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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봄
02. 여름 03. 가을 04. 겨울 05. 다시, 봄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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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잘 죽고 싶어졌다.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있는 쓸모없는 청소년 중 한자리를 맡아 살면서 과연 나는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죽어가고 있는 것인가를 고뇌하다 결국, 죽어가고 있는 거란 결론에 도달했던 열다섯 무렵부터 그랬다.
--- p.13 문득문득 그런 기운에 휩싸일 때가 있다.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걸까? 어떻게 살아 있는 걸까? 어째서 살아 있는 걸까? 왜 아직도 나는 살아 있는 걸까. 내내 죽어만 왔지, 살아본 적은 없었기에 그런 기운이 가슴팍을 훅 치고 들어올 때면 난 순간적으로 숨 쉬는 법을 잊어버리곤 한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는 법을 다시 깨우치는 그 짧은 시간 동안의 정신적 표류 상태를 두고 어떤 이들은 공황장애라는 병명을 갖다 붙였다. 그렇다면 나는 봄날의 어느 고요로부터 병을 얻은 것일까? 아니면 병을 가장한 벌을 얻은 것일까? 그렇다면 이건 죽지 못했음에서 얻은 벌일까, 죽으려 했음에서 얻은 벌일까? --- p.54 우린 전염병이 창궐한 시대에 살고 있다. ‘보통’이라는 전염병. 보통을 넘어서는 이들은 끌어내리고 보통에 못 미치는 이들은 열등하다며 손가락질하는 전염병. 모두가 환자고 죄인이지만 아무도 자신이 전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비극의 시대. --- p.118 누나는 울고 있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서글픈 눈동자가 나를 쓰윽 쳐다보고 우기천 쪽으로 사라지는 그 찰나의 순간이 마치 영겁의 시간처럼 흘러갔다. 아주 천천히 아주 애처로운 모습으로. 괜찮냐고 물어봐야 해! 뇌에서 신호를 보냈을 땐 이미 누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 p.154 열심히 살 필요가 없어. 세상은 그리 정의롭지 않거든. 열심히 꿈꾸며 산 인생과 그냥 되는대로 산 인생의 결과는 기껏해야 한 끗 차이란다. 꿈을 이룬 사람은 그들 중 단 한 명뿐이야. 나머지는 그들의 들러리만 서다 끝나거나, 나처럼 결과를 보기도 전에 죽어버릴 수도 있어 준경아. 그러니까 열심히 살지 마. --- p.168 한 번 지나가면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시절… 그러니 사랑해 줘, 너의 시절을. --- p.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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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소년기에 바치는 헌사.
[소년기]는 그때가 아니면 꿈꾸지 못하고 그때가 아니면 깨닫지 못하는, 그때의 아이들, 그때의 나와 그때의 친구들이 남긴 기록이다. 가만히 두면 알아서 지나갈 일인데, 마치 그것이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져서 숱하게 괴로워했던 그때의 순간들과, 결과적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던 그때의 무수한 선택들. 지금 이 순간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당장 내일에도 제일 중요한 일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살면서 제일 중요한 일은 얼마든지 새롭게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그러니 그게 무엇이든 너무 목숨까지 걸어가며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질풍노도의 우리를 어루만져주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