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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둘러싼 논란과 정략의 역사
커피에 얽힌 정치, 경제, 문화, 전쟁 등이 흥미롭게 전개되는 커피사 책. 커피의 유례부터 1,2차 세계대전을 통한 커피보급의 확대, TV의 등장에 따른 본격적인 마케팅 전쟁, 최근의 공정무역 흐름 등 커피가 거쳐 온 만만치 않은 역사를 매력적으로 서술한다.
2013.12.10.
역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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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오리플라마 농장의 수확기
머리말 : 흙탕물인가, 만병통치약인가? 커피의 이주 (지도) 제1부 정복의 씨앗 제1장 커피의 세계 식민지화 커피, 아라비아로 건너가다 | 밀반출자, 새로운 재배지 그리고 서구세계로의 전파 | 콜시츠키와 낙타 사료 | 천번의 키스보다 더 감미로운 | 영국의 커피 침공 | 보스턴 차(茶) 사건 | 커피, 라틴아메리카에 입성하다 | 커피와 산업혁명 | 설탕, 커피 그리고 노예 | 나폴레옹의 정책 : 현대성의 길을 닦다 제2장 커피 왕국, 브라질 브라질의 파젠다 | 땅과의 전쟁 | 브라질 커피의 재배와 수확 방법 | 노예에서 해외 이주민으로 | 브라질 커피의 유산 | 과테말라와 인접국들 : 강제 노동, 피의 커피 | 과테말라 - 유형 식민지? | 독일의 침략 | 과테말라의 커피 재배와 수확 방식 | 노동자들로서의 여성과 아동 | 멕시코, 엘살바도르, 니카라과의 토지를 훔치다 | 코스타리카에서의 커피 : 민주적 영향력? | 인도네시아인, 쿨리 등의 커피 노동자들 | 바스타트릭스의 습격 | 미국인들의 갈증 제3장 미국인의 음료 가정 내 로스팅, 브루잉과 파산 | 남북전쟁 이전의 커피 산업 | 연합이여(그리고 커피여), 영원하라 | 발명가, 자베즈 번즈 | 아버클의 아리오사 : 국민커피 | 미스터 체이스, 미스터 샌본을 만나다 | 짐 폴거와 골드러시 커피 | 편집장, 자베즈 번즈 : 커피와 여성들에게 제 자리를 지켜 주다 | 끊을 수 없는 유혹 제4장 대호황 시대의 커피 대전 커피 자살? | 커피 거래소의 탄생 : 만병통치약이 못 되다 | 세계에서 가장 투기성 강한 사업 | 커피 대 설탕의 대전(大戰) | 폭로전 | 아버클사의 상품교환권 | 커피·설탕, 휴전에 들어가다 제5장 허먼 질켄과 브라질의 가격 안정책 최초의 국제 커피 회의 | 상파울루, 혼자 힘으로 하다 | 허먼 질켄, 구제자로 나서다 | 커피 가격에 미국이 아우성을 터뜨리다 | 질켄, 주의를 끌다 | 질켄, 소송을 당하다 | 허먼 질켄의 말년 | 카페인 음료 제6장 마약 음료 정신요법과 포스텀 | 포스트의 매서운 공격 | 편집증 편승 | 몽크스브루와 그 밖의 상술 | 커피 상인들의 대응 | 『콜리어스 위클리』의 명예훼손 소송 | 와일리 박사의 모순 | 디카페인의 탄생 | 포스트의 말년 제2부 격동의 시대 제7장 성장통 브랜드 확산 | A&P의 자체적 그라인딩 | 특급 방문판매원 | 시설 중심 사업의 틈새시장 | 섹시한 커피? | 힐스브라더스, 진공팩을 