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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007
서문 011 프롤로그 1962년 8월 3일 특급배송 029 아이 1932 -1938 키스 035 목욕 041 모래 도시 082 제스 이모와 클라이브 삼촌 141 잃어버린 아이 155 선물 주는 사람들 164 고아 171 저주 185 소녀 1942 -1947 상어 205 ‘시집갈 때’ 207 장의사의 조수 275 어린 아내 290 전쟁 358 핀업 1945 371 소속사 380 딸과 어머니 389 변종 404 벌새 408 여자 1949-1953 카리스마 왕자님 437 ‘미스 골든 드림스’ 1949 441 연인 469 오디션 471 탄생 483 앤절라 1950 486 부서진 제단 537 룸펠슈틸츠헨 554 거래 564 넬 1952 575 룸펠슈틸츠헨의 죽음 599 구출 612 그날 밤… 634 로즈 1953 638 제미니 665 광경 702 |
Joyce Carol O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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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걸쳐 나는 다른 이들의 증언과 호명을 통해서만 나 자신을 알게 돼. 복음 속 예수가 다른 이들에 의해서만 보이고 말해지고 기록되는 것처럼. 나는 내 존재와 존재 가치를 다른 이들의 눈을 통해서 알게 되고, 나 자신의 눈을 못 믿는 만큼 그들의 눈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
--- p.46 노마 진은 정말이지 항상 미소 띤 얼굴의 행복한 소녀였다. 소녀는 행복해서 종종 웃음을 터뜨렸고, 다른 사람들이 웃으면 소녀도 그들 앞에서 웃었다. 밴나이즈 고등학교에서 소녀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외모만 제외하면 평범한 여자애였다. 뭔가 긴장되고 불안하고 쉽게 흥분하고 터질 것 같은 표정만 제외하면 평범한 여자애였다. --- p.237 어린애처럼 나는 새빨간 손톱으로 유리를 두드린다 새들의 미친듯한 노랫소리 한가운데서 겨우 몇 인치 떨어진 곳의 상록수 가지에 앉은 스텔라어치 한 마리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 포획된 동료의 바로 그 표정으로 살려줘! 구해줘! --- p.421 정면에서 똑바로 보지 못하고 꼭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곁눈질로, 아름답게 화장한 ‘매릴린 먼로’의 얼굴 속에서 노마 진의 평범하고 갈망어린 얼굴을 보게 될까봐 두려워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붉게 상기된 얼굴을 응시했다. (…) 적어도 이날 저녁에는, 적어도 대중 앞에서는, 이 황홀한 블론드 ‘매릴린 먼로’가 노마 진이 연기해야 하는 배역이었다. --- pp.489~490 여자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신이 여자의 손을 잡고 로비를 가로질러 끌었다. 그가 여자를 창조했다. 여자는 그의 것이다. 사실이 아니지만 여자는 잠자코 있을 것이다. 반항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오늘 이 마법 같은 밤보다 더 행복했던 때가 없었다. 여자는 신데렐라였고, 유리구두는 꼭 맞았으니까. --- p.525 여기 연회장에서 빠져나와 파우더룸에 숨어서 엉엉 우는 노마 진이 있다. 노마 진은 깊이 상처받았다! 모멸감을 느꼈다. 텍사스 석유 갑부는 노마 진이 ‘진짜’인지 확인한답시고 자꾸 만진다. 같이 부기 댄스를 추고 싶단다. 그는 그럴 권리가 없다. 그런 종류의 춤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V가 봤으면 어떡하지? 그리고 박쥐 얼굴의 미스터 Z와 잔인한 눈초리의 미스터 D가 계속 지켜본다. 난 당신들이 고용한 매춘부가 아니야. 난 배우라고! --- pp.622~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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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로는 나의 ‘모비 딕’.”
