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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언니 시점
삐뚤어진 세상, 똑부러지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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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에세이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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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언니 시점 (큰글자책)
[도서] 전지적 언니 시점 (큰글자책)
김지혜 등저 파람북
33,000
전지적 언니 시점 (큰글자책)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책을 열며 004

하나,
언니의 결정적 혹은 격정적 순간


다친 손가락을 보이지 마라 014
빨간 구두 020
따뜻한 남쪽 나라로 024
계절에 매혹되는 법 028
내가 꼭 잡아줄게 032
아름다운 것들 039
나비 반지 043

둘,
무례한 세상을 대하는 언니의 자세


미남이란 무엇인가 048
결혼 이야기 054
울지 않는다 058
당신 딸이 제 아이의 앞길을 망쳤어요 063
경계를 흐리며, 선명해지는 068
조신하지 못해서 071
위선은 영혼을 잠식한다 076
플라스틱 서저리 파라다이스 085
장르는 다르지만, 대사는 비슷하다 088
시간의 나이테 092
의외로 이상하게 096
내가, 조선의 기사다 100
‘엄마를 지켜라’ 프로젝트 106
털털한 여자 113
인디케이터 118

셋,
불혹을 매혹으로 사는 슬기로운 언니 생활


할머니의 방식 122
당신의 이야기 127
당신들의 천국 133
소풍 143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를 맞으며 148
목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 152
가난 인증 157
도에 관심 많음 162
당근 168
삶과 어울리는 부사 174
내 인생의 그림은 아직 진행 중 178

넷,
언니가 되고 보니 사랑만 한 게 또 없더라


포옹 182
어차피 제 눈에 안경 185
다정함이 전희다 190
화이트데이에 사탕탕 사랑랑 193
설탕과 토마토 198
나를 살리는 작고 연약한 것들 201
사랑이라는 이유 204
어른과 아이 사이 208
말에도 힘이 있다 214
나는 네가 참 좋아 218
환대 222

작가 소개 227

저자 소개15

독일에서는 안겔라(Angella)로 불린다. 현재 독일 서쪽에 있는 도시이자 칼 마르크스의 고향인 트리어(Trier)에 살고 있다. 대안학교인 발도르프 학교에서 피아노 반주자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음악도 만든다. 어렸을 때부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글이나 음악으로 표현하는 일이 재미있었다. 누군가 ‘작가’ 혹은 ‘음악가’라는 직함을 주는 것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아들이 자라는 모습을 피아노곡으로 표현한 첫 정규앨범 「Playing on and on and on」과 싱글앨범 「너도 들려 바람소리?」가 발매되었고, 2019년
독일에서는 안겔라(Angella)로 불린다. 현재 독일 서쪽에 있는 도시이자 칼 마르크스의 고향인 트리어(Trier)에 살고 있다. 대안학교인 발도르프 학교에서 피아노 반주자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음악도 만든다. 어렸을 때부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글이나 음악으로 표현하는 일이 재미있었다. 누군가 ‘작가’ 혹은 ‘음악가’라는 직함을 주는 것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아들이 자라는 모습을 피아노곡으로 표현한 첫 정규앨범 「Playing on and on and on」과 싱글앨범 「너도 들려 바람소리?」가 발매되었고, 2019년 가을에 두 번째 싱글앨범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가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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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왔다. 인생 이야기를 즐겨 듣다가 글쓰기의 바다에 빠져들었다. 자유로운 영혼의 한 아이를 키우며 자신까지 해방된 운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산에 오르기를 좋아하지만 굳이 정상을 ‘정복’하지는 않는다. 30년 동안 예술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을 운영하며 동시에 미술대학 입시 컨설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도록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하며 스스로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전지적 언니 시점》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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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등학교 국어 교사다. 쉽지 않게 살아왔다. 그 시간들이 가려진 사람들의 삶을 헤아려 보게 만들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애처로워 거리에서 마주치는 길고양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함께 살고 있는 ‘코코’도 길냥이였다. 일본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의 말처럼 “태어나 보니 지옥”이지만 이 지옥에서 ‘사람답게’ 살아 내는 것 역시 인간의 당위라 여긴다.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아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햇살처럼 반짝 웃게 하는 사람들, 아득한 어둠 속에도 빛이 스며들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여러 칼럼을 썼고, 지금은 [서울신문] 에 ‘이의진의 교실 풍경’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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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소수자 활동가로 때론 칼럼니스트로 살아가고 있다. 골몰하고 관찰하는 게 습관이고 패턴이다. 주 관심사는, 아무리 노력해도 차별의 위치에서 벗어나기 힘든 여성, 노인, 아동, 청소년, 빈곤,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더 나아가 비인간 동물까지, 차별과 배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존재들에게 가 닿아 있다. 사회적약자의 소수자성이 교차 될수록 삶이 지난해지고 그 개별화된 고통의 강도가 커진다는 것을 안다. 개인적인 고통에서 사회적 시선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골몰의 근원은 같지만, 관찰의 결과는 다채로와서 그 하나하나가 몸을 관통하고 굴절해 투명한 스펙트럼이 드러나는 글쓰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에 칼럼 ‘작은사람 프리즘’을 연재 중이다.

