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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는 후고를 안은 채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일그러지는지를 바라보았습니다. 돌돌 뭉쳐진 낡은 신문 같았습니다. 분노와 슬픔이 그녀의 속을 딱딱한 벽돌처럼 무겁게 누르고 또 눌렀습니다. 그녀의 목구멍에서는 부끄러움이 이리저리 날아다녔고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데니가 더 이상 그녀를 친구로 여기지 않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자신을 비참하고, 비겁하고, 작고 불쾌한 똥자루에 불과하다고 느꼈지요. 클라라는 이 사실이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녀는 자기 방에서 엉엉 울었습니다. 북을 든 클라라는 온 힘을 다해 계속 내리쳤습니다. 그녀는 북이, 지금 자신은 분노의 임을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클라라는 요란하고 격렬하게 북을 쳤습니다. 손이 아플 지경으로 쳐 댔지요. 클라라는 저 멀리서 노크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녀의 눈앞에 데니의 젖은 빨간 눈이 보였습니다. 그러다 얼마 후 사라졌습니다. 분노가 다 쏟아져 나온 것입니다. 클라라는 텅 빈 느낌이었습니다. 아침 식사로 다 먹어 버린 샌드위치 케이스 같았습니다. 한 톨의 분노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단지 공허하고 텅 빈 클라라만 있었지요. 그녀는 북을 침대 앞에 세워 놓고는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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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체를 하나 더 가진 소년
《괜찮아, 고마워 데니》는 다운 증후군인 데니가 주인공입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종종 다운증후군과 마주 칩니다. 알다시피 염색체가 한 개 많은 그들의 모습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납작한 얼굴과 올라간 눈꼬리를 보며 해묵은 편견을 갖게 됩니다. 이 책 속의 등장인물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은 데니가 자신보다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데니의 아빠조차도 특별한 보살핌이 언제나 필요한 아들이라고 생각했지요. 데니는 외모도 특이하고 어휘력도 짧습니다. 하지만 정작 데니와 우리의 가장 큰 차이는 그런 부분이 아닙니다.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는 게 그보다 훨씬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아무에게나 거리낌 없이 다가가는 친화력은 아무리 차가운 사람이라도 쉽게 마음을 열게 만듭니다. 기적을 함께 채우는 소녀 데니의 특별함을 한눈에 알아본 것은 클라라라는 이웃 소녀입니다. 클라라는 늘 진심으로 행동하는 데니에게 매번 소소한 감동을 받습니다. 그녀는 데니의 외모와 말투, 행동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습니다. 데니가 낯선 다운증후군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클라라는 특유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스물한 번째 염색체를 하나 더 가진 것이 부족한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데니는 특별하고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클라라는 이런 특별한 능력을 지닌 데니에게 자신의 비밀을 공유합니다. 은밀히 묘지의 천사 동상을 만나는 일입니다. 클라라는 데니와 함께 천사에 낀 이끼를 깨끗하게 닦아주며 점점 친해집니다. 그 일이 거듭될수록 천사는 본래의 부드러운 모습을 조금씩 되찾습니다. 이웃 어른들 또한 데니를 통해 작은 기적을 경험합니다. 불만투성이인 냉정한 쇠네간스 아주머니는 함께 요리를 만들고 몸이 약한 미라 아주머니는 화사한 미소를 되찾습니다. 우악스럽던 건물 관리인 카를 하인츠조차 놀랍게도 친절한 사람이 됩니다. 이끼를 돌로 긁어 낸 천사의 옷이 점점 밝아지는 것처럼 모두의 얼굴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지루하리라 여겼던 클라라의 방학은 데니를 통해 진기한 기적들로 가득 채워집니다. 괜찮아, 그리고 고마워 《괜찮아, 고마워 데니》는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줄곧 계속되는 울림은 어른을 매료시킬 감동으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 책은 전혀 슬픈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소년과 평범한 소녀의 기분 좋은 우정으로 가득 찬 책입니다. 마치 등장인물들처럼 데니와의 관계를 체험하고 공감하듯 느낄 수 있는 묘사는 독자의 마음을 힘차게 두드립니다. 제한적이고 단순한 표현과 사랑스러운 생각들은 데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표현입니다. 이웃들처럼 독자들은 데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입니다. 작가 브리기테 베르너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문장을 선보입니다. 실제 다운증후군을 자녀로 둔 비르테 뮐러는 사랑이 가득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현실은 당연히 이 작품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과 쉽게 섞이지 못합니다. 한두 번쯤은 책 속의 마렌과 스벤처럼 그들을 놀리고 괴롭혔던 부끄러운 기억도 지니고 있습니다. 데니 또한 이별과 차별을 결국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데니와 클라라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말을 맞이합니다. 장애가 부족함이라는 현실의 편견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 지를 용기 내어 알려주면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