『블론드』는 오츠가 우연히 보게 된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 ‘곱슬곱슬한 갈색 머리에 조화로 만든 왕관을 쓰고 목에는 귀여운 로켓 목걸이를 건, 아직 전혀 매릴린 먼로로 보이지 않는 열다섯 살 노마 진 베이커의 환히 빛나는 얼굴’을 사진에서 보고 오츠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그 시절 녹록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라던 친구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시대의 아이콘이 된 매릴린 먼로에 의해 지워져버린 외로운 이 소녀에게 자신이 생명을 불어넣어줄 수 있으리라는 전율을 느꼈다. 그래서 처음에는 평범한 여고생이 스타로 탈바꿈하는 중편소설을 쓸 계획이었으나, 먼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단순한 피해자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거인이었던 한 여인’을 탐구하려면 보다 거대한 허구적 형식이 절실함을 깨달았다. 오츠가 직접 밝혔듯 “먼로는 나의 ‘모비 딕’, 무수히 다채로운 층위의 의미와 의의가 중첩되어 진짜 대하소설이 나오겠다 싶은, 전기충격기 같은 강력한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츠가 쓰고자 했던 건 매릴린 먼로의 전기가 아니었다. 당연히 역사적 사실을 따르는 전기소설 또한 아니었다. 『블론드』는 전적으로 허구의 산물이다. 오츠는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증류’라는 과정을 통해 사건을 압축하고 융합해 먼로의 인생에서 ‘상징적인 몇몇만 선택적으로’ 살피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밀한 시적 진실과 영적 진리를 획득하기 위해 오히려 픽션 형식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20세기 중엽 미국 사회와 문화를 특징짓는 정치, 스포츠, 종교, 범죄, 공연 등을 먼로의 삶과 교차시키며 시대적 배경의 골격을 창조했다. 남성중심적인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 영화산업 내 공산주의자에 대한 마녀사냥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살해당한 젊은 여성들에 대한 뉴스 보도 등이 심도 있게 각각의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그려지면서 작품 전체의 ‘서사시적 품격’을 높여준다. “내가 살아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나는 내 삶의 모든 시간을 정당화해야 했어요.” 오츠는 노마 진 베이커가 그녀 자신의 경험, 그리고 더 폭넓게는 미국 사회에서 어떤 ‘삶의 요소’를 대표한다고 보았다. 가난하게 태어나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결국 어머니에게도 버림받아 고아로 성장해야 했던 어린 소녀는 동화에서처럼 금발의 ‘어여쁜 공주’가 되어 만인의 사랑을 받게 되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자신이 진정 원했던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 결핍 때문에 노마 진은 배우로서 타고난 재능을 지녔음에도 늘 위축되고 스스로 정체성을 형성하지 못한다. 늘 내적 불안감을 안고 마음을 의지할 누군가를 갈구한다. 영화배우로서 눈부신 커리어를 쌓아가면서도 ‘매릴린 먼로’조차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의 배역이라고 여길 만큼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없었던 그녀의 삶은 언뜻 보면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여겨질 수도 있다. 오츠는 “내가 살아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나는 내 삶의 모든 시간을 정당화해야 했어요”라는 노마 진의 말을 책상 옆에 붙여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한다. 즉, 오츠가 매릴린 먼로에게서 포착한 것은 그 ‘이례적임’이 아니라 오히려 그녀가 ‘보편적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내가 쓴 것은 ‘매릴린 먼로’가 아니었다”고, “그녀를 그린 내 초상화가 생물학적 사회적 성을 초월했으면 하고 남성 독자도 여성 독자만큼이나 그녀와 동일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20세기 가장 화려한 성공을 거둔 한 여성의 내면에 웅크린 거지 소녀, 추방자, 아웃사이더의 목소리와 교신하여 신들린 듯 써내려간 심리적 대서사시! 소설은 매릴린 먼로가 죽기 하루 전날인 1962년 8월 3일로 거슬러올라가 십대 자전거 배달부의 모습을 한 ‘죽음’이 소포를 전하러 오는 프롤로그로 시작된다. 이 몽환적인 구절로 오츠는 ‘할리우드, 즉 거울과 스모그와 그림자로 이루어진 세계이자 여자의 몸을 자극과 수익을 위한 상품으로 취급하는 세계에 사는 어느 여성 스타의 운명’에 독자를 끌어들인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버지, 정신병원에 입원한 어머니, 그리고 고아원과 위탁가정을 전전하다 이른 결혼을 하고, 우연히 ‘카메라의 눈’에 포착되어 잡지 모델로 데뷔하고 이어 처음 단역으로 출연한 영화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로 급부상해 찍는 영화마다 흥행 가도를 달리는, 그러나 만연한 여성혐오 문화 속에서 여성의 몸으로 살아가는 것에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겪고 두 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스캔들에 시달리고 마지막엔 ‘프레지던트’를 사랑하게 되는 비극을 맞는 슬프고도 얄궂은 운명으로. 오츠는 이 삶의 여정을 풀어내기 위해 이전과 다른 문체 양식을 택했다. 