이용하다 | MJB : 왜? |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 체이스&샌본 : 탤리-호 | 조엘 칙, 맥스웰하우스를 만들다 | 기프트냐 게스트냐, 아니면 유반이냐? | (더디지만) 여성들이 등장하다 제8장 커피를 지키기 위해 세계를 안전지대로 만들기 커피와 보병 | 병사들의 조지 한 잔 | 한편, 파젠다에서는…… | 콜롬비아, 성년이 되다 | 로부스타가 아니면 죽음을 | 남회귀선과 북회귀선 사이 제9장 재즈 시대의 이미지 장사 금주법과 광란의 20년대 | 커피하우스, 부활하다 | 8시 종이 울리면 보석이 빛난다 | 서해안의 브랜드들이 동해안으로 진출하다 | 아버클사의 몰락 | 공룡 기업, 커피를 삼키다 | 대규모 주식매매 ? 커피의 폭락 제10장 불타는 콩, 굶주리는 캄페시노 커피 지옥 | 독재자들과 중앙아메리카의 대학살 | 브라질, 억제된 감정을 쏟아내다 제11장 불황 속의 나홀로 호황 라디오 앞에 붙어살다 | 벤턴&볼스, 대공황에서 살아남다 | 산패유와 커피로 인한 신경과민 | 「맥스웰하우스 쇼보트」에 모두가 탑승하다 | 아버클사와 맥두걸,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 시카고에서의 커피 투하 작전 | 징도 치고, 에덴동산에서 말썽도 일으키고…… | 커피, 난폭성과 타박상을 부르다 |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거나 | 체인사 때리기 | 유럽의 커피 무대 | 미래의 세계 제12장 전쟁의 역경을 견뎌 낸 커피 한 잔 과테말라의 나치화 | 커피 협정에 타결을 보다 | 1941년 : 쿼터제 시행 첫 해를 겨우 넘기다 | 커피, 다시 전쟁 속으로 | 전선의 커피 | 라틴아메리카의 비(非)나치화 | 미국 산업, 전쟁의 역경을 견뎌 내다 | 좋은 이웃은 이제 옛이야기 | 제2차 세계대전의 유산 제3부 씁쓸한 커피 제13장 커피 마녀사냥과 인스턴트커피의 단점 가이 질레트의 커피 마녀사냥 | 빠르고 편리하고 현대적이지만 맛은 별로인 인스턴트 | 커피 브레이크의 개발 | 바보상자 | 가격경쟁, 쿠폰, 0.4킬로그램형 포장 | 등한시된 세대 | 돈 냄새가 진동하는 땅 | 7월 4일의 대서리 | CIA, 과테말라의 쿠데타에 관여하다 | 브라질에서 날아든 자살 비보 제14장 로부스타의 득세 아웃 오브 아프리카 | 뜨거운 커피, 그리고 냉전 | 보통 등급의 로부스타 | 초크풀 기적 | 커피하우스 : 은총 | 런던 에스프레소 | 50년대의 유럽 커피 | 일본인, 커피에 눈뜨다 | 구기 커피 | 부인하기 | 겁에 질려 맺은 협정 | 비준까지의 삐걱거림 | 베이비붐 세대 공략 | 합병 열풍 | 맥스웰 하우스와이프 | 힐스브라더스의 침체 | 후안 발데스의 탄생 | 소용돌이 속에서 제4부 호모 커피홀릭의 시대 제15장 열정가들의 출현 자바의 원두 | 멘터, 아버지, 아들 | 투어리스트 커피와 그 밖의 문제들 | 씽크 드링크 | GI 커피하우스 | “주의 : 커피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 황금이 뜨고, 커피가 가라앉다 | 일본과 유럽의 커피 공습 | 로부스타의 왕과 부룬디 대학살 | 스타벅스 : 낭만주의 시대 | 신이 커피에 내려 준 선물 | 커피와의 연애 | 