공저 『전지적 언니 시점』(파람북,2022), 『어떤 곳에서도 안녕하길』(소명출판,202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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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종로 〈시사일본어〉 학원에서 일본어를 가르쳤습니다. 어학을 매우 좋아합니다. 중국어를 현지에서 배우고 싶어 2005년 중국 항저우에 와서 현재까지 지내는 중입니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강아지 용품 디자인을 하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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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를 공부했고 그림을 좋아한다. 매일매일 열심히 살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글을 썼다. 내세울 경력도, 출간한 책도 없다. 하지만 꾸준히, 열정적으로, 그리고 절실하게 나 자신을 알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장애도 비장애도 아닌 경계에서 부유하는 삶을 어떻게 정의하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궁리해왔다. 내면으로만 파고드는 책 읽기를 하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견디는 삶을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서로 부축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어졌다. 글이라는 상상 속의 공간, 그곳에서 서로의 마음을 부축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미술사를 공부했고 그림을 좋아한다. 매일매일 열심히 살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글을 썼다. 내세울 경력도, 출간한 책도 없다. 하지만 꾸준히, 열정적으로, 그리고 절실하게 나 자신을 알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장애도 비장애도 아닌 경계에서 부유하는 삶을 어떻게 정의하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궁리해왔다. 내면으로만 파고드는 책 읽기를 하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견디는 삶을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서로 부축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어졌다. 글이라는 상상 속의 공간, 그곳에서 서로의 마음을 부축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의 풍경을 그려내고 그 풍경을 거닐며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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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일본문학번역가, 요양보호사. 번역가가 되기 위해 20대부터 꿈을 키웠으며, 일본대학 예술학부 문예학과를 졸업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로의 초대』를 번역하면서 꿈을 이루었고, 이후로도 문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4년 동안 학습지 교사를 하면서 번역한 『도스또예프스끼가 말하지 않은 것들』이 ‘열린책들’에서 나왔을 때는 일본대학 입학 때 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기분이 들었다. 이후 수많은 직업을 전전했다. 죽을힘을 다해 투잡, 쓰리잡을 했지만, 문학에 대한 갈망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후지타니 오사무의 『배를 타라』 3권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근무 틈틈이 번역하면서 ‘꼭 등단을 하지 않아도 글을 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조카들을 키우며 정신없이 살아오는 동안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후 할머니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는 동안 돌봄과 나눔에 대해서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문학의 한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달했다. 최근 인지증으로 고생하는 엄마를 재가 요양보호를 통해 돌보며 번역, 집필 활동과 각종 방송 출연,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번역가에서 에세이스트로의 변화를 꿈꾸며 네 편의 에세이를 집필했다. 요양보호사를 하면서 겪은 경험을 이야기한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 주의산만증ADHD인 조카손자 정명이와 세상의 모든 약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로하는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20대 유학시절에 만난 인연과 문학을 향한 분투를 담은 『동경인연』을 출간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위해 직접 재가 요양보호를 담당한 이야기를『돌봄의 온도』(헤르츠나인, 2023)로 정리했다. 옮긴 책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로의 초대』(좋은책만들기), 『친구가 모두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엔』(작가정신), 『나는 드럭스토어에 탐닉한다』(갤리온), 『도스또예프스끼가 말하지 않은 것들』(열린책들), 『배를 타라』(북폴리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릴라에게서 배웠다』(마르코폴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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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56g | 145*200*20mm
ISBN13
9791192265872

