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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의학적 어리석음의 엘도라도
1920년대를 덮친 백치증의 공포 광인으로 가득한 어리석음의 역사, 멍청이로 가득한 광기의 역사 댄디는 멍청이였을까 연극과 영화 속의 반유대주의와 호모포비아 다채로운 인종차별적 모욕의 역사 멍청이가 리더가 될 때 (로버트 서튼과의 대담) 인간은 원래 폭력적일까 전쟁이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20세기의 맹목 어리석은 프랑스의 아프리카 식민사 어리석음과 테러리즘 세상을 구하기엔 우리가 너무 어리석은 걸까 (조지 마셜과의 대담) 호모 쓰레기쿠스의 기나긴 역사 세계화는 어리석은 짓일까 트랜스휴머니즘, 어리석음의 미래일까 어리석음, 역사의 원동력 주석 저자 소개 |
Jean-Francois Marm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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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온갖 신경증의 원인으로 부적절한 성적 발달을 지목했고, 그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그 유명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원형(原型)의 반열에 올려놓으며 이런저런 주장을 떠벌렸다. 그러나 빈약한 인류학 지식으로 인해 그는 세상에 3인 가족(엄마, 아빠, 아기)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성립 불가능한 문화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말았다. (…) 또 이 주제를 다룰 때 브루노 베텔함이 빠지면 섭섭하다. 아동심리학자이자 교육자인 그는 자폐증이 부모의 비속살해 욕구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질환이라고 주장해 자폐아를 양육하는 많은 부모가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다.
--- p.292 스탈린은 첩자 리하르트 조르게가 도쿄에서 보내온 메시지를 믿지 않았다. 메시지에는 독일의 공격이 언제 있을지, 독일 국방군의 주요 공격 방향이 어디인지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었다. (…) 스탈린은 조르게를 ‘기둥서방’으로 취급하는가 하면, 더 심하게는 예전의 멘셰비키가 보낸 첩자로 여기며 그가 수집한 정보를 불신했다. 그러나 실제로 1941년 6월 독일이 침공하면서 스탈린의 분석과 계산은 틀렸음이 증명되었다. 그는 전쟁이 발발한 것보다 자신의 예상이 빗나간 것을 더욱 애석해했다. --- p.383 최근까지 자살폭탄 테러가 드러내는 몇몇 실책은 이 분야에도 상식이 요구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하디스트 리처드 레이드는 2001년 12월 22일 파리-마이애미 비행기에 탑승해 폭탄이 설치된 자신의 신발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그러나 신발을 너무 오래 신고 있었던 나머지 축축해진 폭탄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우마르 압둘무탈라브는 폭탄을 팬티 속에 숨기고 2009년 12월 25일 암스테르담-디트로이트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러나 폭탄은 그의 바짓가랑이 사이에서 터져버리고 말았다. --- p.414~415 우리는 다음의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어리석음이 역사의 원동력이라는 가설을 탐구해볼 것이다. 그저 흥미로워 보여서? 아니다. 이 주제는 정말로 진지하게 탐구할 가치가 있다. 이는 독점적 견해도, 완성된 이론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인간 행동에 관심을 가질 때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작업가설로 이해한다면 적당할 것이다. --- p.476 프랑스 중북부 우아즈주 보베의 주교는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첨탑을 건축하기로 결심했다. “첨탑을 세울 겁니다. 첨탑이 서고 나면 그걸 본 사람들이 우리를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로 높은 첨탑을요.” 1569년에 세워진 대성당 첨탑의 높이는 153미터에 달했다. 그렇지만 첨탑이 서 있었던 기간은 고작 4년이었다. 예수승천대축일 미사가 끝난 후, 우르르 쾅쾅 요란한 소리가 났고 단 몇 초 만에 첨탑과 종이 무너져 내렸다. 이후 첨탑은 절대로 재건되지 않았다. --- p.4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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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가 좌지우지하는 세상, 인류의 역사는 늘 그랬다