궁극적 탐미주의 | 스페셜티 커피의 확산 | 올슨 부인, 코라 아줌마와 수다 떨다 제16장 검은 서리의 그림자 마키아벨리적인 시장 조작 | 상승장에 편승해 수백만 달러를 벌다 | (훔친) 커피와 (끔찍한) 하이일드 | 스페셜티 커피, 미국의 심장부까지 파고들다 | 하나의 거대한 도살장 | 중앙아메리카의 압제와 혁명 | 엘 고르도와 보고타 그룹 | 험난했던 10년 제17장 스페셜티 커피 혁명 마지막 한 방울을 마시고 죽을 때까지 맛있는 | 디카페인 커피의 열풍 | 커피 낙제생들 | 작은 거인들의 투쟁 | 통원두와 매력적인 여인들 | 쿼터제와 궁지 | 게릴라전, 커피업자들의 불행 | 공정무역 커피 | 엘살바도르의 커피에 깃든 피? |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거인들의 노력 | 커피와 담배 | 국제커피협정의 결렬 | 코카-커피 관련성과 수확 거부 | 빅 커피 : 아이스 콜드 제18장 스타벅스 경험 라테 랜드 | 스타벅스 : (크게) 주목받던 시절 | 비난을 비껴가다 | 포화 상태에 접어든 시장 제19장 마지막 이야기 라 미니타 : 커피의 도시국가 | 커피 위기 | 공정무역과 스타벅스 | 하워드, 구제에 나서다? | 2등은 누구? | 제3의 물결 | 원산지에서의 커핑 | 록스타(Rock-Star) 바리스타 | 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강탈 | 커피의 혼을 지키기 위한 투쟁 | 테크노 커피 | 커피세계의 평평화 | 지구온난화의 위협 | 커피키즈와 그 외의 지원 | 유기농으로 심장병을 고치다 | 커피 에코투어리즘(생태관광) | 새들과 친구가 되다 | 바람직한 커피를 둘러싼 논쟁 | 신음하는 세계 | 커피 ? 유기적 조직의 일부 | 카페인, 최고의 마약 | 혹시 당신도 중독자? | 코스타리카의 커피 투어 | 날개를 달고 후대에까지…… 감사의 말 부록 : 완벽한 커피 추출을 위한 팁 참고 문헌 이미지 출처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Mark Pendergr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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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걸어온 현대의 무용담 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더 폭넓은 주제를 마주하게 된다. 즉, 광고의 중요성, 조립라인이 구축된 대량 생산 체제의 개발, 도시화, 여성 관련 쟁점, 국내 시장의 인수 합병, 대형마트의 출현, 자동차, 라디오, 텔레비전, ‘인스턴트(순간)’의 만족, 기술혁신, 다국적 거대 기업, 시장 세분화, 상품 통제 정책, 즉시재고관리 등이 새롭게 등장하게 된다. 또한 커피콩의 역사 속에는 극적인 순간들도 많았다. 가령 커피 산업 전반이 초점을 잃었을 때 오히려 혜성처럼 등장한 영세 로스터들에게 그 순간은 품질과 수익구조를 개혁할 기회가 되어 주었고, 그 뒤에 거대 기업들이 영세 기업들을 게걸스레 집어삼키며 또 한 차례 인수 합병이 이루어졌을 때도 그와 똑같은 개혁의 사이클이 다시 한 번 재현되었다.
