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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서촌
02. 자윤의 편지1 03. 흑백사진 04. 자윤의 편지2 05. 방공호 06. 자윤의 편지3 07. 외출 08. 여행1 09. 여행2 10. 너를 그리워한 시간들 11. 귀로 12. 마지막 편지 13. 회고 14. 서촌의 기억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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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춘은 멀어져가도, 당신만큼은 늘 내가 갈 수 있는 그곳에 머물러 있기를.
--- p.87 어둠 속에서도 정연의 눈은 별처럼 반짝였었다. 태인은 그 눈을 보는 것이 좋아 그녀를 끌어안지도,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지도 않았었다. 괜히 어른 흉내를 내보겠다며 그녀의 몸 어딘가를 만진다거나 어떠한 행위를 시도하려 들지도 않았었다. 물론, 그러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른이 되기도 전에 어른의 사랑을 다 해버리고 나면 정작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없어진다는 것이 그는 싫었다. --- p.104 지금도 어딘가에선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가고 있을 테지요. 편지를 다 쓰고 나면 나는 다시 또 엎드려 울 것만 같습니다. --- p.130 그러다 깨달았어요. 그이가 나를 많이 사랑했었다는 걸. 하루 종일 손에 물 마르지 않던 날 위해 잠자리에 들기 전 꼬박꼬박 로션을 챙겨주었던 것도 사랑이었고, 새벽에 아이가 깨서 울면 나보다 먼저 일어나 아이를 안고 조용히 달래던 것도 사랑이었고, 함께 산길을 걸을 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한 나를 얼른 잡아줬던 것도 사랑이었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기 전에 자신의 발을 먼저 적셔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미리 말해준 것도 사랑이었고, 김이 폴폴 올라오는 감자 껍질을 까준 것도 사랑이었다는 걸. --- p.341~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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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의 무너진 한옥에서 발견된 217통의 편지.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사라져 갈 때도, 그는 그곳에 있었다. 2016년 어느 날, 서울 서촌의 낡은 한옥을 매입한 태인은, 한옥을 현대화로 리모델링 하는 과정에서 방공호와 함께 217통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1950년 1월 1일. 당신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당시 연희대에서 시를 전공하는 문학도였던 구자윤이 오랫동안 연모했던 여인 수희에게 쓴 그 수 백통의 편지들 속엔 그녀를 향한 구자윤의 숭고한 마음과, 함께 문학을 전공했던 친구들과의 우정, 그들이 가슴에 품었던 거룩한 꿈. 그리고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방공호 생활을 해야했던 구자윤의 처절한 생존기까지 모든 역사가 담겨 있었다. 그의 편지를 모두 읽은 2016년의 태인은 이 편지의 주인을 찾기 위한 긴 여정에 오르게 되는데… 구자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