거대한 역사인 대문자 역사(History)였다. 2020년에는 우리가 전에 보았던 그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른 일들이 벌어졌다. 그러므로 이 책은 심지어 《붕괴》보다 더 동시대적이다. 다소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이 대문자 역사의 순간에 ‘이 순간을 놓칠’ 가능성은 머리카락을 쭈뼛하게 하는 심각한 위험이 되었다.”_본문에서 2020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심각하게 타격하여 전 세계가 거의 동시에 유례없는 경제 위기에 직면한 해였다. 투즈가 이 책의 서문을 쓰던 2021년 4월 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320만 명이었다(2022년 2월 현재, 전 세계 사망자 수는 577만 명). 전 세계 국가의 95%에서 1인당 GDP가 동시에 감소한 사건은 현대 자본주의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급격한 변화를 겪어야 했다. 팬데믹은 공적 생활의 상당 부분을 중단시키고, 학교를 닫고, 나라 간의 여행길을 막고, 세계 경제를 뒤집어놓았다. 공공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으며, 경기 침체를 비롯한 이 모든 격변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와 우울증, 정신적 고통을 일으켰다. 세계은행은 인적 자본 손실로 인한 평생 수입 손실이 1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례없는 위기”로 규정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세계대전이다!” 모두가 안전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에콰도르의 대통령 레닌 모레노는 수척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제1차 세계대전이다. 다른 세계대전들은 몇몇 대륙에 국한되었으며 다른 대륙에서는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쟁은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친다. 이 전쟁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전쟁은 결코 피할 수 있는 전쟁이 아니다.’”_본문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코로나 방역을 선포하며 이를 “인민 전쟁”이라 명명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국가 총동원’을 촉구하며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여섯 차례나 강조했다. 팬데믹 초기 의기양양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까지, 누구도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일어난 것과 같은 대단한 일을 본 적이 없었다”라고 말하며, 현재 미국이 전시에 준하는 상태에 처했음을 인정해야 했다. 지금까지의 세계대전들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전 세계의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 전쟁은 전 세계에서 거의 동시에 발발한, 결코 피할 수 없는, 맞서 싸워야만 하는 전쟁이었다. 그야말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전 지구적 재앙이었다. 모두가 안전하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우리 가운데 가장 안전한 이들에게서조차 이러한 환상을 앗아갔다.”(44쪽) 코로나바이러스, 신자유주의를 끝내다 ‘트럼프’와 ‘브렉시트’로 요약되는, ‘조직화된 무책임’의 시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1970년대에 시작된 신자유주의의 궤적이 끝났음을 나타낸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앞으로 계속해서 찾아올 인류세 시대의 총체적인 위기 가운데 첫 번째 위기, 즉 인류와 환경의 관계가 무너지면서 그 역풍으로 나타난 첫 번째 위기로 볼 수도 있다.”_본문에서 애덤 투즈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며 2020년에 전 세계에서 벌어진 유례없는 일들을 촘촘히 기록하고 그 의미를 추적한다. 그리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실 한참 전부터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고. 전혀 예상하지 못하거나 일어날 법하지 않은 사건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해 과소평가된 위험이었으며, ‘예정된 위기’였다고 말한다. 바이러스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을 예측하며 경고하고 있었고, 그들의 ‘예상대로’ 팬데믹은 인류가 한참 전에 구축해놓은 경로를 통해 급격히 확산될 예정이었다. 반면,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와 유로존 만성적 경제 불황,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포퓰리즘과 ‘불건전한 망상’, 중국의 초강대국 부상과 미중 간 신냉전 격화, 유럽의 지지부진한 브렉시트 협상과 난민 위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채무불이행 상황, 난폭한 기후위기와 탄소 중립 이슈 등으로 인해 이미 2020년 세계 곳곳에서는 위기감과 불안감은 팽배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모든 것들에 관한 기폭제였지만, 그 위기에 온전히 대처해낼 시스템은 무능하거나 부재했다. “영국과 미국이 2020년에 경험한 것은 단순히 공중보건 비상사태나 심각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트럼프’와 ‘브렉시트’라는 문구로 요약되는, 최고조에 달한 국가 위기였다. 