커피 산업은 전 국가들의 경제, 정치, 사회구조의 형성을 좌지우지해 왔다. 어떤 면에서 보면, 단종재배로 인해 원주민들에 대한 탄압과 토지 강탈이 일어났고, 수출작물에 치중하느라 자급농업을 포기함으로써 외국시장에 과잉 의존하게 되었다. - 머리말 중 “자, 여러분, 어서 배에 타세요. 입장권은 맥스웰하우스 커피에 대한 충성이면 됩니다.” 프로그램은 기적 소리와 함께 프로덕션 매니저 타이니 러프너Tiny Ruffner가 이렇게 멘트를 날리고 난 뒤에, 명랑한 음성의 헨리 선장Captain Henry이 마이크를 이어받아 한 시간 동안 음악, 드라마, 코미디 쇼를 진행했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은 대히트를 쳤다. 증기선 외륜(外輪)에 부딪쳐 출렁거리는 물소리, 트랩(배의 건널판)의 달가닥달가닥 소리 같은 음향 효과와 연기가 너무 그럴듯해서 그 배가 정말 실재로 존재하는 줄로 믿는 청취자들도 많았다. 프로그램 대본의 배경이 뉴올리언스였을 때는, 2천 명의 사람들이 뉴올리언스의 부두에서 오지도 않을 배를 기다리고 있었을 정도였다. 1933년 초에 「맥스웰하우스 쇼보트」는 전국 최고 순위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올라섰고, 그 뒤로 2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켰다. 1월 1일 프로그램에서는 타이니 러프너가 5센트 가격 인하와 향상된 블렌딩에 대해 알렸고, 그로부터 두 달이 채 못 되어 판매가 70퍼센트 올랐다.---p.303 20년대에는 금주법, 적극적 홍보, 대중의 사교 열풍에 힘입어 미국의 대도시마다 커피하우스들이 속속 문을 열었다. 1923년에 「뉴욕타임스」에서 “커피에 취한 뉴욕”이라는 부제의 기사를 실었을 지경이었다. 이 부제에는 “뉴욕이 그렇게 흥분에 들떠 있는 것, 다시 말해, 그렇게 활기에 넘치는(jazzed-up)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라는 부연설명까지 달렸다. 커피는 이제 명실상부하게 재즈 시대로 들어섰다(또한 재즈 시대를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실제로 위 기사의 첫 대목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남녀를 막론하고 아침으로 커피만 마시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또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나서 활력제로 하루 중 아무 때고 커피를 찾고 있다.”---p.256 1980년에 엘살바도르에서 카터 행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토지개혁법이 요란하게 떠벌려지며 통과되긴 했으나 이 법은 커피업계 독과점 실력자들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 법을 은폐물 삼아 군을 토지 분할 시행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파견하면서 실제로는 더 가혹한 압제를 가하기도 했다. 보다 못한 오스카 로메로Oscar Romero 대주교는 1980년 3월 23일에 강력한 어조로 설교를 했다. “수많은 피로 물든 개혁은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그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길 바랄 따름입니다. 신의 이름으로, 그리고 그 탄식의 울부짖음이 하늘까지 닿을 만큼 너무나 큰 고통에 시달려 온 우리 국민의 이름으로 간청합니다. 빌고 또 명령합니다. 부디 신의 이름으로 이르노니, 이제 그만 압제를 멈추십시오.” 그 다음 날, 로메로는 추모 미사를 올리던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p.503 커피 재배국은 4년에 걸쳐 낮은 가격에 허덕였다.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농장들조차 가격이 생산비를 밑돌았다. 이전의 버스트 사이클 때와 마찬가지로, 상당수 농장주들이 가지치기와 비료 주기를 포기했다. 커피나무를 베어 내고 다른 작물을 심는 이들도 있었다. 세계의 연평균 커피 수출은 1980년대 말보다 840만 자루가 더 늘었지만, 수익은 107억 달러에서 66억 달러로 오히려 떨어졌다. 다시 말해, 자그마치 연 4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었다. 이러한 가격 폭락은 전 세계의 영세 재배업자들을 비탄에 빠뜨리고 말았다. ---p.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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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로 살펴본 커피의 일면