‘아니, 어째서 이런 멍청이가 저렇게 큰 힘을 쥐고 세상을 휘두르는 거지?’ 일터에서, 학교에서, 모임에서, SNS를 하다가, 뉴스를 보며… 누구나 지끈거리는 머리로 떠올리는 생각이다. 윈스턴 처칠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은 바 있다. “인간사에서 어리석음의 지분은 늘 악의 지분보다 컸다.” 사실 어리석음은 그 어떤 요소보다도 인류의 탄생기부터 현시대까지 끊임없이 역사의 불길을 지펴온 원동력이었다. 농업이라는 인류의 획기적 발명이 이루어진 석기 시대에도, 불가사의에 가까운 피라미드를 건축해낸 고대 이집트에서도, 힌두교와 불교가 태어난 문명의 정신적 고향 인도에서도, 최초의 제국을 건설하고 다양한 사상이 쟁명한 중국에서도,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그리스와 합리적 제국을 운영한 로마에서도 어리석음은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가며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지고한 종교와 군주의 논리가 지배한 중세에도, 정치·산업·문화 면에서 혁명적 변화를 이루어낸 근대 이후의 인류에게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부지런히 스스로를 자승자박에 빠뜨리고, 실수를 키우고, 전쟁을 부추기고, 진실을 가로막고, 희망을 배반하고, 발밑을 황폐하게 해왔다. 이 책은 바로 그 바보짓의 역사적인 실상을 각 분야 지식인들의 재미있고 날렵한 수다로 풀어낸다. ‘바보의 역사’에 대한 각 분야 석학 35인의 날렵한 지적 통찰 『바보의 세계』에서는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시공간에서 인간이 행한 멍청한 행각, 각 시대와 문화마다 어리석음을 규정하던 방식을 각 분야의 석학들의 유쾌한 필치로 만날 수 있다. 심리학자이자 인문과학 저널리스트로 전작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로 화제를 일으킨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이 이번엔 인류적 차원에서 어리석음의 역사를 제대로 조명하려 각 분야 전문가를 찾아 나섰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이자 저명한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커는 「멍청이, 자연선택 앞에 서다」라는 제목으로 진화론 속에서 살아남아 온 멍청이의 힘을 역설한다. 고대사 분야의 세계적인 거장인 콜레주드프랑스의 폴 벤 교수는 역사 속에서 민중이 보여온 ‘어리석음’을 분석한다. 그 어리석음은 우매한 광기로 나타나기도 했고, 자기 권리에 대한 합당한 요구로 화하기도 했다. 경영인 롤프 도벨리와 하버드대 경영학과 로버트 서튼 교수도 SNS 시대의 어리석음에 대해 재치 있는 통찰을 선보인다. 최근(2021년 4월 21일) 향년 97세로 작고한 프랑스의 저명한 역사학자 마르크 페로의 글에는 직접 목격한 2차 대전 발발, 스탈린의 독재, 알제리전쟁 등의 세계사적 순간에 각국 수뇌부와 지식인이 드러냈던 판단 착오와 오류가 위트 있게 그려져 있다. 다양한 시대(선사시대, 고대, 중세, 근대, 현대, 미래…), 지역(이집트, 인도, 중국, 그리스, 프랑스…), 분야(문학, 정치, 의학, 환경…), 이슈(인종, 식민, 성차별, 유대인, 동성애…)를 망라하는 35개 챕터마다 해당 분야 전문가의 학문적 개성이 드러나는 유의미한 재담을 맛볼 수 있다. 인간의 역사와 문명을 이해하는 색다르고도 본질적인 시각 우리는 누군가를 멍청이라고 사회적으로 손가락질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다고 편들고 변호하기도 한다. 도무지 답이 없어 보이는 저 정치가는 과연 뚜벅뚜벅 옳은 길을 가는 ‘우직’한 사람일까, 한 치 앞을 모르고 진창으로 빠져드는 ‘우둔’한 자일까? 혹은, 실은 교활한 사람일까? 흔히들 하는 말처럼 그 평가는 다름 아닌 ‘역사’와 그 주체들에 맡겨져 있다. 『바보의 세계』는 인류 역사 속의 수많은 ‘어리석은’ 인물과 행위, 나아가 그에 대한 당대 세간의 평가에까지 역사의 돋보기를 들이댄다. 중세의 점성술은 예나 지금이나 결코 과학적 학문이라 인정하기 어려운 비합리성을 띤 분야지만, 신학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도리어 내로라하는 지식인들보다 더 과학적인 사고를 보여주기도 했다. 예수회와 ‘키보드 배틀’을 벌인 18세기 계몽주의자들처럼, 어리석다는 평을 들었던 사람들이 역사적으로는 더 슬기로웠다는 것으로 판명 나는 경우도 있다. 변방의 보이아티아인을 욕한 고대 그리스인들이나 아프리카의 피식민자를 깔본 프랑스의 식민주의자들처럼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한 쪽이 현대에는 더 어리석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바보의 세계』를 통해 읽어낼 수 있듯, 역사 속에서 어리석음이 작용하는 방식은 늘 이렇게 복잡했다. 다채로운 멍청이들의 역사적 일화 하나하나도 흥미롭지만, 에피소드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본질적인 통찰을 던지는 책이다. |