책 속으로

시대와 사회 속의 한 구성원으로서 그가 하는 기록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결혼도 육아도 이혼도 이혼 후 양육비 지급도 불합리하고 느슨하기 짝이 없는 이 시대의 법과 제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게 우리의 현실이니까요.
---「책을 열며」중에서

역시 가운뎃손가락을 다칠걸. 맘에 안 드는 인간한테는 모르는 척하면서 당당하게 가운뎃손가락을 날리고, 내 사랑하는 노트북은 엄지손가락으로 두들길 수 있었을 것을.
---「다친 손가락을 보이지 마라」중에서

그는 이후 종강 전 몇 번의 수업에서도 내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저만치 뒤쪽에 자리 잡고 앉았다가 수업이 끝나면 재빨리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그날 자신의 행동이 창피해서인지, 여전히 내게 화가 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나도 알 필요가 없었다. 영롱한 눈빛의 해사한 미남이면 뭣하냔 말이지, 쳇….
---「미남이란 무엇인가」중에서

그녀의 매력적인 홑눈꺼풀이 아까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진하게 자리 잡은 그녀의 쌍꺼풀이 원망스러웠다. 예고 입시를 치른 중3 학생이 눈에 쌍꺼풀을 만들고 왔다. 이럴 때는 두 개의 멘트를 꼭 해줘야 한다.
“어머!! 이게 누구야! 너무 어울린다. 정말 자연스럽다~!” / “붓기도 안 빠졌는데 이만큼이면 다음 주엔 더 예쁘겠어.”
이미 수술까지 하고 왔으니 “하지 마라.” / “자연스러움이 최고다.” 같은 말은 꼰대짓일 뿐이다.
---「플라스틱 서저리 파라다이스」중에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한 번만 봐줘요. 이런 무정한 말들이 나는 참 싫고도 무섭다. 장르는 다르지만, 매번 대사는 비슷하다. 같은 사연들 앞에 엇비슷한 문장들로 부패하여 쓰린 목구멍으로 다시 넘어온다.
---「장르는 다르지만, 대사는 비슷하다」중에서

임신과 출산에 이어 노화의 과정으로 접어든 내 몸의 변화는 아직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가슴도 처지고 무릎 위 살도 처지고, 얼굴의 주름도 나날이 늘어간다. 입기가 망설여졌던 짧은 원피스를 꺼내어 노브라로 입었다. 거울 속에는 젊은 날의 나와는 다른 내가 서 있다. 내 몸에 새겨지고 있는 아름다운 곡선의 나이테를 반겨주고 싶다.
---「시간의 나이테」중에서

엄마는 우리가 몸에 좋지 않은 간식을 먹어서 죄책감을 느낄 때면 냉장고에 넣어 둔 시원한 토마토를 얇게 썰어서 그 위에 입자가 굵은 설탕을 솔 솔 뿌려주곤 하셨다. 그 단순하면서 청량한 맛은 오래도록 강렬하 게 기억에 남았다. 엄마만의 차별화된 맛. 인정받으려는 욕망 없이, 압도하지 않는 소박함이 너무 편하고 안락했다.
---「설탕과 토마토」중에서

나는 과거와 연결되어 있고 미래와도 그럴 것임이 느껴진다. 어떤 과거는 포기하는 게 아니라 잊지 않고, 꾸준히 현재에 끌어들여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행복과 평안의 수명을 연장하고 싶다고. 그렇게 산다면, 주변에 대한 사랑도 자연히 채워질 것 같으므로.
---「사랑이라는 이유」중에서

내 공간을 내어준다고 내 밀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따라서 우리는 그 누구도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는 이 단순하고 공고한 환대의 진리를, 물을 통해 확인한다. 손해라는 이 지독하게 계산적인 생각이 들이밀 틈이 없는 공고한 밀도로 존재하는 사랑의 형태를 묵상한다. 하여, 오직 사랑이어야 한다. 우리에게 부여될 존재 이유는 오직 그것이어야 한다.