문화: “혁명의 본부” 커피하우스 커피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것도 격식을 차리는 하나의 문화이다. 10세기에 페르시아의 한 의사에 의해 지면에 처음 언급된 커피는 타 지역에서는 이렇게 격식을 차리지 않는 대신 커피하우스가 문화의 장이 된다. 아라비아에서 시작된 커피하우스는 커피가 15세기 말 이슬람권 전역에 소개되며 더 멀리 퍼진다. 프랑스 시민혁명과 미국의 독립 선언 등 수많은 혁명을 선도하며 “혁명의 본부”라고 불린 커피하우스는 런던에만 2천여 개가 들어서며 1페니만 내면 몇 시간이고 죽치고 앉아 그곳에서 오가는 비범한 대화를 들을 수 있다고 하여 "페니 대학"이라는 별칭이 붙었고, 고주망태가 된 17세기 유럽의 남자들이 술을 깨기 위해 찾는 장소였다. 각 지역마다 그리고 각 커피하우스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모이는 이들의 부류도 달라 나름의 색깔들을 만들어 냈다. 이후 세계 곳곳에 자리하다 1960년대 미국 군 기지 외곽에 퍼진 GI(미군) 커피하우스가 반군사주의 군인들을 끌어들이면서 반전 커피하우스로 불리며, 저항의식을 싹틔우는 반항의 부화실로서의 커피하우스 역사를 되풀이했다. 그리고 1890년대 중반~1900년대 초에 생겼다는 우리나라의 커피하우스는 현재 프랜차이즈와 개인이 직접 로스팅하는 소규모 커피하우스가 섞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스페셜티 커피를 좇는 사람들이 만든 제3의 물결을 넘어 농장주와 소비자의 거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4의 물결이 잔잔하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전쟁: 조지 한 잔과 씁쓸한 가루 커피를 전 세계로 퍼뜨린 일등공신은 전쟁이다.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커피에 위안받던 군인들을 평생 중독시켜 버린 인스턴트커피 “조지 한 잔”은 그 중에서도 특 일등공신이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브라질의 가장 신뢰할 만한 고객으로 등극한 미국은 군인들에게 커피를 제공하고, 전쟁터에서의 커피를 잊지 못한 그들은 평생 커피 애호가가 된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 주도권을 갖게 된 미국은 커피의 주도권 또한 갖게 된다. 그렇다면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내전에 깊숙이 얽혀 버린 커피는 어땠을까? 커피 가격의 하락과 농민 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혁명을 부채질한 면도 있지만 독재자들의 자금줄이 바로 이 커피였기에 끔찍한 대학살에 희생당한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에게 커피는 눈물의 “씁쓸한 가루”였다. 커피를 마시며 그런 자금을 간접적으로 대 주던 커피 애호가들은 모르는 건지 모르고 싶었던 건지 그런 사실에 무관심했고, 농민 노동자들은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공포 속에 떨어야 했다. 그것도 우리에게 별로 멀게 느껴지지 않는 1980년대에도 그런 끔찍한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에게도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던 그 시대는, 그렇게 세계적으로 독재가 폭력을 휘두르며 판을 치는 그런 시대로 기억되게 되었다. 무역·국제정치: 커피 값 ‘붙잡기’ 대 ‘올리기’ 앞서 ‘전쟁’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커피의 주도권을 갖게 된 미국은 브라질 및 라틴아메리카(나중엔 아프리카도)와 커피 가격을 놓고 조율하며 미국인들이 유독 민감해 하는 커피 값을 붙잡아 두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임금이 올라도 커피 가격은 오히려 하락해, 농장주는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겨우 버티고 농민 노동자는 임금을 올려 받기 위해 다른 일거리를 찾아 떠나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러도. 지금도 미국에서는 카페인을 다량 함유한 또 다른 음료인 콜라보다 훨씬 저렴한 값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커피 가격이 늘 싼 값을 유지했던 것은 아니다. 커피 생산 지역이 많지 않았던 시절의 커피는 농장주가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쏠쏠한 아이템이었다. 그러다 커피가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자 너도 나도 (베트남 같은 아시아까지) 커피나무를 심은 탓에 커피 생산량이 소비량을 초과하면서 가격이 폭락하고, 훗날을 생각하지 않은 경작 방식에 땅은 황폐해졌다. 그러다 서리 같은 자연 재해 때문에 생산량이 떨어지면 가격이 올랐다. 이 오르는 가격을 보고 또 너도 나도 커피나무를 심어 풍작이 되면 커피 가격은 떨어졌는데, 이런 붐-버스트 현상은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그래서 새로 커피나무 심는 것을 제한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커피는 또 다시 사방에서 쏟아졌다. 