그 여정 자체가 까다롭고 복잡한 수수께끼에 다름 아니며 매우 다층적이기에 그에 걸맞은 ‘서사시’ 양식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끊임없이 내적 진실을 찾아 깊이 파고들어가는 ‘심리적 사실주의 양식’이었다. 여기에 오츠는 ‘동화와 고딕소설의 문학적 전통’까지 끌어들여 서사를 더욱 입체화한다. 이를 통해 오츠는 ‘에마 보바리가 자신의 시공간을 표상했듯이, 자신의 시공간을 표상하는 여성의 초상을 창조’하고자 했다. 그래서 독자는 어느 장면에서는 동화책을 읽는 듯한, 어느 부분에서는 섬뜩한 괴기소설을 읽는 듯한, 그리고 어느 순간엔 심리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이야기에 빨려들어간다.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 문학의 신호탄이 된 예언적 작품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블론드』는 독자와 평단의 찬사도 받았지만 ‘충격적이고 기괴하며 과격하다’는 평도 없지 않았다. 여성의 몸을 대상화하고 성적으로 착취하는 소위 ‘할리우드의 관행’을 가감없이 구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일어난 미투운동은 이것이 마냥 ‘충격적이고 과격한’ 소설적 묘사가 아님을 세상에 드러내줬고, 오늘날 『블론드』는 ‘좀더 현실적으로 여겨지며, 여기에 담긴 페미니스트적 분노는 정당성을 얻’었다. 먼로의 이야기는 그 유명세만큼이나 널리 알려져 있고, 그런 만큼 숱한 책과 영화와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블론드』는 그 유명세에 가려진 혹은 유명세가 지워버린 먼로의 진정성에 천착한다. 따라서 독자는 그저 화려한 삶을 살다 간 한 스타 여배우가 아닌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사랑받기를 원하고 내면적 갈등을 겪고 좌절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한 여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공감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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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드』는 실로 신화적 압승이다, 여기서 매릴린은 모든 것이자 아무것도 아니다?의미심장한 거대한 흰고래, 자연의 맹목적 힘뿐 아니라 인간의 맹목적 권력을 상징하는 표상. - 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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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드』에서 오츠는 작가로서의 모든 강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서사 기법과 캐릭터를 발견해냈다. 그녀의 단편에서 볼 수 있었던 서사적 강렬함을 장편소설에서 이처럼 성공적으로 유지한 경우는 없었다. 언어를 완전히 장악하고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힘은 오츠가 작가로서 절정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 애틀랜타 저널 앤드 컨스티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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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전기소설에 편견이 있다면 혹은 먼로에 관한 책이 너무 많다고 여긴다면, 지금이 그 편견을 내려놓을 때다. 아니면 압도적으로 상상력이 돋보이고 눈을 뗄 수 없는 역작이 그런 생각을 밀어내게 만들 것이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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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캐럴 오츠는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소설화하는 방식으로 ‘먼로에 관한 수수께끼와 비난’을 이해하는 가장 대담한 길을 택했다. 한편으론 고딕적이고 한편으론 만화경 같은 발상이 돋보이는 소설. 도저히 몰입하지 않을 수 없다. - 로라 밀러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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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캐럴 오츠의 귀중하고 영감 넘치는 소설은 주술에 가깝다. 오츠는 신화화된 블론드, 지나치게 경외시되고 경멸당했던 매릴린 먼로의 이야기를 미스터리로 풀어낸다. 나는 사랑스럽고 복잡한 노마 진을 둘러싼 미묘하고 격정적인 감정을 숨막히게 따라간다. 노마 진의 타는 듯한 ‘아우라’는 전 세계로 번지고 그녀를 가장 사랑했던 남자들을 겁먹게 만든다. - 잔 모로 (프랑스 영화배우이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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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견뎌낸 한 인간을 압도적으로 생생하고 힘 있게 연출한 작품.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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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는 자신의 목표 중 또하나를 명중시켰다. 이 집념 강한 역사는 상상력의 존엄에 관한 것이다. 이제 매릴린에게 예술가로서 마땅한 지위를 부여한 예술가가 나왔다. - 뉴욕 옵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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