---「환대」중에서

출판사 리뷰

삶의 진실 속으로 내던져지는 순간을 기록하고,
부당하고 어리석은 세상에 분노하며,
한편으로는 연대와 극복을 노래하는
사랑과 우정의 컬러풀 허her스토리


문패의 이름만 보면 지나가던 사람도 벨을 울릴 그런 유명인의 삶 대신, 누구나 부딪칠 법한 그런 평범한 사건에 주목하는 작가들이 있다. 개인과 개성을 무엇보다 강조하지만, 영상에 나오지 않는 사람도 목소리를 갖는다는 사실은 망각하는 시대, 우리의 특별해 보일 것 없던 일상에 각별함을 담으러 그들이 출동했다.

이 ‘언니’들의 이야기는 순간의 감각들로 시작한다. 다친 손가락과 진통제를 붙잡고 ‘차라리 가운뎃손가락을 다칠걸’하고 투덜대기까지에 이르는(다친 손가락을 보이지 마라) 그런 육신의 감각들. 이성적이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기로 정평이 난 뭇 여성들의 서사로 사뭇 비상식적인 접근 아닐까. 물론 감각은 일용직으로 출근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미술관 같은 장면들을 발견하는(아름다운 것들)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겨 다른 이야기들을 읽어 갈수록 분명해지는 사실이 있으니, 몸이 사회의 모습을 재현하는 창이라는 것. 세상의 문제성은 감각으로 체현된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털은 보여질 수 없는 것이고(털털한 여자), 가슴은 브래지어로 가려져야 하는 것이다(시간의 나이테). 이처럼 몸과 감각에 대한 의식적, 무의식적 통제는 개인의 현실을 규정한다(플라스틱 서저리 파라다이스). 신체에 가해진 폭력의 기억은 현실의 시간도 과거로 돌려 정지시킨다(조신하지 못해서). 그러나 그것을 기록하는 행위는 그 자신의 몸의 아름다움은 물론 나이먹음도, 심지어 나이먹음의 아름다움마저 무언가가 은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계기가 된다(시간의 나이테). 한편으로는 수유 준비를 하던 몸이 타자화되는 순간, 자신이 이혼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울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감각은 ‘더듬이처럼’ 몸의 공간 밖으로 확장되어, 사회적 편견과 싸우는 도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내가 조선의 기사다). 제주의 날씨의 온화함과 감미로움이 몸을 점령할 때 개인의 상처는 치유되기 시작하고(계절에 매혹되는 법), 그 섬의 ‘상처 입음’을 응시할 때 ‘나’를 둘러싼 세계의 문제는 개인에게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경계를 넘어, 선명해지는).

여성주의 리부트 이래 7년, 젊은 세대 여성들의 ‘여전한’ 고민에 대한 앞선 세대의 응답들 역시 책에서 빠질 수 없다(당신 딸이 제 아이의 앞길을 망쳤어요). 그것들은 조언보다는 경청과 이해, 그리고 공감에 초점이 맞춰진다(인디케이터). 도를 아냐는 ‘눈이 맑은 여성’을 따라간 곳에서 겪은 일(도에 관심 많음)이나 유치원에 갔다가 분노해서 돌아온 할머니의 결단(할머니의 방식)처럼 황당하면서도 뼈가 있는 ‘웃픈’ 일화들, 투병 와중에 친구 언니랑 슬쩍 드라이브를 나간 와중에 마주한 것들(소풍), 그리고 데코레이션으로 깜짝 등장하는 어른의 진지하면서도 귀여운 그림일기까지. 소소한 듯 다정함이 느껴지는 일화들도 도전적인 글들과 발을 맞추어 여성사의 다양한 면면을 드러낸다.

도둑같이 찾아온 여자아이돌 전성시대. 동생들에 대한 언니들의 환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지만, 그 평범한 언니들의 멋짐에도 당연히 경청의 시간을 가져주어야 할 터. 누구나 영웅적인 일대기를 쓰고 살지는 않지만, 그래도 삶의 특별한 경험들을 누구나 지니고 사는 법이니까. 제각기 다른 서사와 배경을 지닌 15명의 여성들은 자신의 삶을 쓰며, 그것이 다른 이들이 발언대에 오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출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더 많은 바깥에서의 관점이, 그리고 우리 내면으로부터의 서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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