점점 떨어지는 커피 가격 때문에 생산국끼리 수출량을 제한하자는 정책도 펼치지만 그것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곤 했다. 그 와중에 허먼 질켄이라는 굵직한 커피업자가 커피 최대 생산지인 브라질의 가격 안정책을 돕는다며 커피 원두를 사들여 처음엔 브라질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았지만, 훗날 그 원두를 되팔아 큰 이익을 보고 정작 브라질은 비싼 이자와 창고 보관료를 지불하며 손해만 봤다. 하지만 그러던 브라질도 점차 자신의 길을 찾아 갔다. 잘 익든 안 익든 한꺼번에 싹 쓸어 수확해 커피 질을 떨어뜨렸던 그들이 이제는 재배 기법이나 수확 방법을 개선해 고품질 커피를 생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이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값을 치르려 하고, 공정무역 등의 운동을 펼치며 커피 농장주나 농민 노동자들도 제값을 받고 커피를 팔 수 있는 경로가 생기면서 그런 농장의 수가 늘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 커피 (마케팅) 전쟁 커피의 역사는 광고와 마케팅이 절반을 차지한다고 할 만큼 커피업계는 그야말로 치열한 전쟁을 치르며 크거나 사라졌다. 때로는 커피 브랜드 끼리, 때로는 커피 대용품이나 콜라에 맞서면서. 그 치열한 고민은 커피로 하여금 마케팅과 광고에 새로운 장을 열게 하곤 했다. ‘1센트 반환금’이라는 문구가 찍힌 상품교환권을 모아 솔깃한 상품과 바꿀 수 있게 한 마케팅부터 경품을 먼저 주고 물건을 사 쿠폰을 채우는 “선증정 경품” 프로그램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마케팅이 있는 반면, 커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진공팩을 도입한 힐스브라더스는 진공팩 겉면에 “밀봉을 뜯지 않는 한 신선도가 영원히 유지된다”는 문구를 떡하니 넣으며 과대광고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허나 커피의 과대광고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남북전쟁 한참 후에 만들어진 맥스웰하우스 커피는 유서 깊은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 “수년 전 북부와 남부는 이 커피를 마시며 새로운 형제애를 맹세했”다며 역사를 왜곡하기도 했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 대용품 ‘포스텀’을 광고한 포스트는 광고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인물에 속할 정도로 광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는데, 커피 광고인들은 이에 맞서 고전하다 백 세가량 되는 고령의 커피 애호가를 찾아 그들의 장수 비결이 커피라고 선전했다. 커피 광고인 리저는 “광고란 새로운 판촉 조건에 따라 계속 진화하는, 경제적인 판매 방식”이라며 신문, 잡지, 광고판, 전차 등의 광고 매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준다고 했다. 이들 커피 광고인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내 그것을 광고에 반영했고, 때론 시대의 흐름을 먼저 읽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커피 생산국의 마케팅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는데, 콧수염에 전통 농민 복장을 하고 노새를 옆에 둔 후안 발데스가 커피 농장을 일구는 모습을 보여 준 광고가 그것이다. 이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커피 한 잔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값비싼 보살핌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알게 해 주어 콜롬비아 커피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콜롬비아 커피를 세계 최고의 커피로 인정하는 소비자 수를 300퍼센트나 늘게 했다. 스페셜티 커피: 제3의 물결 속으로 지금의 커피 문화를 주도하는 이들은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만든 커피하우스에서 스타벅스라는 거대 프랜차이즈 기업이 만들어졌고, 제대로 된 커피 맛을 찾는 고메이 운동이 일어났다. 이 제3의 물결 커피쟁이들은 커피 재배업자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며 품질 향상을 지원해 주는 한편, 그들이 재배한 생두에 최고 수준의 가격을 지불해 주고 있다. 생두를 구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이들 스페셜티 커피 회사의 구매 담당자들은 대체로 커피의 맛 평가에 대한 집착과 모험 정신만 지닌 것이 아니라 이타심도 많은 편이다. 