한때 세계 패권 국가임을 뽐냈으며 공중보건 분야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선진국이었던 나라들이 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질병을 통제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단 말인가? 이는 두 나라에 더 깊은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두 나라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공통된 열망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두 나라의 편협한 정치 문화가 문제였을까? 그도 아니면 수십 년에 걸친 지속적인 쇠퇴기 중 두 나라의 쇠퇴가 극에 달한 순간이었던 것일까?”_본문에서 2020년은 신자유주의 시대가 총체적 위기를 맞은 시기였다. 1970년 이후 지난 40연간 서구사회가 주도해왔던 시장 혁명과 신자유주의 시스템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른바 울리히 벡이 명명한 “조직화된 무책임(organized irresponsibility)”의 시대였다. “신자유주의를 훼손한 것은 부주의한 글로벌 성장과 막대한 재정 축적의 수레바퀴가 촉발한 범유행 감염병이었다.”(28쪽)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의 대규모 경제 개입은 신자유주의의 경계를 무너뜨렸으며, 이는 신자유주의 너머에 있는 새로운 체제의 전령처럼 보였다. 지금 여기에서 펼쳐지는 팬데믹의 세계사 특정 국가와 세력을 편들지 않는, 동시대적·다차원적으로 급변하는 세계의 거대한 풍경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유로존 위기와 우크라이나 분쟁, 시리아 난민 위기, 브렉시트, 유럽 전역에서 나타난 민족주의 포퓰리즘의 급증 등을 ‘다중위기’라는 개념으로 포착했다. 다양한 위기들은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후계자 중 하나인 천이신은 여러 위험이 어떻게 서로 결합되고 증폭되는지를 ‘6대 효과’(역풍-수렴-층화-연결-확대-유도)로 설명한다. 애덤 투즈는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천이신이 열거한 효과와 기묘하게 맞아떨어진다고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중국 시골에서 우한으로, 우한에서 전 세계로 확산된 초대규모 역풍의 예시였으며, 전 세계는 융합과 층화, 연결 문제와 사투를 벌였다. 《셧다운》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시간 순서대로 코로나 팬데믹을 추적한다. 중국과 미국, 유럽, 러시아는 물론,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맞닥뜨려야 했던 급진적 글로벌 경제 위기의 현장을, ‘조직화된 무책임’으로 일관한 정치권력의 실상을 낱낱이 기록한다. 동시에 애덤 투즈는 유례없는 글로벌 위기가 발발한 2020년을, 거대한 역사의 맥락 속에 놓고 그 의미들을 반추해낸다. 이 책은 대격변과 대전환의 시기, ‘지금 여기’에서 펼쳐지는 팬데믹의 세계사로 우리를 초대한다. “이 모든 동시대적 변화, 다차원적 변화, 어지러운 사건들의 연속들을 아담 투즈는 거대한 풍경화로 그려낸다. 그런데 그가 그려내는 동시대적 세계사는 특정 국가, 특정 세력을 편들지 않는 냉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미국과 중국, 유럽, 러시아 등등 현대 국가들의 현존 권력에 대하여 시종일관 비판적인 시각, 분석적인 시각을 유지하기에,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세계사적 조망 속에서 중요한 사건과 사태들을 해석해주기에, 이 책을 포함한 그의 저작들은 독자로 하여금 머릿속에서 ‘아, 이거였구나’라는 번뜩이는 시공간적 통찰을 선사한다.”_정승일, ‘감수의 글’에서 이 책의 커다란 공로는 우리가 다가올 위기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들, 즉 우리의 사회 제도와 체계, 그 기저에 있는 가정들과 이해당사자들의 입장 차이, 그리고 사회적 분열을 고려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과연 우리는 자유나 다원주의, 민주주의 같은 핵심적 가치를 지키면서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셧다운》이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_《뉴욕타임스》 끝도 없이 인용할 수 있고 엄밀하게 분석할 만한 진정으로 인상적인 책. 투즈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종합하여 앞으로 밀려올 새로운 위기들과 그에 따른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라건대, 세계 각국 정부가 투즈의 경고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_《가디언》 금융시장의 혼란부터 정부 정책에 얽힌 우여곡절까지, 코로나 위기가 전 세계에 가한 충격을 생생히 전하는 책. 지난 18개월 동안 전개된 굵직한 경제적 사건들을 모조리 기록하고 그 전말을 완벽하게 설명한 인상적인 작품. _《이코노미스트》 이 책의 시놉시스들을 하나로 엮으면 ‘1980년대 이래로 이어져온 세계 경제 질서가 2020년에 종말을 맞이했는가?’ ‘만약 그렇다면 정확히 무엇이 신자유주의를 대체하고 있는가?’라는 거대한 역사적 질문을 숙고하게 될 것이다. _《뉴욕매거진》 다른 위기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책은 미래에 닥쳐올 문제에 관한 귀중한 예측이다. _《커커스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