합당한 구매가가 자신들이 만나는 사람들의 생계에 중대한 문제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 개인이나 업체를 비롯해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 산하기관인 커피품질연구소 등은 고급 커피 원두를 만들어 내기 위해 농민 노동자를 직접 교육하거나 학교를 세우고, 대출을 해 주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고, 질이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고 철새를 보호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는 그늘 재배를 장려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모든 고가의 좋은 커피가 제값을 치르며 구입한 원두로 만들어 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선한 바람은 계속 불고 있고 그래서 커피가 씁쓸하지만은 않은 꽤 괜찮은 음료가 되고 있다. 언론사평 이 책은 단순히 좋은 책이 아니라, 의식 있는 커피 애호가라면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 - 워싱턴 먼슬리 펜더그라스트의 뛰어난 이야기 솜씨에 빠져 소설을 읽듯 책장을 술술 넘기게 된다.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는 합법적이고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인류 최후의 마약에 대한 예리하고 흥미진진한 역사다. - 월스트리트저널 커피를 마시면서 자국의 대외정책이나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내 정책에, 그리고 철새들의 서식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의식하는 이들은 드물다. 저자는 이런 영향이 어떤 식으로, 왜 일어나는지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이 거대한 주제를 파헤치면서도 여러 가지 사실들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유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당대의 시각에 맞추어 풀어 놓으며 그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어 냈다. - 뉴요커 펜더그라스트는 일화, 인물 탐구, 시장분석, 사회사를 풍부하게 블렌딩하고 여기에 위트와 유머를 곁들여 우리 앞에 읽을거리를 잘 차려 주었다. - 뉴욕타임스 15세기의 에티오피아로 거슬러 올라가는 커피의 유래에서부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형성에 끼친 커피의 중대한 역할에 이르기까지, 커피가 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 철저하게, 그리고 감탄스러울 만큼 야심차게 풀어냈다. 또한 저자는 커피 한 잔 뒤에 감추어진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불편한 문제를 제대로 파헤쳐냈다.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같은 국가들이 커피 수확량의 붐-버스트 사이클에 따라 불안정하게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사정을 분석해 내기도 했다. 1960년대에 들어와 떨어진 커피 품질과 개성 없는 대량생산 커피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고메이 커피 운동과 이제 거대기업이 된 스타벅스나 여러 거대 브랜드들이 펼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준다. 이 책은 날마다 마시는 커피 속에 어떤 이야기들이 얽혀 있는지 흥미가 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 마실 땐 기분 좋은 커피가 알고 보면 그 커피를 생산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분 좋은 상품이 아닌 경우가 너무나 많다. - 커커스 리뷰 폭넓은 사고력을 갖춘 최고의 저널리스트인 마크 펜더그라스트는 자칫 편협한 관점에서만 다뤄지기 쉬우나 사실은 천 년에 걸쳐 세계사에 굵직한 획을 그어 온 주제에 대해 잘 풀어냈다. -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 철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커피 로스팅과 커피 소비에 대해 체계적으로 파헤친 최초의 시도이다. 커피의 역사 이야기 가운데서도 여전히 급성장 중인 스페셜티 커피업계에 대한 교훈은 특히나 더 유익하게 다가온다. 또한 3년에 걸쳐 자료 조사를 펼친 펜더그라스트는 커피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제3자라는 유리함을 크게 살려, 비범할 만큼 예리한 객관성을 발휘해 놓았다. - 커피 & 퀴진 매거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